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함께 골다공증 환자 급증
뼈 건강 위한 비타민D 섭취 중요…햇볕 쬐기 어려우면 보충제 활용해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하정훈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하정훈 교수(내분비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의 위험도가 높은 상태'로 정의되는 골다공증 환자는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번 골절이 생기면 1년 내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치료뿐만 아니라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하정훈 교수(내분비내과)는 뼈 건강을 위해 칼슘과 비타민D 권장량 섭취, 꾸준한 골다공증 약물치료, 골절 예방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칼슘은 뼈의 무기질로 구성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칼슘·인 같은 무기질이 합쳐져 시멘트처럼 발라져야 뼈가 튼튼해진다"라며 "비타민D의 역할은 섭취된 칼슘과 인을 소장에서 흡수시켜 뼈에 쌓아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유럽국가보다 부족한 국내 비타민D 섭취

비타민D와 칼슘이 부족하면 골연화증과 구루병, 골다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비타민D 섭취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에 속한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는 비타민D 부족국가로 알려졌다. 평균적으로 일조량이 적은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보다도 부족하다"며 "외국에서는 햇빛을 충분히 쐬지만 우리나라는 자외선 차단제가 일상화됐고, 최근에는 마스크 착용으로 비타민D 흡수가 더욱 부족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내분비학회 기준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 이하인 경우 부족 및 결핍으로 진단하는데,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18~19ng/㎖를 대체로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뼈 건강을 위한 비타민D 일일 섭취 권장량을 800~1000IU로 제시했다. 그는 "골절이 발생하면 건강보험 등 장기적인 사회적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비타민D 농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올려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햇볕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3시에 일주일에 3번, 30분간 산책하는 것이 비타민D 흡수에 가장 도움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보충제를 활용해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칼슘은 일일 권장량 기준 800~1000㎎을 섭취해야 하며, 하루 삼시세끼 영양을 잘 섭취하면 500㎎는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500㎎을 우유나 치즈, 유제품으로 섭취해야 하는데 신체 특성상 유제품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경우에는 칼슘복합제를 권하기도 한다. 유당불내증은 보통 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은데, 이 연령층에는 골다공증도 많아 복합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활성형 비타민D만의 장점, 분명하다"

현재 국내외 골다공증 가이드라인에서는 비활성형 비타민D와 칼슘이 더 많이 권고되고 있다. 그동안 유럽·미국 등에서 주요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비활성형과 칼슘 치료제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근거중심의학 특성상 가이드라인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활성형 비타민D와 관련한 국내외 연구가 많아지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이 반영돼 진료 현장에서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요한 치료제 연구는 비활성형과 칼슘 치료제가 대부분이다. 가이드라인은 그런 연구 결과를 근거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만약 연구진이 활성형 비타민제를 넣어 효과를 봤다고 하면 활성형을 썼을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활성형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데 근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생리학적으로 알파본과 같은 활성형 비타민D가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자군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비활성형 비타민D는 간과 콩팥을 거쳐 활성형으로 바뀌기 때문에 콩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비활성형 비타민D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면 활성형 비타민D는 간을 거치면 바로 활성형으로 바뀌기 때문에 작용이 빠르다. 생리학적으로는 활성형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간은 큰 질병이 있지 않은 이상 나이가 들어도 기능이 유지되는 반면, 콩팥 기능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떨어지기 때문에 활성형 비타민제가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골다공증도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나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콩팥을 거치지 않고 무리가 되지 않는 활성형 비타민D가 생리학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며 "비활성형 비타민D가 해가 되는 것이 아니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침묵의 살인마' 골다공증…치료 지속률 낮아

골다공증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 꾸준한 치료와 약 복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어 만만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시작하고 1년 뒤까지 약을 먹는 환자가 40%도 되지 않는다"며 "나머지는 병원을 오지 않거나 약을 먹지 않는다. 투여를 중단하면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하는 약도 있는 데 어떻게 치료를 순응도 있게 끌고 갈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특히 골다공증은 한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다른 부위에 골절이 생길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고 경고하며 추가 골절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밀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절 위험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발성 골절이 생기면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고관절이 부러지면 평균 10명 중 2명이 1년 내 사망한다"며 "골절도 사망과 관련이 있다. 침묵의 살인마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은 상이한 기전을 가진 치료약을 섞어서 쓰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현재 출시된 치료약을 어떤 순서로 투여할지가 치료의 관건이다.

그는 "골다공증은 만성질환 중에서도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질환으로 꼽힌다. 보통 50세 폐경과 함께 생길 위험이 높아 100세 시대에서 50년간 약제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의사들 사이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어떤 순서로 짜야 최대한의 효과를 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은 그나마 골절 위험도를 줄여줄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하지만, 골절 위험도를 100% 줄일 수 있는 약은 없다"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칼슘과 비타민D 보충제를 처방해 예방할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는 본인의 키 높이 정도에서 넘어져도 골절되기 때문에 골절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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