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16~18일 온라인으로 개최
서울아산병원 차명진 교수 '암치료에 따른 부정맥' 주제로 발표
"심장 전문의는 암치료 발전, 종양 전문의는 심혈관질환 치료 가능성 이해해야"

▲서울아산병원 차명진 교수(심장내과)는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암치료에 따른 부정맥(Arrhythmia Secondary to Cancer Therapy)'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서울아산병원 차명진 교수(심장내과)는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암치료에 따른 부정맥(Arrhythmia Secondary to Cancer Therapy)'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암환자는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 암치료로 인한 심장독성(cardiotoxicity)으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는 가운데, 부정맥 발생과 연관된 치료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아산병원 차명진 교수(심장내과)는 16~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암치료에 따른 부정맥(Arrhythmia Secondary to Cancer Therapy)'을 주제로 암치료가 부정맥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치료에 따라 구분해 발표했다.

전 세계 암환자 생존율↑…암치료 '심장독성' 우려 제기

최근 세계적으로 암환자의 생존율은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암치료에 의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환자가 암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보고된다. 

학계에서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시 심장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암치료와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암치료의 변화와 진전이 이뤄지면서 치료에 따라 염두에 둬야 할 심혈관질환은 달라지고 있다. 

차명진 교수에 따르면, 암치료와 관련된 심혈관질환은 심부전에만 국한되지 않으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암환자를 평가하고 심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심근병증은 암치료에 의한 직접적인 독성작용으로 발생하거나 간접적인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부정맥은 심근병증 발생과 다른 메커니즘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서맥, QT연장증후군 및 빈맥, 심방세동 등이 보고된다. 

항암화학요법에 따라 발생하는 부정맥 차이 보여…모니터링 중요

차명진 교수는 부정맥 발생 메커니즘 측면에서 암치료를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로 분류해 주의해야 할 질환을 정리했다. 

먼저 항암화학요법에 따라 발생하는 부정맥은 특정 질환에 집중되지 않는다. 약제별로 나타나는 주요 부정맥을 보면, 동서맥, 방실차단, 심실조기수축, 심실빈맥/심방세동 등 임상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질환이 포함된다.

▲차명진 교수는 다양한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심장독성 이상반응에 대해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차명진 교수는 다양한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심장독성 이상반응에 대해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서맥과 관련된 치료는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인 파클리탁셀과 탈리도마이드 등이 있다. 파클리탁셀을 투약한 환자의 30%에게서 서맥이 보고되지만, 대부분 2~3일 이내에 자가치유되므로 경과를 지켜보며 약제를 조절하면 된다.

탈리도마이드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게 투약 시 약 절반에게서 서맥이 발생한다고 확인된다. 기전으로 부교감신경계의 과발현이나 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임상에서는 이 같은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는 게 차명진 교수의 설명이다.

표적치료제도 다양한 서맥이 발생할 수 있어 심장리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항암제는 방실차단 등 사망과 관련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심장리듬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고식적 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제는 QT연장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차명진 교수는 "그러나 QT 간격이 약간 연장됐을지라도 즉시 다형 심실빈맥(polymorphic VT)이나 급성 심장사로 이어지지 않으며, 드물게 발생한다"며 "잘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심근의 염증이 침투하는 기전이 다르고 심실부정맥 발병률도 5~10%로 높은 편"이라며 "이 때문에 면역항암제 치료를 진행한다면 심실부정맥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반적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고령이고 동반질환이 많은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뇌졸중 등 합병증 또는 사망에 영향을 미치므로, 암환자 대상의 심방세동 모니터링이 중요하고 예방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유럽부정맥학회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방세동과 악성종양을 동반한 환자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 심장내과 전문의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합심해 환자 치료방침을 결정하도록 주문하고 있다(Europace 2021;23(10):1612~1676).

방사선치료, 심장 구조별 방사선 선량에 대한 취약성 달라

부정맥에 대한 방사선치료 영향은 심장에 가해지는 선량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심장 구조에 따라 방사선치료 선량의 취약성이 다르다고 보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사선치료가 심장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 그리고 환자군에 따라 결과가 상충돼, 방사선치료가 심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차명진 교수를 포함한 국내 연구진들은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약 260명을 대상으로 심장 부위별로 방사선치료 선량을 계산해 장기간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달라지는지 평가했다(Radiother Oncol 2020;152:126~132). 등록 당시 전체 환자군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함께 계산했다.

그 결과, 고선량 방사선이 가해진 부위에서 만성 폐쇄성 병변(CTO)이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던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차명진 교수는 "연구 결과, 고선량 방사선치료 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고 이는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던 환자에게서 나타났다"며 "어떤 부위에 어떤 에너지가 가해지느냐가 중요하므로 환자 치료 시 심장내과 전문의와 방사선종양학 전문의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식적 항암화학요법부터 최근 면역항암제까지 암치료 간 메커니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심장내과 전문의는 암치료의 발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장 분야 역시 발전했다는 점에서 종양내과 전문의는 암환자를 치료하면서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평가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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