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4일 상반기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접수
시험 횟수 늘리고 토요일도 진행해 2월 말까지 완료 목표
당사자인 의대생·의료계의 반응은 시큰둥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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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정부가 추가로 시행하기로 한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접수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 준비는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여러 조건 탓에 의대생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시험 응시율이 또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오는 13~14일 제86회 상반기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원서접수가 진행된다.

국시원 관계자는 "국무회의가 12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의로법 시행령이 의결되면 원서접수 공고가 늦어도 13일 오전에는 게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법 시행령은 90일 전에 시험 실시에 필요한 상황을 공고하도록 돼 있지만, 정부는 의료인력의 긴급 충원이 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공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개정 중이다.

 

국시원, 시험 횟수 늘리고 시험 시작시간 앞당겨

상반기 시험 불합격하면 내년 시험까지 기다려야

국시 실기시험 접수가 이뤄진 후 상반기 시험은 오는 23일부터 치러진다. 국시원은 최대한 빨리 시험 일정을 마치기 위해 시험 시행 일수와 시험 운용 사이클을 늘렸다.

우선 시험 운용 사이클을 1일 2~3회에서 4회로 늘리고, 토요일까지 포함해 주 6일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오전 9시였던 시험 시작시간을 앞당겨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1일 시험 최대 인원은 기존 108명에서 14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작년 실기시험에 미응시한 2700명이 모두 응시한다고 가정해도 2월 안에 시험이 마무리 될 수 있다.

국시원 관계자는 "늦어도 2월 말까지는 마무리해야 공보의, 인턴 모집과 같은 이후 일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와 협회장 측에서도 오는 2월 안으로는 응시자 면허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접수가 코앞이지만 정작 응시 대상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모습이다.

정부는 올해 상·하반기 실기시험 회차를 제86회차로 분류하며 동일한 응시자가 두 시험을 동시에 치를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번 상반기 시험에 떨어진다면 하반기 시험에도 응시하지 못해, 내년 9월에 치러지는 국시 실기시험을 응시해야 하는 것이다.

상반기 실기시험에 응시하려면 시험 준비기간도 비교적 짧다. 필기시험이 1월 7~8일에 치러지고, 이후 같은 달 23일부터 실기시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1월 상반기 응시자 대상 인턴 모집에서는 지역의료 시급성을 고려해 비수도권과 공공병원의 정원 비중을 각각 10%, 5% 확대하기로 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학생들이 상반기 시험을 볼만한 유인 요인이 크지 않다. 이번에 불합격할 경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그간 여러차례 호소해왔지만 정부는 이제서야 의료공백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라고 비판했다.

본과 4학년 학생들 역시 국시 접수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시원 관계자는 "여러 불만으로 상반기 응시자가 적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어 국시원과 보건복지부 모두 걱정하고 있다"라면서도 "이미 발표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응시자들이 적극적으로 응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23명에 대한 고려 전혀 없었다" 국민청원도 나와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방침을 바꿨지만 여론도 여전히 뒤숭숭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요청한다. 의대생 국시 절대 반대한다' '형평성, 공정성, 윤리적인 면에서 벗어난 국시거부 의대생 재응시 절대 반대한다' 등 반대하는 글이 다수 게시된 상태다.

정부의 방침이 국가고시를 응시했던 423명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는 청원도 게시됐다.

한 청원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국가고시를 응시하는 결정을 했을 거라고 보는가"라며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의 회유, 협박, 따돌림을 무릅쓰고 이런 결정이 있었을 것이다. 정부의 결정으로 그들에게는 의사생활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사 면허 번호만 봐도 언제 국가고시에 응시했는지는 모를 수가 없다. 집단에서 벌어질 따돌림과 괴롭힘의 강조가 얼마나 클지 생각해 보았나"라고도 지적했다.

한편 국시원은 이번에 치러지는 시험부터 응시자가 시험일을 선택할 수 없도록 변경했다.

그간 국시를 치르는 의대생은 각 의과대학이 정해 알린 날짜 중 시험일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평소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선발대'가 돼 먼저 시험을 치르고, 나중에 시험을 보는 학생에게 문제를 유출한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국시원 관계자는 "선발대·후발대 문제가 여러차례 지적됐고 개선방안을 수립해왔다"며 "이번 시험부터는 일괄배정하고 개인 사정으로 조정할 수 없다. 향후 치러질 시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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