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 춘계학술대회 12일 개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최성훈 교수, 핵심 개정 설명
ARNI·ACE 억제제/ARB 중 'ARNI 우선'+HF에 증명된 베타차단제 권장
2차 심부전 약물로 SGLT-2 억제제 사용 공식화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개정된 '미국심장학회(ACC) 심부전 치료제 컨센서스'의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지난 12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부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최성훈 교수(순환기내과)는 '2021년 ACC 심부전 전문가 합의문(2021 Update to the 2017 ACC Expert Consensus Decision Pathway for Optimization of Heart Failure Treatment)'의 변경 내용을 설명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최성훈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2일 대한심부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심부전 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최성훈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2일 대한심부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심부전 치료에 대해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최성훈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미국 심부전 전문가 그룹(HF Expert Group)의 의견으로 미국심장학회 공식 권고안은 아니지만, 합의문은 최근 중요한 연구 결과를 고려한 컨센서스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유럽·미국심장학회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내년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에서도 효과가 새롭게 검증된 약제의 조기 도입을 통해 심부전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QoL)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RNI부터 SGLT-2 억제제까지' HFrEF에 늘어난 치료 무기

최근 여러 임상연구에 따라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에 사용 가능한 새로운 약물이 대두됐다.

현재 HFrEF에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NI),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ACE 억제제, 알도스테론 길항제(aldosterone antagonist), SGLT-2 억제제, 루프이뇨제(loop diuretics), 혈관확장제(vasodilators), 이바브라딘(ivabradine) 등을 포함해 다양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루프이뇨제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심부전 증상 완화, 입원율 감소, 생존 기간 연장과 같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보였다. 

아울러 HFrEF에 새롭게 효과를 입증한 약물을 '시작(initiate)', '추가(add)', 또는 '변경(switch)'하는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심장학회는 HFrEF에 새로운 치료제의 과학적 근거가 제시됨에 따라 기존의 심부전 치료에 관한 전문가 합의문을 개정했다.

5년 만에 개정된 이번 2021년 합의문은 지난 1월 11일 미국심장학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됐다. 

2021년 ACC 심부전 합의문의 주요 변경사항은 ▲ARNI ▲SGLT-2 억제제 ▲승모판막 폐쇄 부전증에 경피적 요법(percutaneous therapy for mitral regurgitation) 분야의 유의미한 발전을 반영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HFrEF 초기치료 ①ARNI 우선→ARB/ACE 억제제+베타차단제

ACC 합의문은 구조 ·기능적 심장이상과 심부전 증상을 동반한 'Stage C' 환자에 관한 치료제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알고리즘에서 주목할 점은 1단계 치료로 'ARNI'가 모든 RAAS 억제제보다 우선 고려된 것이다.

ARNI 약물인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는 PARADIGM-HF 연구를 통해 HFrEF 환자에 효과를 입증했다. 

PARADIGM-HF 결과, 엔트레스토는 에날라프릴보다 심혈관(CV) 사망 위험 또는 심부전 입원 위험을 20% 줄였다.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엔트레스토를 2015년 HFrEF 치료제로 승인했다.

또한 ARNI 사용 범위는 '새롭게 발병한(de novo)' 심부전 환자까지 확대됐다. 네프릴리신 억제제(사쿠비트릴)+ARB(발사르탄)를 병합한 ARNI 약물이 이런 환자군에 권장된 것은 최초다. 

이어 합의문은 ARNI 수용이 제한적인 경우, ARB/ACE 억제제를 대체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고, 근거 기반(evidence-based) 베타차단제 사용도 역시 초기 심부전 치료로 권고했다.

최 교수는 "ACC는 임상근거를 토대로 급성 심부전 입원환자의 초기치료 권고사항을 개선했다"며"특히 심부전의 기존 신경 호르몬에 관한(neurohormonal) 병태생리에 따라 ARNI, ARB/ACE 억제제 중 ARNI를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는 적응증 및 허가 사항이 개선되고 있지만, 보험 기준상 초기치료로 허가되지 않고 있다"며 "심부전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보험급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훈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최성훈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HFrEF 2단계 치료에 ②'SGLT-2 억제제' 등장

두 번째 주요 알고리즘 변화는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SGLT-2 억제제가 2단계 치료제로 등장한 점이다.

SGLT-2 억제제 약물 계열은 최근 임상연구에서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에게도 일괄된 생존율 개선 및 재입원율 감소 결과를 보여 심부전 약물로 위치가 공고해졌다.

주요 연구 결과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는 DAPA-HF 연구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 사망 또는 입원율을 줄였다.

또한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EMPEROR-Reduced 연구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환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켰다.

최 교수는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ARNI·베타차단제·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SGLT-2 억제제를 심부전 초기치료에 병행했을 때 임상결과(clinical outcomes)가 개선됐다"며 "이는 심부전 치료에 중대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심부전 치료 발전에 따라 초기치료에 ARNI·베타차단제·MRA·SGLT-2 억제제를 병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를 통해 현재의 '가이드라인 기반 치료(GDMT)' 구성 변화가 시사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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