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간학회서 NASH 대상 임상2상 발표
1차 목표점 섬유증 악화 없는 NASH 해소 지표서 유의미한 결과 확인
조직학적 간섬유화 개선은 통계적 유의성 확보 못해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유사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72주 동안 투여받은 환자들에서 NASH를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그동안 GLP-1 유사체가 NASH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은 있었지만,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 셈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미국간학회에서 발표됐다.

 

'잠재적 NASH 치료제' 평가 받은 GLP-1

NASH는 간내 지방축적과 염증 등의 특징을 갖는 만성 진행성 간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간암, 간이식, 사망 등 심각한 결과로 진행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허가된 치료제는 없다.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과 산화스트레스, 세포자멸사, 염증성 사이토카인 등 지방간 질환을 악화시키는 기전에 작용해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들만 사용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인슐린 분비를 늘려 당 대사를 늘리는 GLP-1 유사체는 지방간 발생의 공통적인 병태생리를 개선함으로써 혈당강하 효과와 지방간 개선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평가된다. 세마글루타이드도 이런 GLP-1 유사체 중 하나다.

 

NASH 해소 지표 개선 효과 확인...체중·당화혈색소도 감소

이번에 발표된 임상2상 연구는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의 대사에 이점을 가진 GLP-1 유사체의 NASH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에는 생검을 통해 간섬유화증 F1~F3 단계, 비알코올성지방간(NAFLD) 활동점수(NAS) 4점 이상,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인 NASH 환자 320명을 17개국에서 모집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5세였고, 61%는 여성이었다. 62%는 2형 당뇨를 갖고 있었다.

평균 BMI는 35.8±6.4kg/㎡였고, NAS는 4.9±0.9였다.

간섬유화증 단계별로 보면 F1 90명(28%), F2 72명(23%)였고, F3이 158명(49%)으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환자군을 세마글루타이드 0.1mg군, 0.2mg군, 0.4mg군, 위약군으로 무작위배정해 72주 동안 1일 1회 피하주사했다.

간 생검은 베이스라인 시점과 연구 종료시점에 각각 수행했다.

1차 목표점으로는 간섬유화증 F2~F3 단계의 환자의 악화가 없는 NASH 해소(resolution)를 알아봤고, 2차 목표점으로는 NASH가 악화되지 않는 간섬유화증 개선을 설정했다.

연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모든 용량군에서 위약군 대비 1차 목표점 달성 비율이 높았다(P<0.05).

자세히 보면, 세마글루타이드 0.1mg군 40.4%, 0.2mg군 35.6%, 0.4mg군 58.9%로, 위약군(17.2%)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또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AST(아스파르테이드 아미노전이효소), GGT(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등 간기능 관련 지표 등에서도 용량의존적 개선이 관찰됐다.

특히 GLP-1 유사체가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만큼 세마글루타이드군은 위약군 대비 체중 감소(최대 12.5% VS 0.6%)와 당화혈색소(HbA1c)도 감소시켰다.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세마글루타이드는 다른 치료 영역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한 정도였다.

 

간섬유화 개선, 통계적 유의성 확보 못해

다만, 2차 목표점으로 삼은 NASH가 악화되지 않는 간섬유화증 개선은 세마글루타이드 0.1mg군 49.1%, 0.2mg 32.2%, 0.4mg군 42.9%, 위약군 32.8%로 나타났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P>0.05).

그러나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간섬유화증이 진행하는 환자 비율은 감소했다(각각 10%, 7.7%, 4.9% VS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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