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19]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 효능·안전성 평가한 SUSTAIN-8·10 결과 공개
카나글리플로진·리라글루타이드보다 당화혈색소·체중 조절 혜택 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제품명 오젬픽, 이하 세마글루타이드)가 다른 항당뇨병제와의 맞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임상 3b상인 SUSTAIN-8과 SUSTAIN-10 연구 결과가 17일에 공개됐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는 SGLT-2 억제제인 카나글리플로진(제품명 인보카나), GLP-1 제제인 리라글루티아드(제품명 빅토자)보다 혈당뿐 아니라 체중 조절 효과가 우월했다.

다만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은 다른 항당뇨병제보다 세마글루타이드에서 흔하게 나타나 안전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SUSTAIN-8과 SUSTAIN-10 연구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각각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와 Diabetes & Metabolism 온라인판에 실렸다. 

SUSTAIN-8, 카나글리플로진보다 당화혈색소 0.5%p·체중 1.1kg ↓

SUSTAIN-8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카나글리플로진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한 이중맹검 무작위 임상 3b상이다.

최근 임상에서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의 처방이 늘고 있지만 두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가 드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17년 3월~2018년 11월에 11개국 111곳 의료기관에서 매일 메트포르민을 복용하지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 총 788명이 연구에 모집됐다.

이들은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1.0mg 투여군(세마글루타이드군, 394명)과 카나글리플로진 매일 300mg 복용군(카나글리플로진군, 394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연구를 모두 마친 환자는 각각 367명과 372명이었다.

최종 결과, 52주째 평가한 당화혈색소와 체중 모두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카나글리플로진군보다 유의하게 개선됐다.

먼저 평균 기저치 당화혈색소(8.3%) 대비 치료 52주째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군이 1.5%, 카나글리플로진군이 1.0% 감소해, 세마글루타이드 투여로 0.5%p가량 당화혈색소 조절 혜택을 더 얻을 수 있었다(P<0.0001). 

또 혈당조절목표인 당화혈색소 7.0% 미만에 도달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군이 66.1%로 카나글리플로진군(45.1%)보다 많았다. 

이와 함께 치료 52주째 체중은 평균 기저치 체중(90.2kg)과 비교해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카나글리플로진군보다 약 1.1kg의 추가적인 감량 혜택이 나타났다(각각 -5.3kg vs. -4.2kg; P=0.0029).

체중을 10% 이상 감량한 환자도 세마글루타이드군이 카나글리플로진군보다 많았다(각각 22.3% vs. 8.9%).

안전성 평가에서는 치료에 따라 흔하게 보고되는 이상반응이 달랐다. 구역 등의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은 세마글루타이드군(47%)에서, 감염은 카나글리플로진군(35%)에서 더 많이 확인됐다.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조기 중단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군 10%, 카나글리플로진군 5%였다. 치료제가 원인은 아니지만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발생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1명으로 보고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Ildiko Lingvay 교수는 "지금까지 GLP-1 제제와 SGLT-2 억제제를 직접 비교한 헤드투헤드(head-to-head) 연구는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결과는 메트포르민을 복용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세마글루타이드가 혈당과 체중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치료옵션임을 시사한다. 임상에서 항당뇨병제를 선택할 때 이번 연구가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 전경(이미지출처: EASD 홈페이지).
▲16~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 전경(이미지출처: EASD 홈페이지).

SUSTAIN-10, 리라글루타이드보다 강력한 치료제로 자리매김

세마글루타이드는 또 다른 GLP-1 제제인 리라글루타이드와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오픈라벨로 진행된 SUSTAIN-10 연구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의 당화혈색소, 체중 조절 효과가 리라글루타이드보다 더 크다는 결과지를 받은 것이다.

연구에는 1~3가지 경구용 항당뇨병제로 치료받지만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77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세마글루타이드 주 1회 1.0mg 투여군(세마글루타이드군)과 리라글루타이드 1일 1회 1.2mg 투여군(리라글루타이드군)에 1:1 무작위 분류됐다.

그 결과 평균 기저치 당화혈색소(8.2%)와 비교해 치료 30주째 당화혈색소는 세마글루타이드군이 리라글루타이드군보다 약 0.7%p 더 감소했다(각각 -1.7% vs. -1.0%; P<0.0001).

당화혈색소 7.0% 미만에 도달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군 80%, 리라글루타이드군 46%로,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목표 도달률이 높았다.

뿐만 아니라 세마글루타이드군은 리라글루타이드군보다 3.8kg가량의 체중 감량 혜택을 더 얻을 수 있었다(P<0.0001). 기저치 평균 체중(96.9kg) 대비 치료 30주째 체중은 세마글루타이드군 5.7kg, 리라글루타이드군 1.9kg 감소한 것. 

아울러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세마글루타이드군 19%, 리라글루타이드군 4%로 조사됐다.

다만 같은 GLP-1 제제임에도 불구하고 위장관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세마글루타이드군에서 더 높았던 점은 흠 아닌 흠이었다(세마글루타이드군 43.9% vs. 리라글루타이드군 38.3%).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세마글루타이드군(11.4%)이 리라글루타이드군(6.6%)보다 많았다.

영국 클리프턴메디컬센터(Clifton Medical Centre) Matthew Capehorn 박사는 "세마글루타이드는 리라글루타이드보다 당화혈색소 조절, 체중 감량 측면에서 상당한 혜택이 있었다"면서 "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 진행 중인 치료만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위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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