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뇌 신경세포에 적절한 스트레스 가해 에너지 소모 활성
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팀, 연구 결과 Cell Metabolism에 게재

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내분비내과)
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최근 동물실험에서 규칙적인 운동은 식욕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가해 체내 에너지 소모를 늘리고 비만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강한 스트레스·독은 질병을 유발하지만, 가벼운 스트레스·독성이 거의 없는 소량의 독은 오히려 건강에 이로운 '호르메시스(hormesis)' 현상을 일으킨다.

또한 세포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죽지만, 적절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스트레스 극복 능력이 향상된다고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김민선 교수팀(내분비내과)은 적당한 강도로 운동을 지속하면 약한 스트레스가 식욕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에 전달되고, 약한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세포 에너지 생산 장소)가 활성화돼 체내 에너지 소모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규칙적인 운동이 비만을 예방하는 기전을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체중조절에 가장 중요한 신경세포 중 하나인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신경세포에 강도가 다른 스트레스를 가한 뒤 생체 반응을 관찰했다.

강한 스트레스를 가하자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생쥐에게서 심한 비만증이 나타났다. 

반면 약한 스트레스를 가하자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익한 화학물질인 베타-엔돌핀(β-endorphine)이 다량 생성돼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됐다. 

이후 지방조직 내 열 발생으로 에너지가 소모되면서 비만증에 거의 걸리지 않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어 연구팀은 운동 관련 스트레스가 생체 기능에 유익한 효과(호르메시스 반응)를 검토하기 위해 생쥐에게 2주간 트레드밀에서 달리는 운동을 시켰다.

그 결과, 운동할 때 근육세포에서 분비되는 인터류킨-6 호르몬이 뇌로 이동해 식욕을 억제하는 POMC 신경세포에 약한 스트레스를 전달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로 인해 POMC 신경세포에서 베타-엔돌핀 생산이 촉진됨에 따라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지방조직의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뇌 신경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호르메시스 반응을 유발해 비만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고지방 식습관과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비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비만·대사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식이요법과 더불어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충남대의대 송민호 교수팀 및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이장한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중견과제 연구비를 받아 진행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