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2021] ADAPTABLE, 아스피린 81mg군 vs 325mg군 비교
26.2개월 추적관찰 결과, 심혈관사건·출혈 등 위험 용량별 차이 없어
아스피린 325mg군, 81mg으로 전환율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죽상경화 심혈관질환(ASCVD) 병력이 있는 환자의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한 최적 아스피린 용량이 정리됐다.

미국에서 진행된 ADAPTABLE 결과, 아스피린 저용량인 81mg과 표준용량인 325mg의 심혈관사건과 출혈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의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을 낮추며 주요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아스피린 용량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가운데, 저용량과 표준용량의 심장보호 효과는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단 아스피린 325mg을 복용한 환자군 중 상당수가 추적관찰 하는 동안 81mg으로 전환한 반면, 81mg을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순응도가 좋았다.

▲미국 듀크의대 Schuyler Jones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ADAPTABLE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ACC 2021 강연 화면 캡처.
▲미국 듀크의대 Schuyler Jones 교수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ADAPTABLE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ACC 2021 강연 화면 캡처.

이번 연구 결과는 15~1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 2021)에서 15일 공개됐고 동시에 NEJM 5월 1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1차 유효성·안전성 목표점 발생률 차이 無

ADAPTABLE는 오픈라벨, 실용적 임상 디자인(pragmatic design)으로 진행됐다. 

2016년 4월~2019년 6월 미국 40개 의료기관에서 심근경색 과거력이 있거나 혈관재관류술을 받았고 만성 허혈성심질환이 있는 등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1만 5076명이 모집됐다. 중앙값 나이는 67세였고, 백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군은 아스피린 81mg군(7540명), 325mg군(7536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무작위 배정 전 96%가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고, 85.3%는 저용량인 81mg을 매일 투약했다. 등록 당시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진행 중인 환자는 아스피린 81mg군 22.5%, 325mg군 22.1%였다. 

26.2개월(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으로 인한 입원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등을 종합해 평가한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률은 아스피린 81mg군 7.28%(590명), 325mg군 7.51%(569명)로 조사됐다.

두 군간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 위험은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HR 1.02; 95% CI 0.91~1.14).

▲ADAPTABLE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 위험은 아스피린 81mg군과 325mg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ACC 2021 강연 화면 캡처.
▲ADAPTABLE 결과, 1차 유효성 목표점 발생 위험은 아스피린 81mg군과 325mg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ACC 2021 강연 화면 캡처.

이와 함께 1차 안전성 목표점인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률은 아스피린 81mg군 0.63%(53명), 325mg군 0.60%(44명)로, 유효성 결과와 마찬가지로 아스피린 용량에 따른 안전성은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HR 1.18; 95% CI 0.79~1.77).

이 같은 결과는 나이, 인종, 성별, DAPT 진행, 당뇨병 또는 만성 콩팥병 동반 등과 관계없이 하위그룹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듀크의대 Schuyler Jones 교수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아스피린 용량은 명확하지 않았다"며 "기존 연구에서 아스피린 81mg이 출혈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더 높은 용량이 심장마비, 뇌졸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하는 등 결과가 상반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스피린 두 용량을 직접 비교한 ADAPTABLE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스피린 325mg군 10명 중 4명, 81mg으로 변경

그러나 순응도 측면에서는 아스피린 81mg이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 기간에 아스피린 325mg군에서 81mg으로 용량을 전환한 비율이 높았던 반면, 대다수 아스피린 81mg군은 용량을 유지했던 것이다.

등록 당시 전체 환자군은 본인이 복용하는 아스피린 용량을 알고 있었다.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배정된 아스피린 용량을 유지하도록 권장 받았지만 용량을 변경할 수 있었다.

추적관찰 하는 동안 아스피린 325mg군 중 81mg으로 전환한 비율은 41.6%로 10명 중 4명은 치료용량을 낮췄다. 이와 달리 아스피린 81mg군은 7.1%만 치료 용량을 변경했다.

아울러 무작위 배정된 아스피린 용량에 노출된 기간(중앙값)은 아스피린 325mg군이 434일로, 81mg군 650일보다 짧았다.

아스피린 325mg군이 용량을 변경한 이유는 △내약성 △의학적 이유 △환자 선호도 △의료진 진료 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Jones 교수는 "연구에 참여하기 전 환자가 복용 중이던 용량이 내재적 편항(inherent bias)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아스피린 325mg군의 용량 전환율이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일부 환자는 더 높은 용량에 대한 내약성 문제로 용량을 변경했거나, 뉴스, DAPT 권고안, 환자의 믿음, 의료진의 선호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치료 변화가 나타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효성·안전성 결과와 함께 장기간 순응도를 고려한다면, 아스피린 81mg이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ASCVD 환자 아스피린 치료전략 세가지는?

▲미국 듀크의대 Schuyler Jones 교수. ACC 제공.
▲미국 듀크의대 Schuyler Jones 교수. ACC 제공.

이번 결과에 따라 죽상경화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의 아스피린 치료전략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아스피린 81mg을 복용하고 있다면, 1차 목표점 결과에 따라 용량 변경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된다.

아스피린을 다시 시작하는 환자라면, 내약성과 함께 표준용량인 325mg이 더 좋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81mg으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아스피린 325mg에 대한 내약성이 좋은 환자라면, 치료 용량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중등도 혜택을 얻을 수 있다.

Jones 교수는 "아스피린 325mg군에서 용량 변경이 더 자주 나타났기 때문에 두 용량의 효과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면서 "치료 용량을 1년 이상 유지한 환자군이 두 군 모두 많았다. 향후 연구 기간에 용량을 변경한 시기와 임상적 예측인자, 이유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탐색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옥스퍼드대학 Colin Baigent 교수는 논평을 통해 연구 기간에 아스피린 용량 전환율이 높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aigent 교수는 "용량 전환이 무작위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치료 교차로 인한 편향(bias)은 유효성 또는 안전성 차이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결론 내리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도 "단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더 많은 임상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저비용 무작위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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