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식 취재부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잠시 느리게 돌아가는 듯했던 정부의 초시계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수많은 뉴스가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씩 쏟아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코로나19 관련 소식에 대한민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국민이 제일 관심을 갖는 것은 다른 그 어떤 분야보다도 의료계에서 전해지는 객관적인 임상 정보와 조언들이라고 생각된다.

다르게 말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데 있어 의료계 즉, 의사들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질병이고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의사의 대표단체라고 인식된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발표한 대정부 입장은 국민들이 기대고 싶은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했다.

지금 의협이 자문단에 비선 전문가 있다고 얘기할 때인가?

의협이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정부가 뒤늦게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했다든가,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려고 협력하거나 노력하지 않았다든가 등의 의견은 차치하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자문단에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특정 종교 단체의 책임으로 사태를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등의 주장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의협이 적극 나서서 외칠 주장이었을까.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누군가는 의협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일 공산이 있는 내용들이다.  

국민들이 진정 의협에게 듣고 싶었던 단어는 '경질, 비선, 종교단체, 중국'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는 굳이 의협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 다른 단체에서 의혹 및 논쟁거리로 수없이 오르내리는 얘기들이다.

이 중에는 가짜뉴스도 섞여 있다.

의협이 이런 주장을 하면 안된다는 뜻이 아니다. 현 상황에 적절했느냐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뿐.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부가 전국 의료인에게 SOS를 요청한 날이다.

정부의 협조 요청에 열일 제쳐두고 대구 지역으로 향한 의료인의 현황을 파악하면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의 상황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동료들이 피해입고 있는 것은 없는지, 방역당국의 지원에 구멍이 뚫린 곳은 없는지 등을 우선 확인해 정부를 질타하겠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다행히 의협은 기자회견 2일 후인 26일, 코로나19 대책본부를 구성해 대구 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의협은 '우리는 국민건강수호의 최전선입니다'라고 말한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부의 현 방역체계와 코로나19 이전에 추진한 보건의료 정책들에 있어서 비록 성토하고 싶은 점이 있어도 지금은 '국민건강수호의 최전선'에 든든히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때다.

언젠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에 만약 정부가 의료계의 희생과 노력을 모르는 척 한다면 자신들이 기댔던 의사들의 모습, 그리고 의협의 모습을 국민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의료계의 헌신을 잊지 않는다. 아니 잊지 못한다.

국민은 '경질과 비선'을 외치는 '의협'이 아닌 '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의협'의 어깨에 기대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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