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목소리 반영 환영하나, 특정 직역⋅직군 위주 회무 편중 우려
의대정원 문제, 의협 대안 내놓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의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참여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경험 부족으로 인한 의협 회무에 시행착오가 생기거나, 특정 직역⋅직군 위주로 회무가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황규석 회장은 6일 의협출입전문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2000년 의약 분업은 당시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협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며 "이제 전공의들이 투쟁의 주역으로 의협 회무에 합류했고, 오는 4월 정기총회에서 있을 의대생 준회원 논의도 이뤄진다. 전향적이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협 회무가 젊은 의사들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중요하나, 의료정책과 의협 회무는 또 다른 문제"라며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일부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면 과거의 불행한 전철을 되풀이 할 수 있다. 과거 회무 경험 부족으로 겪었던 시행착오가 이번 집행부에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이번 집행부에는 의협 회무를 경험한 상근부회장도 있고, 의협 회무를 잘 아는 부회장들과 이사들이 다수 포진돼 있어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의협의 의료정책 대응이 의대정원 문제에 매몰돼 다른 현안들을 놓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의협과 의사들이 의대증원 반대에만 집중하는 사이 '문신법'과 '대체조제' 등 실제 진료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를 통과하려 하고 있다"며 "의대증원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정책들에 대한 현실적 대응도 시급하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서도 의협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지금처럼 대화를 미룰 것이 아니라 의협이 나서 구체적인 대안을 정부에 제시하고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의협과 대전협은 정부가 올해 의대교육 마스터플랜을 내놓기 전까지는 내년 의대정원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황 회장은 "전략적인 선택임을 알지만, 길어진 의료사태에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특히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지금의 불확실성"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절차상 2월 안에 내년 의대정원에 대한 가시적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며 "이 시간을 허비한다면 탄핵이라는 아픈 과거를 거쳐 출범한 새 집행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리고 결정된 안에 대해서는 그들의 대표가 아니라 전공의와 의대생 전체의 동의를 구하라고 주문했다.

황 회장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스스로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그 중에는 침묵하고 있는 다수가 많은데, 그들은 목소리를 낼 기회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 커뮤니티 의료 모델 구축 성공 평가, 지자체 연계 활동 강화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간 서울시의사회의 사업과 올해의 계획도 소개됐다. 황 회장은 오는 4월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식에서 그는 많은 일을 해보겠다는 의지에서 집행부에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서울시의사회가 이뤄놓은 일이 적지 않다. 특히 지역 커뮤니티 의료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사회 내 '서울시의사회 지역의료연구회'를 만들고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사업 △방문진료 시범사업 △장애인 주치의 사업 등 돌봄 의료 사업의 적용을 논의했다.

또 지역 개원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료 돌봄 이야기' 심포지엄을 지난해 2회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4차례 간담회를 갖고, 지역 노인 의료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예방접종 확대와 방문진료 필요성 등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연구 논문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해당 논문을 서울시에 제출해 관련 사업 예산 등을 확보하려 한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의료는 최고의 복지인 만큼, 지역 의사회 중심의 복지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자체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6월 초 서울시 '쉬엄쉬엄 한강 축제'와 '서울시의사의 날'을 융합해 함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을에는 '(가칭)서울 K-Beauty EXPO'라는 국제 학술대회 및 박람회도 공동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EXPO 경우 지역의 의료상권과 의사회 수익 등에도 긍정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황 회장은 "그간 열심히 뛰었는데, 기대보다 좋은 결과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도 있었다"며 "올해는 더욱 열심히 뛰어볼 생각이다"고 신년 회무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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