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처방 목표 설정하려면 '강력한' 의사 유인책 필요
의약품 처방 목표 설정하려면 '강력한' 의사 유인책 필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0.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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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 효율화 방안' 최종보고서
공급 측면과 수요 측면에서 모두 정책 추진해야…국내는 수요 측면 정책 상대적으로 약해
연구팀, 수요 측면 중 의사 처방에 관한 인센티브 정책으로 지출 효율화 꾀하는 방식 제안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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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고가 신약 등 건강보험 내 약제비의 지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불제도뿐만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의 정책을 적극 추진해 자발적 행태를 변화하게 하는 것이 핵심 요소 중 하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물론 자발적 행태 변화는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돼야 하며 특히, 처방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효율화 방안 연구'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심평원이 모집한 외부 위탁 연구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연구책임자 박실비아)이 맡아 진행했다.

연구팀은 약제비의 합리적인 지출 구조 설계를 위한 정책 방안을 크게 공급자 측면(약가제도 방안)과 수요자 측면(의사 및 환자 관련 방안)으로 나눠 분석했다.

공급자 측면은 약가 정책 등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을 의미하고 수요자 측면은 의약품을 선택하는 의사와 약사, 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인데 국내의 경우 약가 관리 중심으로 약제비 정책을 운영해 수요 측면의 정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의사는 의약품을 처방하는 주체로서 약제비 지출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대로 된 정책이 작동하려면 의사가 의약품 처방에서 대체 가능한 의약품 중 가급적 저렴한 의약품을 선택하도록 하는 기전이 정책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판단이다.

우선, 연구팀은 약제비 지출의 효율화를 위해 사용이 촉진돼야 할 의약품의 목록을 사전에 작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러한 의약품이 의사별 또는 의료기관별 처방에 포함될 양적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임상적으로 대체 가능한 약제 중 저렴한 성분 또는 제품이 있을 경우 이들 제품이 의사(의료기관)의 전체 처방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의 달성과 관련해 의사(의료기관)에게 재정적 인센티브 등의 편익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가급적 사용을 억제해야 할 의약품이 있다면 이를 처방하는 조건을 엄격하게 설정하거나 처방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관리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단지 이 같은 처방 목표와 가이드라인이 의사의 처방 행태에 영향을 미치려면 그 목표나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사들이 동의해야 하는데 단순히 특정 약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처방 목표에 포함한다면 부정적인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는 한계를 우려했다.

결국, 이 한계를 극복하고 처방 행태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려면 의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처방 목표나 가이드라인을 바꿀 만큼 편익(인센티브)이 상당히 커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많은 의사들이 처방 목표나 가이드라인을 따름에 따라 인센티브 지급 총 규모가 커지면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 오히려 지출이 커질 수 있다"며 "하지만 그 처방 목표가 의료체계 내에서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목표라면 단기적으로 비용이 들더라도 궁극적인 낭비를 줄이기 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약가가 특히 낮은 제품 선택 시 환자에게도 재정적 이익 제공

또 다른 수요자 측인 환자에 대해서도 재정적인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자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동일 제제 내에서 약가가 특히 낮은 제품(최저 가격 또는 평균 가격의 절반 이하 등)을 선택하는 환자에게 본인부담금 면제 또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자는 것이다.

약제급여 당국이 이 같이 특별한 이익이 제공되는 의약품의 목록을 주기적으로 작성해 환자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의사에게도 목록을 제공해 처방 시 참고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환자가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할수록 제약기업에서 약가를 낮추려는 동기가 강해진다는 논리에서 착안한 방법이다.

연구팀은 “환자가 얻게 되는 이익은 본인부담금의 대폭 감면이나 전면 면제가 있을 수 있는데 본인부담금 감면의 편익이 크지 않은 환자가 있다면, 별도의 적립금을 부여해 사후에 이를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 중 하나다”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이어 “의약품 조제 영수증에서는 약값의 상세 내역을 제공하고 보험자가 목록에서 제공한 특히 저렴한 제품을 선택할 경우 절감할 수 있는 비용 또는 받을 수 있는 적립금을 표시해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해도 차츰 동기를 갖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체 가능한 제네릭이 다수 존재하는 일부 약에서 참조가격제를 적용해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증가시키는 등의 방법도 제안했다.

건강보험 당국에서 제네릭 등재 후 시간 및 제품 수를 기준으로 참조가격제를 시행할 약품군을 결정하고 이 약들에서 환자가 참조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제품을 조제받아 구매하는 경우, 참조가격과 상한가격의 차이를 전액 본인부담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환자가 참조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본인부담이 지금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으나 제약기업들이 약가를 자발적으로 참조가격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고, 대체 가능한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하므로 환자의 접근성은 심각하게 저해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참조가격을 동일 제제 평균 가격보다 낮게 설정한다면 기업들이 약가를 새로 낮추지 않아도 전체적인 환자의 편익은 증가할 수 있다”며 “처방 약제비를 지불할 때 비용을 의식하도록 해 효율적 지출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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