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경구용 BTK 억제제, 지난해 천포창 치료제 임상3상 실패
혈소판감소증 임상1/2상, 모든 용량에서 혈소판 수치 빠르게 증가·지속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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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사노피의 경구용 BTK 억제제 릴자브루티닙(Rilzabrutinib)이 과거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사노피는 천포창 환자 대상 PEGASUS 임상3상에서 릴자브루티닙이 주요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임상3상 실패를 알렸다.

하지만 릴자브루티닙은 또 다른 면역매개질환을 공략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NEJM 4월호에는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릴자브루티닙 용량결정 임상1/2상 결과가 실렸다(N Engl J Med 2022;386:1421~1431).

연구에서 릴자브루티닙은 치료 경험이 있는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의 혈소판 수치를 빠르게 증가시켰고 효과는 지속됐다. 

릴자브루티닙, 이중작용으로 혈소판 수치 늘려

면역성 혈소판감소증은 말초혈액 내 혈소판 수가 감소해 비정상적 출혈이 나타나거나 자반증을 보이는 질환이다. 1차 치료 목표는 혈소판 파괴를 억제해 출혈 위험을 줄이는 것이지만 장기간 관해는 쉽지 않다. 

2019년 미국혈액학회가 발표한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가이드라인에서는 3개월 이상 지속된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치료를 위해 혈소판 수용체 작용제(TPO-RA), 항CD20 단클론항체인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비장절제술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재발이 반복된 환자에 대한 표준치료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임상1/2상을 진행한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David Kuter 박사는 "비장절제술로 장기간 관해를 보이는 비율은 약 60~70%이지만, 수술 합병증과 높은 감염 위험, 혈전성 사건 등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보다 수술 선호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릴자브루티닙은 대식세포(Fcγ 수용체) 매개 혈소판 파괴 감소 및 병원성 자가항체 생성 감소 등 이중작용기전을 통해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의 혈소판 수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기대를 모은다. 

혈소판 반응률 40%…목표 도달까지 11.5일 걸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3월부터 진행된 릴자브루티닙의 다국가 적응적 오픈라벨 용량결정 임상1/2상은 치료경험이 있지만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등록 당시 중앙값 혈소판 수치는 15x10³/㎣, 유병기간은 6.3년이었다. 평균 나이는 50세였고 여성이 57%를 차지했다.

기존 치료로 △글루코코르티코이드(92%) △TPO-RA(58%)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43%) △리툭시맙(40%) △포스타마티닙(13%) 등 치료 중 네 가지(중앙값)를 받았다. 약 4명 중 1명은 비장절제술을 시행했다.

전체 환자군은 시작용량에 따라 △200mg 1일 1회(9명) △400mg 1일 1회(1명) △300mg 1일 2회(5명) △400mg 1일 2회(45명) 등 네 가지 군에 배정돼 24주간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 기간에 릴자브루티닙에 대해 동일 환자 용량증량(intrapatient dose escalation)을 시행했다. 

1차 목표점은 안전성과 혈소판 반응으로 정의했다. 혈소판 반응은 응급약물 사용 없이 최소 2회 연속해 평가한 혈소판 수치가 50x10³/㎣이고 등록 당시 대비 20x10³/㎣ 이상 증가한 경우로 정했다.

167.5일(중앙값) 치료 결과, 전체 환자군의 40%(24명)가 1차 목표점인 혈소판 반응에 도달했다. 게다가 가장 고용량인 400mg 1일 2회 복용군의 40%(18명)에게서 혈소판 반응이 나타났다.

아울러 혈소판 반응률은 △만성 면역성 혈소판감소증(40%) △이전에 네 가지 이상 치료 진행(36%) △릴자브루티닙 단독치료(45%) △동시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치료(38%) △비장절제술 시행(33%) △비장절제술 비시행(42%) 등 하위군 분석에서도 유사했다.

혈소판 수치가 처음으로 최소 50x10³/㎣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중앙값)은 11.5일 걸렸고, 치료기간에 65%가 목표 수치를 유지했다.

모든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52%였으나 대부분 1~2등급으로 낮았고 일시적이었다.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설사(32%), 구역(30%), 피로(10%), 복부팽만(7%), 구토(5%)였다. 치료 관련 출혈 또는 2등급 이상 혈전성 사건은 없었다. 

에반스증후군 환자 1명이 사망했으나 치료와 관련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심각한 이상반응 또는 혈소판 악화를 막기 위한 응급약물은 12%에게서 사용됐다. 

Kuter 박사는 "BTK 억제제인 릴자브루티닙은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의 면역 매개성 혈소판 파괴 억제에 효과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근본적 병리학적 특성을 표적 하는 새로운 기전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릴자브루티닙은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치료제로서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12세 이상 지속성 또는 만성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환자 대상 LUNA3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모집 환자 수는 224명으로, 릴자브루티닙 400mg 1일 2회와 위약을 비교한다. 연구는 2025년 6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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