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19]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현재 표준 치료보다 더 효과적
빌다글립틴 병용요법,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장기적 혈당 조절 개선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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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제2형 당뇨병 환자 초기 치료부터 항당뇨병제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전략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보다 장기적인 혈당 조절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VERIFY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DPP-4 억제제인 빌다글립틴(상품명 가브스)+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을 진행했을 때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대비 혈당 조절 실패율이 낮았다. 

이번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제55차 연례학술대회(EASD 2019)에서 발표됐고 동시에 The Lancet에 실렸다. 

현재 제2형 당뇨병에 권장되는 1차 치료전략은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이며, 혈당 조절에 실패한 경우 병용요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전략의 패러다임이 변화할지 학계의 관심이 모인다. 

연구에는 2012년 3월~2014년 4월 34개국 254개 의료센터에서 모집된 2001명의 환자가 포함됐다. 

환자들을 치료 초기부터 빌다글립틴(50mg 1일 2회)+메트포르민(환자 내약성에 따라 1000, 1500 또는 2000mg) 병용한 군(병용요법군, 998명)과 메트포르민(환자 내약성에 따라 1000, 1500 또는 2000mg)만 복용한 군(단독요법군, 1003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치료 기간은 5년으로, 13주 간격으로 측정한 환자들의 당화혈색소에 따라 총 3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1단계는 전체 환자군을 병용요법군과 단독요법군으로 무작위 분류한 단계로, 이때 단독요법군 중 2회 측정한 당화혈색소가 7.0% 미만으로 유지되지 않는 환자는 빌다그립틴을 병용하는 2단계를 진행했다. 만약 병용요법으로도 혈당 조절에 실패한 환자에게는 인슐린을 추가하도록 했다(3단계). 

1차 효능 종료점은 무작위 분류 후 치료 실패까지 걸린 시간으로 설정했다. 치료 실패는 1단계에서 연속 2회 의료기관 방문 시 측정한 당화혈색소가 7.0%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총 1598명(79.9%)의 환자가 5년간 진행된 연구를 완료했다. 병용요법군은 811명(81.3%), 단독요법군은 787명(78.5%)이었다.

최종 결과, 병용요법군은 단독요법군과 비교해 치료 실패율이 낮았고 치료 실패까지 걸린 시간이 길었다.

구체적으로 1단계에서 치료 실패율은 단독요법군이 62.1%(614명), 병용요법군이 43.6%(429명)이었다. 

치료 시작 후 치료 실패까지 걸린 시간(중앙값)은 단독요법군이 36.1개월이었지만 병용요법은 이보다 긴 61.9개월로 조사됐다.

게다가 치료 실패 위험은 병용요법군이 단독요법군보다 절반가량 낮아, 치료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조절하면 유의미한 혈당 조절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HR 0.51; P<0.0001).

아울러 두 치료군 모두 예상하지 못했거나 새로운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사망 사례도 없어, 안전성및 내약성이 좋았다.

이어 단독요법군 중 치료 실패 후 병용요법을 진행(2단계)한 환자군과 초기 병용요법군을 비교했고, 이 결과에서도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치료 실패 위험을 26% 더 낮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결과를 통해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실패 후 치료를 강화하는 순차적 치료법보다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치료전략이 더 우수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병용요법을 진행하면 두 약물의 보완적인 작용 메커니즘 때문에 장기간 혈당 조절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를 진행한 EASD 회장인 영국 옥스퍼드대학 David Matthews 교수는 "VERIFY 연구는 치료 초기에 목표 혈당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UKPDS(UK Prospective Diabetes)와 같은 이전 연구 결과에서는 강력한 혈당조절군에서 혈관 합병증 위험이 감소하고 그 효과가 연구 종료 후 10년 이상 유지되거나 강화되는 '레거시 효과(legacy effect)'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는 표준치료인 메트포르민 단독요법보다는 항당뇨병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했을 때 혜택이 크고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됐다"며 "당뇨병 진단 후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 혈당을 강력하게 조절하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되면서 향후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을 것"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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