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팀, 건보공단 데이터로 골절 위험 높은 생식 관련 요인 분석
늦은 초경·조기 폐경·짧은 생식기간 등 지목…"가장 큰 대규모 연구로 의미 있어"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과 골절 위험 간 연관성이 국내 대규모 연구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127만여 명의 폐경 여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늦은 초경, 조기 폐경, 초경과 폐경 사이의 짧은 생식기간 등이 여성의 골절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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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성에서 이 같은 위험요인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상황.

하지만 대다수 연구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한계점이 있으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기 어렵거나 이를 입증하기 위해 환자군 분류에 변화를 줘야 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가정의학과, 교신저자)·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정은 교수(가정의학과, 제1저자)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Network Open 1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건보공단 127만여 명 분석…발표된 연구 중 가장 대규모

신동욱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을 평가한 외국 코호트 연구 결과는 많이 발표됐지만, 이를 확정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적었다"며 "골절은 1000명을 1년 동안 관찰했을 때 평균 10~20명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몇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만으로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하지만 이번 연구는 127만여 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연관성을 명확히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번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는 건보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2009년에 심혈관질환, 유방암 또는 자궁암 선별검사를 받았고 골절이 발생하지 않았던 폐경 여성 127만 2115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예후 데이터는 2018년까지 수집했다. 평균 나이는 61세, 추적관찰(중앙값) 기간은 8.3년이었다.

연구 기간에 약 19만건(14.9%)의 골절이 새롭게 발생했고, 척추 골절은 7만 2732건, 고관절 골절은 1만 1153건, 그 외 골절은 10만 6895건이었다. 설문지를 통해 △초경 나이 △폐경 나이 △출산 경험 △모유수유 △외인성 호르몬치료 등 생식 관련 요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초경~폐경 기간 40년 이상 여성, 30년 미만보다 골절 위험 14%↓

최종 결과, 늦은 초경, 조기 폐경, 짧은 생식기간 등이 골절 위험 상승과 독립적으로 연관됐다.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이 골절의 위험요인이며, 짧은 내인성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이 골절 위험 상승과 관련된 것이다.

월경력에 따른 결과를 보면, 초경 나이가 12세 이하로 빨랐던 여성과 비교해 17세 이후의 늦은 나이에 시작한 여성은 모든 골절 위험이 1.24배, 척추 골절 위험이 1.42배 유의하게 상승했다. 고관절 골절 위험은 상승하는 경향만 나타나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또 40세 전 일찍 폐경에 이른 여성 대비 55세 이후에 진행된 여성은 모든 골절 위험이 11%, 척추 골절 위험이 23% 의미 있게 낮았다. 고관절 골절 위험은 12%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초경과 폐경 사이의 생식기간이 40년 이상인 여성은 30년 미만인 이들과 비교해 모든 골절 14%, 척추 골절 27%, 고관절 골절 13% 등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

출산 경험有·모유수유 6개월 미만 여성, 모든 골절 위험↓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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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경험에 따라서도 골절 위험 차이가 드러났다.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모든 골절 위험이 4% 낮았던 것. 

이와 함께 모유수유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여성은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모든 골절 또는 척추 골절 위험이 각 3% 낮았다. 그러나 12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진행한 여성은 오히려 모든 골절 위험이 5%, 척추 골절 위험이 22% 증가했으며, 고관절 골절 위험은 16% 감소했다.

모유수유 기간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어, 모유수유가 골절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로서 정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단, 이번 연구에서 척추와 고관절 골절 위험이 상반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척추는 섬유주골(trabecular bone)로, 고관절은 피질골(cortical bone)로 주로 구성된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유수유 기간에 섬유주골의 골격 소실이 피질골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호르몬치료를 5년 이상 진행한 여성은 모든 골절 위험이 15% 감소했고, 경구피임약을 1년 이상 복용한 여성은 그 위험이 1.03배 유의하게 상승했다.

"내인성 에스트로겐 노출기간 짧다면 호르몬치료 필요"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여성의 생식 관련 요인은 골절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며 내인성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이 짧으면 골절 위험이 상승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임상에서는 골다공증이 없는 여성을 포함한 고위험 여성의 골절 위험을 낮추기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신 교수는 "이번 결과에 따라 내인성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이 짧은 여성, 특히 초경을 늦게 시작했거나 조기 폐경한 여성은 골절 예방을 위해 호르몬치료를 진행해야 한다"며 "유방암 환자 등 호르몬치료를 받기 어려운 여성이라며 다른 관리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여성은 골절 예방을 위해 폐경 후 골밀도 검사를 최소 1회 진행하고, 골밀도가 감소했다면 골다공증 예방적 치료를 시행하는 등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여성은 폐경 후 골밀도를 최소 1회 측정해야 한다. 뼈의 특성에 있어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있기에, 골밀도가 떨어져 있다면 칼슘, 비타민D를 꾸준히 보충하거나 걷기, 등산 등 운동을 하는 것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골밀도가 빠르게 감소하는 여성은 골다공증 발생 전 골다공증 치료제를 미리 투약하는 예방적 치료를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뼈의 구조가 많이 변해 치료제를 투약해도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골다공증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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