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보의 부족으로 군 의료인력 공백 우려
긴 복무기간과 낮은 처우 원인, 최근 군의관 입영 훈령개정도 한 몫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의대생들의 군의관 기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1학기에 현역병 입영을 위해 군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만 2000명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향후 군의관‧공보의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학기 의과대학 재학생 중 군 휴학 인원은 총 2074명이다. 일반적으로 군미필 의대생은 수련의 연속성을 위해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의무사관 후보생이 되어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입영하곤 했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에는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어 현역 입영을 선택하는 의대생이 늘고있는 것이다.
현역 입영 의대생이 늘어나는 만큼 군의관‧공보의로 입영할 인원이 부족해지기에, 군대 의료 및 지방 필수의료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군 휴학을 한 의대생은 총 1749명으로 전년 418명의 4배 수준이었는데, 올해 1학기에만 2000여명의 의대생이 현역병 입영을 결정해, 의대생 사이의 군의관 기피문화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생들이 현역병 입영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는 군의관·공보의의 긴 복무기관과 낮은 처우가 가장 크다. 게다가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계 정부 불신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사직전공의 군 입영수를 조절하기 위한 훈령개정이 의대생들의 군의관 기피를 더욱 가속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올해 3000여 명의 사직전공의가 군 입영 대상자가 되자, 정부는 이들을 입영대기자로 분류하고 순차적으로 최장 4년에 걸쳐 입영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인원을 어떤 기준과 방식으로 입영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고, 이에 의료계는 입영대기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황이다.
한편, 한 해에 배치되는 의과 공보의 수는 지난 2020년 750명에서 지난해 255명으로 4년 새 500명 가까이 줄어드는 등 군 의료자원 부족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올해에는 공보의가 직무교육을 받지 않으면 현역병으로 입영하게 된다는 규정을 악용해 신규 공보의들이 직무교육을 보이콧하여 공보의 배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의 군 의료자원 관련 정책이 허술한 규정과 땜질식 처방으로 이어져 온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안일한 대처가 의대생의 현역병 입영 문화로까지 이어져 군의관‧공보의 수급 대책 마련이 시급한 현실이다.
서 의원은 "군 의료자원 부족은 국가의 안보가 걸린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보의‧군의관 수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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