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메티롬, MAESTRO-NAFLD-1 임상3상 탑라인 긍정적
임상 도입된 PPAR 작용제·GLP-1 제제·SGLT-2 억제제도 치료 가능성 엿봐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정복을 위해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에 더해 임상에 도입된 치료제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할만한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 중 하나는 미국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레즈메티롬(Resmetirom)'이다. 

개발사는 레즈메티롬의 임상3상 중 하나인 MAESTRO-NAFLD-1의 탑라인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개발사에 따르면, MAESTRO-NAFLD-1 결과 레즈메티롬은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했고 지방간과 지질 수치 등을 유의하게 줄였다.

이와 함께 현재 임상에 도입된 PPAR 작용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 SGLT-2 억제제 등 항당뇨병제도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NAFLD 치료 가능성을 엿봤다.

레즈메티롬, 안전하고 내약성 우수…지방간·지질 수치 감소

레즈메티롬은 간에 직접 작용하는 선택적 갑상선호르몬 수용체-β 작용제다. 개발사는 레즈메티롬의 임상3상으로 MAESTRO-NAFLD-1와 MAESTRO-NASH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MAESTRO-NAFLD-1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군 연구이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이 진단된 NASH 추정 환자 약 1200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세 가지 이상의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이 있고 간섬유화스캔(FibroScan)으로 섬유화를 평가했으며, 자기공명영상 양자밀도 지방비율(MRI-PDFF)로 측정한 지방간이 8% 이상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맹검군으로 △레즈메티롬 80mg군(327명) △레즈메티롬 100mg군(324명) △위약군(318명) 그리고 오픈라벨군으로 △레즈메티롬 100mg군 등 네 개 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레즈메티롬은 1일 1회 복용했다. 

전체 환자군 중 맹검군이 1차 목표점인 이상반응 발생으로 설정한 안전성 평가 대상이 됐다. 안전성 평가는 새로운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경우 많은 NASH 환자가 복용하게 되므로 중요하다는 게 개발사의 설명이다. 

52주 동안 치료한 결과, 레즈메티롬 80mg과 100mg이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 미국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발표한 레즈메티롬의 MAESTRO-NAFLD-1 임상3상 탑라인 안전성 평가 결과.
▲ 미국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가 발표한 레즈메티롬의 MAESTRO-NAFLD-1 임상3상 탑라인 안전성 평가 결과.

보고된 이상반응은 일반적으로 경증~중등증이었다.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레즈메티롬군과 위약군이 비슷했으며,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률은 전체적으로 낮았다.

위약군 대비 레즈메티롬군에서 더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경도 설사 또는 치료 시작 시 배변 빈도 증가 등이었다.

2차 목표점인 MRI-PDFF로 측정한 지방간은 레즈메티롬군에서 유의하게 줄었다. 또 LDL-콜레스테롤, 아포지단백B, 중성지방 등도 레즈메티롬군에서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 같은 지질 수치 감소는 레즈메티롬 100mg 오픈라벨군이 맹검군보다 컸는데, 이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치료 중단의 영향을 적게 받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개발사는 향후 MAESTRO-NAFLD-1에서 안전성, 추가적인 바이오마커 그리고 비침습적 간섬유화 측정 등에 대한 데이터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다.

미국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 Paul Friedman 최고경영자는 "두 가지 MAESTRO 임상3상 중 첫 번째 임상의 긍정적 결과는 레즈메티롬이 NASH 및 간섬유증 환자 치료를 위해 승인받을 최초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드리갈 파마슈티컬스 Becky Taub 최고의학책임자는 "연구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진행돼 이로 인한 의료기관 방문 감소와 블리스터 팩(blister pack) 제조 중단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RI-PDFF로 측정한 지방간 감소는 컸고 레즈메티롬 100mg군의 약 절반이 50%의 PDFF 감소에 도달했다"면서 "이번 긍정적 탑라인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개발사는 또 다른 임상3상인 MAESTRO-NASH의 안전성·유효성 데이터를 올해 말 공개할 예정이다. 

MAESTRO-NASH는 간생검으로 NASH가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이다. 1차 목표점은 NASH 해소로, NASH 활성 점수(NAS)가 최소 2점 감소하고 섬유화 악화 없는 경우로 설정했다. 

항당뇨병제, NASH 조직학적 호전·간 내 지방량 감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임상에서 처방되는 세 가지 항당뇨병제 계열도 NAFLD 치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The Lancet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1월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리뷰논문 결과, PPAR 작용제, GLP-1 제제는 NASH의 조직학적 호전을 보였고 SGLT-2 억제제는 간 내 지방량을 줄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NAFLD 치료에 활용하고 있는 피오글리타존 등 PPAR 작용제를 계속 투약하면서 향후 잠재적 치료제로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체계적 문헌고찰에는 2형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세 가지 항당뇨병제 계열의 NAFLD 치료 효능을 평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25개가 포함됐다. 총 2597명 성인 환자가 분석 대상이었고 평균 나이는 52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32kg/㎡였다. 남성이 53%, 2형 당뇨병 환자가 62%를 차지했다.

전체 연구 중 8개는 PPAR 작용제, 10개는 GLP-1 제제, 7개는 SGLT-2 억제제 관련 연구였다. PPAR 작용제 연구에는 피오글리타존과 NASH 치료 후보물질 라니피브라노가 포함됐고, GLP-1 제제 연구 대부분은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였다. SGLT-2 억제제는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 관련 연구가 대다수였다. 

분석 결과, PPAR 작용제와 GLP-1 제제는 NASH의 조직학적 특징인 지방증, 풍선화, 소엽염증 등을 호전하거나 섬유화 악화 없이 NASH를 해소했다. SGLT-2 억제제는 간 내 지방량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진행한 이탈리아 베로나대학병원 Alessandro Mantovani 교수는 "이번 분석은 PPAR 작용제 또는 GLP-1 제제가 NASH의 조직학적 개선 효과가 있고, SGLT-2 억제제가 간 내 지방량을 줄이는 효능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가이드라인 변화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간 조직학적 소견을 목표점으로 한 대규모 임상3상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Mantovani 교수는 "NAFLD의 다양한 병인 경로에 더해 세 가지 계열 약물의 작용기전을 고려하면,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또 NAFLD 환자의 이질성에 따라 특정 병용요법이 적합한 환자를 판단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