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 "SGLT-2i·GLP-1RA, 간지방 감소·간섬유화 개선 등 기대"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는 26~27일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New options for management of obese patients with NAFLD'를 주제로 27일 발표했다.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는 26~27일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New options for management of obese patients with NAFLD'를 주제로 27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에서 두 가지 약제가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항당뇨병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다. 체중 조절에 더해 지방간 개선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향후 비만한 NAFLD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을지대병원 홍준화 교수(내분비내과)는 26~27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비만학회 제53차 춘계학술대회'에서 'New options for management of obese patients with NAFLD'를 주제로 27일 발표했다. 

SGLT-2 억제제, ALT·지방간 유의하게 감소

임상에서는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을 지방간을 호전시키는 치료제로 투약할 수 있다. 그러나 제2형 당뇨병 동반 환자에게 투약해야 하고 부종 등 문제가 있어 폭넓은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간지방증, 염증, 간섬유화 등을 조금 개선했다는 치료제 관련 보고가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여주진 못해 NAFLD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상당히 높다. 

NAFLD 치료의 기대주로 떠오른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해 칼로리 손실을 유발하는 치료제다. 체내 칼로리가 줄어 포도당이 적어지면 고인슐린혈증이 감소해 인슐린저항성이 개선되며, 이로 인해 간세포의 지방신생성(de novo lipogenesis)이 줄면서 간세포 내 중성지방 축적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또 SGLT-2 억제제가 대식세포 분극화(macrophage polarization)에 변형을 주면서 이차자극에 의한 염증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기전도 제시된다.

SGLT-2 억제제의 다양한 기전에 따라 진행된 연구들에서는 SGLT-2 억제제 치료 시 간효소인 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T)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게다가 지방간 변화를 MRI를 이용해 정량적으로 측정한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 치료군에서 지방간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World J Diabetes 2019;10(2):114~132). SGLT-2 억제제가 지방간, 즉 간지방증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결과다. 

▲홍 교수는 "NAFLD 개선 효과를 보고한 치료제들이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여주진 못해 NAFLD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NAFLD 개선 효과를 보고한 치료제들이 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여주진 못해 NAFLD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간섬유화 개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근거가 더 쌓여야 한다. 간섬유화 진행 정도를 바이오마커인 FIB-4 또는 다른 지표들로 비교했을 때 연구마다 다른 결과를 보고하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이 같은 결과가 SGLT-2 억제제의 단독 효과인지 혹은 체중감소에 따른 효과인지 규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체로 체중감소로 인해 간지방증이 개선되고 부분적으로 간섬유화 예방 혹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LP-1 제제, NASH 개선 효과 기대

GLP-1 제제는 지방분해(lipolysis)를 증가시키고 염증과 관련된 TNF-α, IL-6 등 변화에 영향을 미쳐, NAFLD 발생의 일차자극, 이차자극 모두에 작용하는 기전을 공유할 수 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영향을 주는 GLP-1 제제 기전에 따라 지방간, NAFLD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GLP-1 제제 치료에 따른 간효소 변화를 평가한 연구들에서는 ALT 감소를 보고했고, MRI를 이용해 간의 지방함량을 비교한 연구의 메타분석에서도 유의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조직검사상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해소(resolution NASH), 즉 NASH 개선 효과는 GLP-1 제제 치료 시 뚜렷하게 관찰됐다. 특히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된다. 아울러 간섬유화를 의미 있게 개선할 수는 없을지라도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NEJM 온라인판에는 세마글루타이드의 NASH 개선 효과를 확인한 무작위 임상연구 결과가 실려 주목을 받았다(N Engl J Med 2021;384(12):1113~1124). 

간섬유화가 악화되지 않는 예방 효과에 더해 NASH 해소를 1차 목표점으로 평가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0.1, 0.2, 0.4mg을 투약한 NASH 환자군의 1차 목표점 도달률이 위약군보다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

많은 약제가 간지방증 또는 ALT 감소를 보고하고 있지만,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가 궁극적으로 간섬유화 표지자를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전언이다. 

그는 "최근 둘라글루타이드가 ALT 및 체질량지수 감소와 함께 간생검상 개선 효과, 간스캔검사에서 간지방증과 탄력도 감소 등 효과를 보고했다"며 "카나글리플로진 연구에서도 간지방증, 염증, 풍선화(ballooning) 등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간섬유화는 개선하진 못했지만 악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혈당을 조절하는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는 간효소 및 지방간 감소에 더해 NASH의 간섬유화를 개선시키거나 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면서 "권고하는 NAFLD 치료제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만한 NAFLD 환자에게 두 가지 약제가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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