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키트루다, 임상적 유용성에서 희비 엇갈려
TNBC 치료 신규 기전 AKT·ADC 성공 가능성 명암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오랜 기간 신약이 전무했던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TNBC) 치료제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TNBC에서의 임상적 유용성을 놓고 면역항암제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고, 주목을 받았던 AKT 억제제는 좌초를, 항체-약물결합체(ADC)는 희망을 봤다.

 

면역항암제, 엇갈린 희비

TNBC는 주요 유방암 표적치료제가 작용하는 세가지 수용체 모두 음성이기에 표적치료제를 통한 이득을 얻기 힘들다. 반면 다른 유방암과 달리 면역치료에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TNBC 치료에서 면역항암제가 희망을 본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로슈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은 수술 전 조기 보조요법으로 57.6%의 완전관해율을 보였다.

IMpassion031 임상3상 연구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조기 TNBC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과 위약+항암화학요법군에 1:1 무작위 배정,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을 평가했다.

그 결과,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조기 TNBC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57.6%(95% CI 49.7-65.2)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을 보이며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위약+항암화학요법군의 pCR은 41.1%에 불과했다(95% CI 33.6-48.9).

임상적 이점은 PD-L1 발현여부와 무관했다. 또 PD-L1 양성(IC PD-L1≥1%) 환자에서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과 위약+항암화학요법군의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은 각각 68.8%, 49.3%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자인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직전에 암초를 만났다.

지난 3월 FDA는 키트루다의 TNBC 적응증 확대 신청에 최종보완요구(CRL)를 보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발표된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ODAC)의 승인 반대 권고를 반영한 것이다.

MSD는 작년 7월 KEYNOTE-522 임상3상을 통해 얻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과 무사건생존율(EFS) 결과를 토대로 FDA에 적응증 확대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2~3기 TNBC 환자 1174명을 키트루다+화학요법군과 위약+화학요법군에 2:1 무작위 배정해 평가했다.

중간평가 결과, 추적관찰기간 15.5개월(중앙값) 동안 키트루다+화학요법군의 pCR 달성률은 64.8%로, 위약+화학요법군 51.2%에 비해 13.6%p 더 높았다. 데이터 수집 당시 EFS는 각각 91.3%와 85.3%로 나타났다.

또 키트루다+화학요법군의 pCR 달성률은 PD-L1 발현 유무에 관계 없이 위약+화학요법군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PD-L1 양성CPS≥10)인 환자에서 키트루다+화학요법군과 위약+화학요법군의 pCR은 각각 77.9%, 59.8%로 18.1%p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FDA는 이 결과에서 키트루다가 위약군 대비 EFS 1차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했고,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사용한 키트루다의 pCR 비율은 63%(95% CI 59.5-66.4)로 제한적 개선만 보였다고 지적했다.

키트루다의 효과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미성숙(immatrue)하다는 게 결론이다. 이에 FDA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기 추적을 통해 보다 정확한 OS와 EFS 데이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 만장일치로 키트루다 가속승인에 반대했다.

한편, MSD는 이번 승인 거절에 대해 FDA와 협의해 다음 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AKT 억제제는 실패, ADC는 성공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런 가운데 새로운 기전으로 개발 중인 TNBC 치료제의 명암도 엇갈린다.

우선 로슈 AKT 억제제 이파타설립은 절제 불가능 TNB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암초를 만났다.

이파타설립은 LOTUS 임상2상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6.2개월(HR 0.60, P=0.037)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IPATunity130 임상3상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는 PIK3CA/AKT1/PTEN 유전자 변이가 있고, 국소진행 및 절제할 수 없는 전이성 TNBC 환자 255명을 파클리탁셀+이파타설립, 파클리탁셀+위약에 2:1로 무작위 배정해 평가했다.

그 결과, 연구자가 측정한 PFS는 이파타설립군 7.4개월, 대조군 6.1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HR 1.02, P=0.9237).

고형암반응평가기준(RECIST) 1.1 버전 기준에서도 이파타설립군과 위약군은 각각 39%, 35%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아울러 24주 이상 객관적 반응 또는 질병 안정성으로 정의된 임상적 혜택률도 이파타설립군 47%, 파클리탁셀군 45%였다.

연구팀은 "임상3상에서는 2상 결과와 달리 PFS를 의미 있게 증가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길리어드의 ADC 트로델비(사시투주맙고비테칸)는 ASCENT 임상3상에서 TNBC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올랐다.

트로델비는 Trop-2 수용체 표적 ADC 약물로, 작년 4월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전이성 TNBC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ASCENT 임상3상은 최소 2회 이상 치료를 경험한 TNBC 환자 468명을 트로델비군과 항암제군에 1:1 무작위 배정해 PFS와 OS, ORR을 평가했다.

그 결과, 2회 이상 치료를 경험한 환자의 PFS는 5.6개월로 대조군 1.7개월 대비 길었다(HR 0.41; 95% CI 0.32-0.52).

OS도 대조군 6.7개월과 비교할 때 트로델비군은 12.1개월로 더 길었고(HR 0.48; 95% CI 0.38-0.59; P<0.0001), ORR 역시 트로델비군이 35%로 대조군(5%)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TNBC 환자 대상 기존 항암제와 ADC 약물을 비교해 처음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연구"라며 "전이성 TNBC 환자를 위한 표준치료법으로서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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