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일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 개최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 "GLP-1에 글루카곤·GIP 장점 취한 치료제 개발 중"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는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State-of-the arts of new injectables in diabetes' 주제로 9일 발표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는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State-of-the arts of new injectables in diabetes' 주제로 9일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치료 분야에서 글루카곤유사펩티드-1(GLP-1) 기반 이중 또는 삼중 작용제가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GLP-1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글루카곤(glucagon) 또는 가스트린억제폴리펩티드(GIP)의 장점을 더한 신약 개발 연구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글루카곤 작용제는 에너지 소모율과 갈색지방화를 증가시키고, GIP 작용제는 항염증작용, 골다공증 감소, GLP-1에 부가적으로 식욕 억제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내분비내과)는 8~10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State-of-the arts of new injectables in diabetes' 주제로 9일 발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인슐린 발견 100주년을 기념하며 대한내분비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의 공동 심포지엄(Joint Symposium)으로 열렸다.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코타두타이드'

먼저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는 코타두타이드(Cotadutide)가 개발돼 임상2b상까지 완료한 상태다. 

코타두타이드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 대상의 임상2a상, 리라글루타이드와 헤드투헤드(head-to-head)로 비교한 임상2b상이 진행됐다.

임상2a에서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를 코타두타이드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해 혈당 조절, 지방간 감소, 글리코겐 감소 등을 1차 목표점으로 평가했다. 코타두타이드는 100㎍에서 300㎍으로 용량 적정하며 한 달 동안 매일 피하주사했다. 

등록 당시와 치료 28일 후 변화를 혼합식사내성검사(MMTT)로 비교한 결과, 위약군의 혈당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코타두타이드군은 식전·후 혈당이 모두 감소했다. 체중도 등록 당시 대비 4% 이상 줄었고 지방간도 현저하게 감소했다. 

한계점도 분명했다. 코타두타이드는 리라글루타이드와 1:1 비교한 임상2b상에서 300㎍ 투약 시 체중이 더 감소하고 혈당 강하 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등 항당뇨병제로서 의미 있는 결과는 얻었다. 하지만 안전성 평가에서 발목이 잡혔다.

리라글루타이드는 구역, 구토 등이 빈번하게 보고되는 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코타두타이드군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리라글루타이드군보다 구역, 구토 등 이상반응이 더 많이 확인된 것. 

이 때문에 코타두타이드를 당뇨병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는 게 전 교수의 평가다. 

GLP-1/GIP 이중 작용제 '터제파타이드'

GLP-1/GIP 이중 작용제는 2007년 당뇨병 쥐 모델에서 GLP-1과 GIP 작용제로 함께 치료하면 혈당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GIP이 GLP-1과 차별화되는 것은 피하 백색지방조직에서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고 염증을 줄인다는 점이다. GIP가 글루카곤 수치를 높여 혈당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전신염증을 줄여 혈당을 낮추는 혜택이 크기 때문에 GLP-1/GIP 이중 작용제에 대한 개념이 성립됐다. 

GLP-1/GIP 이중 작용제는 릴리에서 개발한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대표적이다. 반감기가 5일로 길어서 주 1회 투약 가능하다. 

터제파타이드와 주1회 투약하는 둘라글루타이드를 헤드투헤드로 비교한 임상2b상 결과에 따르면, 터제파타이드 투여 용량에 의존적으로 혈당이 조절됐다. 또 둘라글루타이드보다 혈당·체중 조절 효과가 우월했다. 

그러나 터제파타이드도 안전성 문제가 감지됐다. 터제파타이드 15mg 투약군의 32%가 치료 중 탈락했고, 3명 중 2명은 약물의 이상반응이 이유였던 것.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가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의 이론적 근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전재한 교수가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의 이론적 근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로 인해 터제파타이드 투여 용량의 단계적 증량(dose-escalation) 방법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기존 5mg 1주 투약 후 6주까지 10mg으로 치료하고 최종 15mg으로 증량하는 프로토콜보단, 덜 공격적인 단계적 증량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완화된 프로토콜로 터제파타이드 2.5mg 4주->7.5mg 4주->15mg 또는 2.5mg 2주->5mg 2주->10mg 4주->15mg으로 용량을 점차 늘려, 치료 두 달 째 터제파타이드 15mg 투약 시 환자가 견딜 수 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3개월 동안 두 가지 프로토콜로 최종 터제파타이드 15mg을 투약한 환자군의 치료 중단율은 임상2b상 대비 크게 줄었다. 특히 천천히 증량한 환자군에서는 약제 문제로 치료를 중단한 사례가 없었다. 아울러 임상2b상 결과와 비교해 혈당·체중 조절 효과도 비슷했다. 

이후 지난해 발표된 SURPASS-1 임상3상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터제파타이드 5, 10, 15mg군 또는 위약군으로 분류해 치료 40주째 혈당강화 효과를 비교했다. 터제파타이드군은 2.5mg 주 1회 투약하고 4주 간격으로 증량해 최종 5, 10, 15mg을 투여했다.

그 결과, 터제파타이드 15mg군의 당화혈색소는 등록 당시 7.9%보다 약 2% 감소해 6%에 도달했다. 체중은 85.9kg에서 9.5kg 줄었고, 당화혈색소 7% 미만 도달률은 87.9%를 기록했다.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 'HM15211'

이중 작용제에 이어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는 각 인크레틴이 작용하는 표적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는 한미에서 개발한 HM15211다. 반감기는 동물모델에서 55~80시간으로 보고되는 등 반감기가 길어 주 1회 투약 가능하다. 

HM15211은 현재 당뇨병보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NASH에 임상2상, 비만을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에 임상1상, 당뇨병에 전임상시험을 착수했다. 

하지만 HM15211의 기전에 비춰보면, 당뇨병에도 치료 효과가 좋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GLP-1 기반 항당뇨병제 외에도 노보노디스크의 주 1회 투여 인슐린 제제인 인슐린 아이코덱(insulin icodec)에도 관심이 모인다. 

인슐린 아이코덱의 임상3상 결과, 매일 1회 투여하는 인슐린 글라진과 비교해 혈당이 비슷하게 조절됐고 인슐린 투여량을 줄일 수 있었다(N Engl J Med 2020;383(22):2107~2116). 임상3상의 성공에 따라 향후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이 임상에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교수는 "인슐린 발견 100주년을 맞이했고 인슐린 제제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미국당뇨병학회와 우리나라 등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아울러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GLP-1/GIP 이중 작용제, GLP-1/글루카곤/GIP 삼중 작용제에 이어, 현재 임상1상이 진행 중인 섬유아세포성장인자 21(FGF21), 케토헥소카이네이즈(KHK) 억제제, 펩타이드 YY 아날로그(Peptide YY analog) 등 주사제의 향후 연구 결과에도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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