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TIPS-3 결과,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 AHA 2020에서 발표
"심장질환 위험 환자에 1차 예방으로 폴리필+아스피린 처방해야"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이 고혈압제, 콜레스테롤제 등 여러 약물을 개별적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약물을 혼합한 폴리필(polypill)과 아스피린을 같이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TIPS-3(The International Polycap Study) 결과는 13일(현지시각)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온라인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발표됐다. 무작위 대조군 연구인 TIPS-3의 결과는 동시에 의학저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고정용량 병용요법인 폴리필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검토했다. 폴리필은 다제 복합제로 다양한 성분을 혼합해 하나의 알약에 담는다. 처음에는 심혈관질환 치료에 제시됐지만 추후 이외 만성질환 치료에 확산됐다. 

심혈관질환 환자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등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수 있는데, 약물이 많을수록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 거주하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또한 스타틴, 아스피린, 고혈압제 등의 접근성이 낮아 치료율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의료계에서 폴리필을 임상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TIPS-3 연구는 폴리필의 최적 전략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9개국에서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중간 정도인 참여자 5700명을 포함했다.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64세, 47%는 남성였다. 

연구진은 환자를 네 군으로 나눴는데, 이는 ①1일 1회 아스피린 75mg ②1일 1회 고혈압제+콜레스테롤 약물을 혼합한 폴리필 ③1일 1회 폴리필+아스피린 75mg ④1일 1회 5000IU 용량의 비타민D군으로 구성됐다. 모든 중재군에 위약을 복용하는 대조군도 있었다. 폴리필에 포함된 약물은 아테놀올 100mg, 라미프릴 10mg, 히드로클로로치아짓 25mg, 심바스타틴 40mg이 있었다. 

연구진은 환자를 약 5년 추적관찰하면서 첫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을 모니터링했다. 주요 심혈관 사건은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부전, 소생심근경색(resuscitated cardiac arrest), 심혈관 사망으로 설정됐다. 

그 결과, 폴리필만 복용한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은 21% 낮아졌지만 폴리필과 아스피린을 병용한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31% 낮아졌다. 아스피린 단독으로 복용한 환자는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14% 떨어졌다. 

연구에 참여하고 AHA 2020에서 결과를 발표한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Salim Yusuf 교수는 "심장질환 위험이 중간 정도인 환자에 1차 예방으로 폴리필을 아스피린과 함께 처방해야 한다"면서 "이번 결과는 심장질환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 폴리필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Yusuf 교수는 "폴리필을 사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3~5백만 건의 심혈관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추후 폴리필과 새롭게 출시되는 아스피린은 LDL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보다 유의미하게 감소시키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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