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유전자 돌연변이 종류에 따른 고지혈증 치료제 효과 분석 연구
고지혈증 약제 치료 개발 시 개인별 정밀치료에 도움 줄 것으로 기대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들의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라 환자 치료에 쓰이는 고지혈증 약제 효과가 최대 3.7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이상학 교수(심장내과)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 11월에 Scientific Reports(IF 3.998)에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에서 유전적 특징과 지질강하 치료 효과의 관계(Genetic characteristics and response to lipid-lowering therapy in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GENRE-FH study)'라는 주제로 게재했다고 8일 밝혔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여있는 상태를 말하며 여러 고콜레스테롤혈증 중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단일유전자 돌연변이 질환 중 제일 흔한 질환이다.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련된 △LDL 수용체(LDLR) 유전자 △아포지단백(APO) B 유전자 △PCSK9 유전자에 이상이 발생해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국민 500명에 1명꼴로 발병하며, 환자의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혈액 검사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 이상으로 나오며, 정상 수치(130 미만)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약 10배까지 높으며, 젊은 나이에 생긴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이상학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등록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고지혈증 치료제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치료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약제(스타틴, 에제티미브, 콜레스티라민)와 신약으로 도입된 PCSK9 억제제인 '에볼로쿠맙'까지 포함했다.

연구팀은 학회에 등록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146명 중 적극적인 고지혈증 표준치료를 받고 6개월 이상 추적한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했다. 

치료 효과 기준은 각 약제 용량별로 콜레스테롤 예상 강하수치 중 몇 %를 달성했는지로 정의했다.

또한 한국인에서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4개의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4-SNP)에 기반을 둔 점수가 약제 효과와 관계가 있는지도 분석했다.

분석결과 '약제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예상치의 82.8%,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는 95.3%를 나타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가 약 13%가량 약제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콜레스테롤 목표치 달성률'은 LDL 수용체(LDL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0%, 아포지단백(APO) B 유전자나 PCSK9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는 33%를 나타냈다.

돌연변이가 심한 정도에 따른 약제 효과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심한 LDL 수용체(LDLR) 돌연변이 보유자(단백질 기능이 거의 없는 null 돌연변이)는 약제 효과가 예상치의 76.9%로, 약한 LDLR 돌연변이 보유자(88.6%)보다 약제 효과가 약 12%p 낮았다.

특히, 신약으로 도입된 PCSK9 억제제(에볼로쿠맙)도 심한 돌연변이 보유자는 '약제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제 효과'가 예상치의 38.4%, 약한 돌연변이 보유자는 141%로 3.7배가량 차이가 났다. 

아울러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주는 4개의 단일염기 다형성(4-SNP) 점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약제 효과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고지혈증 약제 치료는 매우 중요하고 심혈관질환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다른 환자에 비해 효과가 별로 없는 일부 환자가 있을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환자의 유전형에 따라서 약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지혈증 약제 치료를 할 때 개인별 정밀치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