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IL-18에 의한 호산구성 식도염(EoE) 발병 기전 확인
"IL-4·5 타깃 기존 치료법 유망하지 않아…장기 효과 조사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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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아직 치료법이 많지 않은 호산구성 식도염(EoE)의 발병 기전과 관련해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됐다. IL-18 과발현이 EoE 발병을 촉진해 이를 억제하면 EoE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oE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가 식도 내벽에 축적돼 식도가 짧아지고 식도벽이 두꺼워져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의 식도에는 호산구가 생기지 않으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외부 물질을 알레르겐으로 받아들이는 과잉 면역반응이 일어나면 호산구가 증가한다. 

구체적으로 2형 T-helper(Th2) 세포 매개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일어나는 IL-5, IL-13 사이토카인 분비가 호산구 발생 및 침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성 호산구 생성하는 IL-18가 원인

그러나 지난달 31일 Nature's Communications Biology에는 EoE 발병에 IL-18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미국 툴레인의대 Chandra Sekhar Yadavalli 박사팀은 NLRP3 염증복합체 경로와 IL-18의 방출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억제하면 EoE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EoE 형광면역분석을 통해 EoE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생검에서 NLRP3과 염증성 효소인 카스파제-1, IL-18의 발현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알레르겐이 선천성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NLRP3 염증복합체와 카스파제-1 경로를 활성화하고,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IL-18 단백질의 방출을 촉발함을 발견했다. 

IL-18은 독립적으로 병원성 호산구를 생성함과 동시에 IL-5가 생성한 순수 호산구를 병원성 호산구로 변환시켰다. 이로 인해 호산구 축적이 일어나고 EoE 발병으로 이어졌다. 

또 쥐 실험을 통해 NLRP3 및 카스파제-1 억제제 치료와 IL-18 중화 치료 시 호산구가 거의 사라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순수 호산구가 아닌 병원성 호산구만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IL-4·5 억제제, 장기 영향 살펴야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현재 EoE를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유일한 치료제는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다.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의 주요 원인 물질인 IL-4와 IL-13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다. 지난해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체중 40kg 이상 EoE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듀피젠트 허가 전까지 EoE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 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 오프라벨 치료와 식이요법에 의존해야 했다. 

이와 함께 IL-5 억제제인 '누칼라(메폴리주맙)'가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 대상 임상 연구를 진행했으나 아직 허가를 획득하지는 못한 상태다.

그러나 연구팀은 IL-4과 IL-5를 표적으로 하는 이들 치료법이 혈중 호산구 수를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유망한 치료법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IL-5는 호산구의 성장 및 생존 관련 인자로 이를 억제하면 호산구 수치가 감소할 수 있으나, IL-5가 생성한 순수 호산구를 병원성 호산구로 변형시키는 것은 IL-18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IL-4과 IL-5 표적 치료법의 장기적 영향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Yadavalli 박사는 "IL-5 표적 치료법은 장기간 치료 효과와 선천적 면역 유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호산구가 결핍된 IL-5 유전자가 자가면역 결함 등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또 "IL-4는 뇌의 기억, 학습 및 기타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치료법이 소아 환자의 선천성 면역 발달을 손상시킬 수 있다"며 "듀피젠트의 연령 관련 장기 효과를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새 EoE 치료제 등장할까

한편 EoE 치료제로 개발을 시도했던 다른 약물들이 임상에서 연이어 쓴맛을 보면서 당분간 듀피젠트의 독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파센라(벤라리주맙)'은 지난해 10월 호산구성 식도염 대상 임상3상 시험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다. 

파센라는 1차 목표점인 조직학적 질병 관해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으나, 또 다른 1차 목표점인 연하곤란 증상은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다케다 '오힐리아(부데소나이드)' 역시 FDA로부터 EoE 치료제 승인을 거부 당한 바 있다. 

오힐리아는 2020년 말 11~55세 EoE 환자 대상 ORBIT1, 2 연구를 토대로 신약승인신청을 접수했으나, FDA는 추가 임상시험을 권장하고 현재로서는 승인할 수 없는 입장을 밝혔다. 

BMS는 IL-13 억제제인 '센다키맙'을 EoE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3상 시험을 진행중으로 2024~2025년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개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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