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대구서 인공신장실 폐쇄 없이 코로나19 효과적으로 차단 과정 공개
치료 지침을 공유 관련 논문 미국신장학회지에 게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지난 2월부터 대구에서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됐을 때, 대한신장학회과 특별 코로나19 대응팀을 조직해 인공신장실 내 2차 감염병 전파를 억제한 방법들이 공개됐다.  

신장학회(이사장 양철우)는 지난 13일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팀이 팬데믹 동안 인공신장실 내 무더기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인공신장실에서 시행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지침을 미국신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발표했다.

지난 2월 19일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대구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14일까지 11개 인공신장실에서 11명의 혈액투석 환자와 7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됐다. 

대구시의 인공신장실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 발생 양상. 인공신장실은 다수의 환자에게 집단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시행하게 되므로 소수의 확진자가 발생해도 밀접 접촉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대구시의 인공신장실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 발생 양상. 인공신장실은 다수의 환자에게 집단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시행하게 되므로 소수의 확진자가 발생해도 밀접 접촉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경북의대 조장희 교수·영남의대 강석휘 교수·한림의대 이영기 교수들이 이끈 국내 연구팀은 인공신장실 지침과 이에 따른 각 인공신장실과 대응팀의 활동이 인공신장실 내 2차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팀은 각 인공신장실의 환자와 의료진에 대해 시행한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밀접 접촉자들에게 즉각적인 코로나19 PCR 검사를 시행하고 4명의 추가 확진자를 확인했다. 

음성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14일간 코호트격리투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302명의 밀접 접촉자 중 2명의 의료진만이 2차 감염인 것으로 확인돼, 0.66%의 매우 낮은 2차 감염 전파율을 보고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모든 밀접 접촉자에 대해 즉각적인 PCR 검사를 시행하여 추가적인 확진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인공신장실과 보건당국의 상호 협조를 통해 음성환자를 코호트격리투석 유지를 했다는 점이다. 

인공신장실의 코호트격리투석 순서도. 역학조사로 확인된 밀접 접촉자 전수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 추가 확진자를 선별한 후에 코호트격리투석을 시작한다. 코호트격리투석 기간에는 발열이나 증상을 보인 대상자에게 즉각적인 검사를 시행한다. 코호트격리투석 대상자들은 13일째에 다시 확진 검사를 받아서 음성 결과를 확인하고 14일째에 코호트격리투석을 종료한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인공신장실의 코호트격리투석 순서도. 역학조사로 확인된 밀접 접촉자 전수를 대상으로 즉각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 추가 확진자를 선별한 후에 코호트격리투석을 시작한다. 코호트격리투석 기간에는 발열이나 증상을 보인 대상자에게 즉각적인 검사를 시행한다. 코호트격리투석 대상자들은 13일째에 다시 확진 검사를 받아서 음성 결과를 확인하고 14일째에 코호트격리투석을 종료한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결론적으로 적절한 인공신장실 대응지침, 신속한 PCR 검사를 통한 환자의 조기 발견, 인공신장실·학회·보건당국의 상호 협조와 지속적인 감염병 감시 등의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인공신장실을 폐쇄하지 않고 코로나19 2차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면역력이 저하돼 폐쇄된 공간인 인공신장실에서 집단적으로 투석치료를 받아 감염병에 취약하다. 

대한신장학회는 2015년 메르스 유행 동안에 투석환자 확진자를 통해서 인공신장실 메르스 대응지침을 만든 겸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지침이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한신장학회 인공신장실 COVID-19 대응지침 주요 내용
1) 인공신장실 내 의료진과 환자들은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환자 간 접촉을 최  소화하기 위해 대기실을 폐쇄한다. 

2) 인공신장실에 들어오기 전에 체온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고,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입실한다. 발열이 있다면 인공신장실을 방문하지 않고 미리 의료진에게 알린다. 

3) COVID-19가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는 음압실에서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4) 밀접접촉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코호트격리투석을 시행하며, 매일 체온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한다. 코호트격리투석이란 밀접 접촉자들을 다른 환자들과 분리해 별도의 시간에 따로 모아 투석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5) COVID-19 유행기간 동안 병원 간 환자 이동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비상대응위원회의 조직도.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의 신장내과 의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공신장실 COVID-19 비상대응팀이 전체 비상대응위원회를 지휘하면서 인공신장실 COVID-19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비상대응위원회의 조직도. 대한신장학회와 대한투석협회의 신장내과 의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공신장실 COVID-19 비상대응팀이 전체 비상대응위원회를 지휘하면서 인공신장실 COVID-19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사진 제공: 대한신장학회.

학회는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지침은 각 투석기관에 배포돼 코로나 감염시 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며 학회에서는 코로나19 관련 핫라인을 구축해 불시에 코로나 감염이 인공신장실에 발생했을 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대한신장학회 투석이사 이영기 교수(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는 "인공신장실에 코로나 환자가 발생시 당황하지 말고 COVID-19 진료지침을 충실히 따르고 학회와 상호협력을 통해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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