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협 조사, 복무 기간 24개월 축소 시 의대생 95% 공보의 근무 희망
46년 전 배치 기준 여전, 일 평균 환자 5명 이하 보건지소 약 65%

대한공중보건의사의회 이성환 회장은 22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보의 제도 존속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대한공중보건의사의회 이성환 회장은 22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보의 제도 존속의 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의대생들의 현역 입대 선호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공중보건의사 제도의 존속을 위해서는 군의관과 공보의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고, 배치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공중보건의사의회 이성환 회장은 22일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대공협의 목표는 공중보건의사제도의 유지를 통한 의료취약지의 보호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군복무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군복무 의무를 가진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공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복무기간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비율이 99%로, 군의관 또는 공보의 지원 희망 의대생은 29.5%에 불과했다"며 "25학번을 제외한 복무의무 의대생은 약 1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를 기준으로 산출하면 앞으로 1년간 현역 입대자는 5120명 증가한 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경우 공보의 제도 존속이 어렵지만, 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공보의 근무 희망 비율이 94.7%로 증가하고, 현역 및 기타 입영 방법에 대한 선호도가 5.3%로 낮아져, 군의관과 공보의 제도를 모두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무기간 단축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공보의 부족 및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은 공보의 배치 적절성을 제고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공보의 제도는 벌써 4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당시와 비교해 의료기관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 늘었음에도 기준은 변한 것이 없다"며 "전국 1228개 보건지소 중 반경 1km 이내의 민간 의료기관이 존재하는 곳은 총 526곳으로 41.3%를 차지하고 있으며, 64.2%인 818곳이 반경 4km안에 민간의료기관이 존재하는 것을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배치 부적절성으로 공보의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지소 중 791곳(64.4%)은 일 평균 5명의 환자를 보고 있었으며, 그중 일 평균 3명 이하의 환자를 보는 곳은 524곳, 일 평균 1명의 환자도 채 보지 않은 곳은 170곳에 달한다.

이 회장은 "작년까지 공보의 배치의 유일한 운영지침은 광역시 또는 인구 30만 이상의 도시에 배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부였으며, 올해부터 민간의료기관과 거리, 일평균 환자수 등을 방영하도록 했으나, 이 자료 역시 모두 대공협에서 제공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제도 존속에 의지가 있다면, 먼저 최소한의 기준 마련을 하고, 대공협 및 지자체와 논의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지역보건의료기관 중 보건지소 정책은 의료기관이 늘어남에 따라 축소 운영되야함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공백을 핑계로 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민간의사를 고용할 경우 비용이 발생하지만, 공보의를 활용할 경우 지자체는 진료장려금으로 인당 월 90만원, 연봉 1080만원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공협 조사결과 전국 107개 지방자치단체의 85%는 공보의를 대체할 민간의사 채용 예산은 아예 배정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의료 개선에 단 1원도 사용하려 하지 않고 하루평균 환자 3~5명인 보건지소에 공보의를 배치한 채 지역의료공백을 이야기 한다"며 "공보의 배치 적절성을 점검해서 도서산간지 등 실제의료취약지에 이들을 배치해 의료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자체가 지역의료 개선을 위해 의료원과 보건소 등에 민간의사를 고용한다면, 공보의 근무 후 지역의료원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의료에 종사하고자 하는 의사들도 있으나 정작 자리가 없어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전국의 공보의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외지고 깊은 곳에서 의료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며 "공보의들이 보람을 느끼며 의료취약지를 지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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