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 인준하고 비대위 재구성,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강조
지역 전공의 의견 반영 위한 ‘지역협의회장 체계’ 도입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을 공식 인준받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선출을 공식 인준받았다.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의 선출을 공식 인준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단 전 비대위원장과 달리, 정부와의 협상을 강조하는 새 지도부 체제에서 의정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대전협은 28일 서울시의사회 5층 강당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새롭게 구성된 비대위 지도부를 추인,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총회에 들어서기 전 한 비대위원장은 "오늘의 이 자리는 전공의들의 진정한 뜻을 반영하고 의료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되 모든 결정과 판단은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전공의 대표 175단위 중 참석 130단위가 참석하고, 그 중 찬성 105단위, 반대 2단위, 기권 23단위로 한 비대위원장 선출을 공식 인준됐다. 

총회는 서울대병원 김동건 전공의 대표, 세브란스병원 김은식 전공의 대표, 고려대의료원 박지희 전공의 대표 등 7인을 위원으로 선출해 지도부를 구성했다. 또 비대위 산하에 사무지원국을 함께 둘 예정이다. 

또 그간 빅5병원 전공의 중심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전공의들의 의견을 두루 반영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병원 대표 중심으로 지역협의회장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을 7개 지역단위로 나누고 각 지역별 회장이 지역 내 의견을 수렴해 운영 방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서울 동부권은 한양대 박상현, 서울 서부권은 세브란스 김은식, 경기/인천/강원/제주권은 분당제생병원 김국원, 충북/충남/대전은 충남대병원 송보근, 전북/전남/광주권은 전북대병원 박찬하, 부산/울산/경남은 양산부산대 주병욱 사직 전공의가 지역협의회장을 맡는다. 

새 지도부는 전임 박단 비대위체제와 달리 의료정상화와 투명한 소통 등에 방점을 찍고 운영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전협이 28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새 지도부 구성을 인준했다.
대전협이 28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새 지도부 구성을 인준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신뢰를 세우기 위해 지역위원장 체계를 통해 모든 병원의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통해 의료 정상화라는 공동 목표를 회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대화에 전향적 입장···새정부 인사와 맞물려 기대감 

새 집행부는 정부와의 대화와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 새 지도부는 "회원들 사이에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 국회와 전향적 대화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포함해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와의 교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위별 수련 현황, 입대 현황 등 정확한 자료를 기반으로 정부, 국회와 대화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대의원과 지역협의회장 외에도 전체 회원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수렴하고 확인하는 소통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 새 지도부는 앞서 전공의 7대 요구안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 방안 재검토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와 제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으로 축소해 제시한 바 있다.

대전협의 이 같은 태도 전환은 정부의 새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과 맞물려 의정갈등 해결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통령실은 29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질병관리청 정은경 전 청장, 복지부 2차관에 한국공공조직은행 이형훈 은행장을 임명했다.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공의·의대생과 정부 간에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전국 수련병원 211곳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7월 말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공의대 설립 등 새 정부의 공약 사항과, 일부 전공의들이 요구한 가을 추가 국시 운영 및 수련 특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전협의 구체적인 대정부 요구안은 향후 대전협과 정부, 국회가 3자 논의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총회는 앞서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대전협 임시총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임 박단 비대위원장이 24일 자신의 SNS로 사퇴를 선언하자, 같은 날 서울아산병원 한성존 전공의 대표, 세브란스병원 김은식 전공의 대표, 서울대병원 김동건 전공의 대표, 고려대의료원 박지희 전공의 대표 등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26일 온라인 임시총회 및 28일 총회를 소집했다. 

그들은 임시총회 소집문에서 "지금의 상태가 지속할수록 피해를 입은 전공의들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더 이상의 파행을 막고 대한민국의 무너진 의료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서 2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비대위원장의 소통 부재를 비판하며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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