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연구팀, AHA 2020에 RIVER 연구결과 발표
리바록사반은 사망, MACE 등 위험 낮추는데 와파린에 비열등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경구용 항응고제(DOAC) 리바록사반(자렐토, 바이엘/얀센)이 생체인공판막(bioprosthetic mitral valve)을 이식받은 심방세동·조동 환자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브라질 HCor 연구소 심장병원(Research Institute HCor, Heart Hospital) Otavio Berwanger 국장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리바록사반 제조사 바이엘이 후원한 RIVER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생체인공판막을 이식받은 심방세동·조동 환자에서 리바록사반과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 와파린을 비교했을 때, 두 치료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리바록사반은 와파린에 비열등성을 보였지만 우수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Berwanger 국장은 연구 디자인을 설명하면서 "이전에 DOAC을 와파린과 비교한 연구들은 200명 이하의 생체인공판막 환자를 포함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생체인공판막을 받은 심방세동·조동 환자에 DOAC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토한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HCor 연구소 심장병원(Research Institute HCor, Heart Hospital) Otavio Berwanger 국장은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RIVER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AHA 2020 갈무리.
브라질 HCor 연구소 심장병원(Research Institute HCor, Heart Hospital) Otavio Berwanger 국장은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0)에서 RIVER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출처: AHA 2020 갈무리.

RIVER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생체인공판막 심방세동 환자에 와파린이 표준치료이며 리바록사반과 같은 경구용 항응고제는 오프라벨 대안으로 사용됐다. 

특히 생체인공판막 환자군에 대한 경구용 항응고제 연구가 없어 이런 특정 환자군에 최적의 치료전략이 명확하지 않았다.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임상에서는 대부분의 생체인공판막 심방세동 환자는 와파린 치료를 받는다. 

이에 연구팀은 브라질 의료기관 49곳에서 생체인공판막을 이식받고 심방세동·조동이 있는 1005명의 환자를 오픈라벨 비열등성 연구에 모집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60세였으며 60%는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무작위 배정되기 최소 48시간 전에 생체인공판막 이식을 받은 환자를 포함했으며 이들의 평균 CHA2DS2-VASc 점수는 2.6점, 평균 HAS-BLED 점수는 1.6점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를 ▲1일 1회 리바록사반 20mg 또는 ▲와파린(국제표준화비율 2.0~3.0)을 복용하도록 각 군에 배정했다. 

연구팀은 1년 시점에서 각 군에서 발생하는 사망, 주요 심혈관 사건(뇌졸중, 일시전 허혈발작, 전신색전증, 판막혈전증, 심부전에 의한 입원), 주요 출혈 사건을 1차 목표점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리바록사반군은 무작위 배정받은 이후 1년 이내 1차 목표점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평균 347.5일이 걸렸다. 와파린군도 1차 목표점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340.1일이 걸렸다. 

347.5일과 340.1일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리바록사반이 선호되는 7.4일의 차이가 나타나 리바록사반의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조건이 갖춰졌다(P<0.001 for noninferiority).

심혈관 사망 또는 혈전색전증을 포함한 2차 목표점에서도 유사하게 리바록사반이 선호되는 데이터가 나타났지만 두 그룹간 통계적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3.4% vs 5.1%, HR 0.65, 95% CI 0.35-1.20). 

다만 리바록사반에서 뇌졸중 발생률이 더 낮았다(0.6% vs 2.4% HR 0.25, 95% CI 0.07-0.88). 하지만 연구팀은 이에 대해 사건 밸생 수가 적고 신뢰구간이 넓은 등의 편견요소가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를 요구했다. 

Berwanger 국장은 "2차 목표점에서도 유사하게 리바록사반이 선호되는 데이터가 나왔지만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뇌졸중 발생은 와파린군보다 리바록사반군에서 더 낮았으며 판막 혈전증, 총출혈 등의 안전성 사건 관해서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출혈 발생에 대해서도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1.4% vs 2.6%, HR 0.54, 95% CI 0.21-1.35). 리바록사반군에 두개 내 출혈 또는 치명적 출혈 사건은 없는 반면 와파린군은 두개 내 출혈 5건, 치명적 출혈 2건이 있었다. 이외 중증 이상반응은 두 그룹간 유사했다(5.8% vs 6.9%). 

또한 하위분석을 진행한 결과, 연구에 포함된 3개월 이내 생체인공판막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 18.8%는 와파린으로 치료받은 환자보다 1차 목표점 사건이 평균 35일 이후 나타났다(6.4% vs 18.9%, HR 0.31, 95% CI 0.12-0.79). 

이에 연구팀은 3개월 이내 생체인공판막을 받은 환자군에 리바록사반이 와파린보다 "통계적 및 임상적으로 우수하다"고 하면서도 추가 대규모 연구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erwanger 국장은 "RIVER 연구결과는 이전 핵심 DOAC 연구인 ROCKET 등의 결과와 일치하며 생체인공판막 환자의 치료법을 제시한다"면서 "특히 3개월 이내 승모판막을 교체한 환자의 하위분석에서 리바록사반이 통계적 또는 임상적 우수성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오픈라벨 디자인이라는 제한점을 언급하고 이번 결과가 대동맥 판막 위치에 생체인공판막 또는 승모판 협착, 기계판막 환자에 적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제한점으로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보영 교수(심장내과)는 메디칼업저버의 평가요청에 "경구용 항응고제는 조직판막 심방세동 환자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면서 "외국 가이드라인은 경구용 항응고제를 이런 환자군에 제한적 허가를 하고 있다. 특히 인공판막 심방세동에는 금기됐지만 생체인공판막 심방세동에는 경구용 항응고제는 권고도 금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경구용 항응고제를 조직판막 심방세동 환자에 전반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여태까지 경구용 항응고제와 와파린을 직접 비교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데이터가 유의미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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