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 사람 대상 임상1상 시작
수유 외 발현되지 않지만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확인되는 '알파-락트알부민' 표적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삼중음성유방암 관리가 치료에서 예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삼중음성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위해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을 허가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임상1상은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신 최대내약용량을 결정하고 신체의 면역반응 특성화 및 최적화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3년 이내에 초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를 완료했고 현재 종양은 없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 18~24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연구 기간에 참가자들은 2주 간격으로 3회 백신을 접종하며, 이상반응과 면역반응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연구는 미국국방부가 지원하고 2022년 9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중음성유방암 백신 성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제공 영상 캡처.
▲삼중음성유방암 백신 성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제공 영상 캡처.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15~20%에 불과하지만 다른 유방암과 비교해 생존율이 낮고 재발률이 높다. 호르몬요법 또는 표적치료제 등으로 치료가 어렵고 항암화학요법만 가능하다. 

이번 임상시험용 백신은 유방 특이적 모유 단백질인 알파-락트알부민(α-lactalbumin)을 표적한다. 알파-락트알부민은 모유수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정상유방에서 발견되지 않지만, 삼중음성유방암의 70% 이상에서 확인되는 단백질이다.

백신은 알파-락트알부민에 대한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알파-락트알부민을 발현하는 새로운 유방종양에 대해 선제적인 방어면역을 유도한다. 

또 백신에는 선천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면역증강제(adjuvant)가 포함된다. 면역증강제는 종양의 성장을 막기 위해 새로운 종양에 대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작용한다. 

이번 임상1상은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러너연구소 Vincent Tuohy 박사가 진행한 전임상연구가 근거가 됐다.

전임상연구 결과에 의하면, 알파-락트알부민 단백질에 대한 면역체계 활성화는 쥐의 유방종양 예방에 효과적이고 안전했다. 또 단회 백신접종이 쥐에서 발생하는 유방종양을 예방하면서 동시에 유방종양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5월 Nature Medicine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임상1상에 이어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후속연구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으나 암이 없는 건강한 여성 중 암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자발적인 양측성 유방절제술을 받기로 결정한 여성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에 참여하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터싱암센터 Thomas Budd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이어 향후 공격적인 유방암에 대한 백신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보다 진보된 연구가 진행되길 바란다"며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가 없는 유방암의 한 형태인 삼중음성유방암 발생을 막기 위해 건강한 여성에게 투여할 수 있는 진정한 예방백신으로 개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Tuohy 박사는 "이 백신은 유방암을 조절하는 잠재적인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며 "연구의 장기 목표는 백신이 삼중음성유방암 발병 전, 특히 고위험 여성에게서 암이 공격적인 형태로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삼중음성유방암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백신을 다른 암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Tuohy 박사는 "백신의 접근 방식이 다른 종양 유형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중개연구프로그램은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과 같이 우리가 직면하는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성인에서 발생하는 암의 관리 방식에 변화를 줘 기대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 이 백신은 알파-락트알부민을 발현하는 세포에 작용해 모유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임상시험은 모유수유를 할 계획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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