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3,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 인지·기능에 폴리필 미치는 영향 분석
폴리필 또는 폴리필+아스피린, 기능 저하 지연했지만 인지 저하 예방 못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항고혈압제와 스타틴을 한 알로 합친 폴리필(또는 고정용량 복합제)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인지 혜택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인지 저하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폴리필로 여러 위험요인을 동시에 관리해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단, 폴리필로 기능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폴리필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를 평가한 TIPS-3 연구에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Neurology 지난달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TIPS-3, 폴리필로 심혈관질환 위험 21%↓

폴리필은 다양한 성분을 하나의 알약에 담은 복합제다. TIPS-3 무작위 연구에서는 항고혈압제와 스타틴을 한 알에 담은 폴리필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총 9개국에서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 약 5700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폴리필은 라미프릴(10mg)/아테놀롤(100mg)/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25mg)/심바스타틴(40mg)을 사용했다. 

5년 추적관찰 결과, 폴리필만 복용한 군의 심혈관질환 위험은 21% 낮아졌다.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가 없다고 보고된 아스피린을 폴리필과 함께 복용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31% 감소했다.

폴리필 그리고 폴리필과 아스피린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가 확인되면서, 폴리필이 인지 및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돼 이번 분석이 이뤄졌다. 

폴리필 vs 위약, 인지 저하 예방 차이 없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TIPS-3 참가자 중 2012년 7월 30일~2020년 9월 30일 8개국 병원 및 지역사회 기반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65세 이상 고령 209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심혈관질환 중등도 위험군으로 평균 나이는 70세였고 60%가 여성이었다. 86%가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32%는 공복혈당장애가 있었다. 

TIPS-3는 2×2×2 요인 설계 무작위 임상연구로 디자인되면서 전체 참가자는 △폴리필군 또는 위약군 △아스피린군(1일 75mg) 또는 위약군 △비타민D군(한 달 6만IU) 또는 위약군 등에 무작위 배정됐다. 이와 함께 폴리필+아스피린 병용군과 위약+위약군 비교도 이뤄졌다. 

이들을 대상으로 인지 변화를 확인하고자 등록 당시와 2년 그리고 연구 종료 시 △경도인지장애를 평가하는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 △정신운동속도, 주의력, 실행기능 등을 확인하는 숫자-기호 대체 검사 △주의력을 평가하는 기호잇기 검사 등을 진행했다. 기능 변화는 환자 보고에 따라 일상 활동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일상활동 표준평가(SAGEA)로 확인했다.

5년 추적관찰 결과, 실질적인 인지 저하가 나타난 환자 수는 폴리필군 356명, 위약군 328명으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치매는 폴리필군 2명, 위약군 4명에게서 보고됐다. 

인지 저하 예방 측면에서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과 달리, 기능 평가에서는 폴리필의 혜택이 확인됐다.

추적관찰 동안 평균 SAGEA 점수는 폴리필군 0.06점, 위약군 0.15점 늘었고 폴리필군이 의미 있게 기능 저하가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이와 마찬가지로 폴리필+아스피린군의 평균 SAGEA 점수는 0.01점 증가해, 0.14점 늘어난 위약+위약군보다 기능 저하가 유의하게 늦었다(P=0.01).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Jacqueline Bosch 교수는 논문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은 아스피린 병용 여부와 관계없이 폴리필을 복용해도 인지 저하가 지연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폴리필은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것과 연관됐다"고 결론 내렸다. 

폴리필, 인지에 미치는 영향 적었던 이유는?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인지 저하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근거가 쌓였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서 폴리필이 인지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난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인지에 미치는 심혈관 개선 효과가 중등도 수준이라 잠재적 혜택을 감지하기엔 적절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또 인지평가가 인지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할지라도, 확실한 심혈관질환이 없는 인구에서는 초기 변화가 평가에서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연구팀은 작은 인지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장기간 추적관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정리했다. 

Bosch 교수는 "폴리필로 여러 가지 위험요인을 동시에 관리해 인지 저하를 지연시킬 수 있길 희망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1차 예방 인구가 인지 저하 고위험군이 아님을 알게 됐다"며 "다양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관리가 인지 저하를 예방하지 못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 단, 오래전부터 기능평가가 인지평가보다 개인별 변화를 보여주는 더 나은 척도라고 생각했기에 이번 결과가 흥미롭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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