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등 신경계통질환으로 인한 입원일수 1973% 증가
호흡기 질환, 외래 다발생 1위 지켰지만 점유율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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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최근 20년간 국내 다빈도 입원 질환이 과거 골절 등 신체부위 손상에서 치매를 포함한 정신 및 행동장애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에서는 호흡기 질환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관절증과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통의 질환군이 늘어나 이에 대한 질병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정보정책연구부 권의정 부연구위원은 심평원 정책동향에 게재된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질병구조의 변화'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질병구조는 특정 인구집단의 건강상태와 질병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로, 경제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까지 감염성 질병이 주요 사망원인이었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 크게 감소했고, 1980년대 이후로는 각종 암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혔다.

권 부연구위원은 의료이용 변화를 내원일수 기준으로 분석하고, 전체 질병을 20개 분류로 구조화해 최근 20년간 우리나라의 질병구조 변화를 정리했다.

분석 결과 20개 질병분류별 입원 내원일수(입원일수)의 총합은 2000년 3858만 9000일에서 2019년 1억 4332만 9000일로 20년간 271.4% 늘었다.

 

골절, 화상 등 신체손상 2000년 1위에서 2019년 5위로
정신질환 관련 질환 급증...임신 및 출산은 7.1% 감소

2000년의 다발생 1위 질환군은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로 전체 입원 질환군의 13%를 점유했으며, 이 질환군에는 골절과 중독, 화상과 같은 신체부위 손상과 관련한 질병이 속했다.

반면 2019년 다발생 1위 질환군은 '정신 및 행동장애'로 전체 입원 질환군의 22.1%를 점유해 2000년(12.2%)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 질환군에는 치매, 우울증, 조현병과 같은 다양한 정신질환 관련 질병이 포함돼있다.

질병분류별 상위 5개 입원질환군 변화 (심평원 제공)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정신 및 행동장애'는 2000년 3위였지만 지난해 1위로 상승했고,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는 2000년 1위에서 2019년 5위로 하락했다.

권 부연구위원은 "해당 질환군에 치매 상병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신 및 행동장애는 인구고령화에 따라 입원 질병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 출산 및 산후기'는 2000년 8.4%에서 2019년 1.3%로 급락하며 저출산 현상을 반영했다.

또한 뇌수막염, 편두통, 수면장애와 같은 '신경계통의 질환'은 2000년 12위에서 2019년 3위까지 상승했으며 입원일수 증가율은 1973.8%에 달했다.

20년간 입원일수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질환군은 기여율 25.8%를 기록한 '정신 및 행동장애'였으며 신경계통의 질환(15%), 순환기계통의 질환(12.5%)이 뒤를 이었다.

신생아 및 산모와 관련된 질환군인 '출생전후기에 기원한 특정 병태'와 '임신, 출산 및 산후기'는 각각 -0.2%, -1.3%를 기여해, 소폭이지만 입원일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권 부연구위원은 "입원일수를 기준으로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입원 질병구조의 최상위는 과거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결과'에서 정신 및 행동 장애와 순환기계통의 질환으로 변화했고, 신경계통의 질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흡기 질환 점유율 13.4% 하락

관절증, 골다공증 속한 질환군이 2위로 올라

외래 질환에서는 근골격계통 관련 질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우선 20개 질병분류별 외래 내원일수(방문일수)의 총합은 2000년 4억 5518만일에서 2019년 8억 1752만일로 20년간 79.6% 증가했다.

2000년 다발생 1위 질환군은 '호흡기계통의 질환'으로 전체 외래 질환군의 33.8%를 점유했고, 이 질환군에는 급성 상기도 감염, 인플루엔자 및 폐렴 등이 속한다.

2019년에도 '호흡기계통의 질환'이 다발생 1위 질환군이었으나, 점유율은 13.4% 하락한 20.4%를 기록했다.

반면 2000년에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의 점유율이 6.1% 상승하며 2019년에는 2위로 올라섰다.

해당 질환군에는 관절증, 척추병증, 골다공증 등이 속한다.

질병분류별 상위 5개 외래질환군 변화 (심평원 제공)

2000년에 점유율 6위를 기록했던 '순환기계통의 질환'은 2019년 4위로 상승했으며, 이 질환군에는 고혈압, 허혈성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질병이 속해있다.

전체 방문일수 변동량에 대해 질병분류별 기여도를 살펴본 결과, 20년간 방문일수 증가가 가장 크게 나타난 질환군은 기여율 24%를 기록한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이었다.

이어 소화기계통의 질환(10.6%), 순환기계통의 질환(10.1%)이 뒤를 이었다.

권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외래 질병 구조는 호흡기계통의 질환이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의 질환이 증가 추세"라며 "향후에도 방문일수 증가에 기여하는 주요 질환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2000년 초까지의 기존 연구에서 우리나라 질병구조가 과거 전염성 질환에서 만성퇴행성 질환으로 변화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을 제언했었다"라며 "2020년대를 맞이하는 향후 방향은 고령사회에 필수적인 정신건강 관리와 현대인의 주요 질병으로 꼽히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관리가 중요한 영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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