말기 암에서 조기 암으로 패러다임 변화
티쎈트릭·옵디보·키트루다 등 핵심 면역항암제, 각 영역별 조기 암 승전보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면역항암제 치료의 패러다임이 말기 암에서 조기 암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면역항암제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 혹은 재발해 치료 옵션이 많지 않은 말기(3~4기) 암 환자들에게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 환자의 첫 치료부터 면역항암제를 활용해 반응률을 높이고 생존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로슈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BMS 옵디보(니볼루맙),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 대표적 면역항암제는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조기 암 환자에 사용할수록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결과를 내고 있다.
티쎈트릭, PD-L1 발현 양성 조기 비소세포폐암 보조요법 도전
티쎈트릭은 PD-L1 발현 양성 조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임상3상 IMpower010 연구 결과에 따르면 PD-L1이 발현되고, 완전절제술을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티쎈트릭은 무질병 생존율(DFS)이 증가했다.
연구는 폐암 병기 1B-3A, 1B 종양 4cm 이상인 환자들이 3주마다 티쎈트릭 1200mg 투여받는 치료법을 16사이클 진행한 치료군(티쎈트릭군)과 최적의 지지요법 치료군(BSC군)이 1:1 무작위 배정한 후 진행됐다. BSC군은 PD-L1이 1% 이상 발현된 환자들이었다.
1차 목표점은 PD-L1 발현율 양성(SP263 기준 PD-L1 TC 1% 이상)인 2~3A기 환자, 모든 무작위 배정 단계의 2~3A기 환자, 전체 환자(1B~3A) 각각 연구자 보고 무질병 생존율(DFS)였다.
32.2개월(중앙값) 추적관찰 결과, PD-L1 양성 2~3A기 환자에서는 티쎈트릭군은 D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BSC군은 35.3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티쎈트릭군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이 34%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HR=0.66, P=0.004).
또 무작위 배정된 모든 2~3A기 환자에서는 티쎈트릭군의 DFS 중앙값은 42.3개월로 BSC군 35.3개월보다 7개월 더 길었고,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21% 더 낮았다(HR=0.79, P=0.02).
전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티쎈트릭군은 D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반면, BSC군은 37.2개월로 티쎈트릭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1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 0.81; P=0.04).
옵디보, 조기 방광암 최초 PD-1/L1 계열 등극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재발 위험이 높은 요로상피세포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옵디보를 승인했다. 수술 후 조기 방광암에 쓰일 수 있는 최초의 PD-1/L1 계열 면역항암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옵디보는 선행 항암화학요법이나 근치적 수술,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 가능하게 됐다.
FDA 승인의 근거는 임상3상 CheckMate-274 연구다.
연구는 근치적 수술을 받은 근육 침습성 요로상피암 환자 709명이 옵디보 치료군(n=353)과 위약군(n=356)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치료의향분석 결과 PD-L1 발현 수준 1% 이상 환자군의 DFS로 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료의향분석 결과 옵디보군의 DFS는 20.8개월로, 위약군 10.8개월 대비 길었다(95% CI 16.5-27.6). DFS가 6개월 동안 지속된 환자 비율은 각각 74.9%와 60.3%로 나타났다(HR 0.70; 98.22% CI 0.55-0.90; P<0.001).
이런 결과는 PD-L1 발현수준 1% 이상 환자 집단에서도 유사했는데, 해당 환자 집단의 6개월 DFS 비율은 각각 74.5%, 55.7%로 조사됐다(HR 0.55; 98.72% CI 0.35-0.85; P<0.001).
특히 생존 6개월째 요로상피관 외부 재발이 없는 환자의 비율은 치료의향분석 결과 옵디보군 77%로, 위약군(62.7%)보다 높았다(HR 0.72; 95% CI 0.59-0.79).
키트루다, 조기 TNBC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 장착
면역항암제 매출 1위 키트루다도 최근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유방암(TNBC)에서 수술 전후 보조요법 적응증을 장착했다.
FDA는 지난 7월 고위험 초기 TNBC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화학요법 병용 후 수술 후 보조요법에 키트루다 단독요법 사용을 승인했다. 초기 단계 유방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승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키트루다는 수술 가능한 초기 단계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앞서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DAC)는 만장일치로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 승인을 거절한 바 있다. 근거로 내세운 KEYNOTE-522 연구의 병리학적 완전관해(pCR) 결과 만으로는 승인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키트루다는 유럽종양학회(ESMO) 온라인 플레너리스에서 KEYNOTE-522 연구의 무사건생존기간(EFS) 결과를 발표했고, 이는 FDA 결과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키트루다는 TNBC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화학요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EFS를 개선했다.
연구에는 1174명의 환자가 키트루다+선행화학요법군과 선행화학요법+위약보조요법군에 2: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은 pCR과 EFS였다. 여기서 EFS는 무작위 배정 이후 질병 진행, 국소/원거리 재발, 2차 원발성 암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까지의 첫 발생 시간으로 정의했다.
39개월 추적관찰 결과, 키트루다군은 위약군 대비 EFS 발생 위험을 37% 줄였다(HR 0.63; 95% CI 0.48-0.82; P=0.00031).
키트루다군은 84.5%가 생존하며 EFS를 경험하지 않았던 반면, 위약군은 76.8%만 EFS를 경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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