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EoE 환자 10명 중 4명 약물·식이요법 순응도 안 좋아
FDA, EoE 치료제로 듀피젠트 허가…주 1회 투여해 순응도 개선 기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호산구성 식도염(Eosinophilic Esophagitis, EoE) 약물이 장기간 치료 순응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네덜란드 연구팀이 단일기관에서 치료받은 EoE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또는 식이요법에 대한 치료 순응도를 평가한 결과, 10명 중 4명은 순응도가 좋지 않았다.

낮은 치료 순응도의 강력한 예측인자는 젊은 성인, 낮은 치료 신뢰도 등이 지목됐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oE 치료제로 첫 허가받은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순응도를 높이는 해결사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인다. 

40세 미만·낮은 치료 신뢰도 등 순응도 감소 예측인자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지난달 3일자 온라인판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 EoE 환자 177명을 대상으로 치료 순응도를 조사한 단면연구 결과가 실렸다. 전체 환자는 약물 또는 식이요법을 처방받았다. 

참가자의 중앙값 나이는 43세였고 남성이 7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EoE 치료 기간은 2~6년이었고 76%가 약물치료를 진행했다. 일부 환자는 유럽에서 허가받았지만 미국에서 승인받지 않은 부데소니드를 투약했다. 절반가량은 1~5가지 음식을 피하는 식이요법을 진행했고, 약물치료와 제외식이(elimination diet)를 병행한 환자도 있었다.

치료 순응도는 약물순응척도(MARS) 평가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이와 함께 환자에게 약물에 관한 믿음 설문지(BMQ), 질병인식 설문지(IPQ) 등을 작성하도록 했고 현재 증상도 함께 확인했다. 

분석 결과, MARS 21점 미만으로 치료 순응도가 좋지 않은 비율은 41.8%로 높게 나타났다. 

약물 순응도는 35.1%로 식이요법 순응도 41.8%보다 낮았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P=0.320). 수치상 식이요법을 진행한 환자의 순응도가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더 높다는 결과에 놀랐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특히 치료 순응도가 낮을 가능성은 40세 미만의 젊은 성인 환자일수록 2.571배(OR 2.571; P=0.016), 치료 신뢰도가 낮을수록 4.423배(OR, 4.423; P<0.001) 유의하게 높았다. 긴 유병기간(OR 1.130; P=0.027), 중증 증상(OR 1.167; P=0.034) 등도 낮은 순응도와 연관됐다.

연구를 진행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병원 Maria L. Haasnoot 교수는 "임상에서는 EoE 환자와 오랜 시간 논의해야 하고, 특히 젊은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신경 써야 한다"며 "의료진은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환자와 이야기하고, 환자가 치료 관련 의심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순응도를 개선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장기간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제언했다.

美연구팀, 식이요법 완료 EoE 환자 '2명 중 1명'

이번 결과는 지난해 미국 메이오클리닉 Jennifer Horsley-Silva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와 유사하다.

미국 연구팀은 EoE 환자가 피해야 할 음식인 유제품, 계란, 밀, 콩, 견과류, 해산물 등 여섯 가지를 제거한 식이요법(SFED)을 성공적으로 마친 환자 비율을 조사했다. 전체 EoE 성인 환자는 전담 영양사와 함께 SFED를 시행했다.

분석 대상이 된 68명 중 SFED를 완료한 환자는 47%로 2명 중 1명에 그쳤다. 또 네덜란드 연구와 마찬가지로 젊은 성인일수록 SFED 성공 가능성이 낮았다.

Horsley-Silva 교수는 "의료진은 EoE 환자와 질병 병태생리에 대해 논의하고 초기 유지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모든 환자, 특히 젊은 성인에게 치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며 "함께하는 의사결정(shared-decision making)이 유지치료를 정할 때 중요하다. 의료진은 환자가 치료를 유지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듀피젠트, 순응도 개선 기대 모으지만 가격 한계

듀피젠트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EoE 치료 순응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치료 복잡성 때문이다.

EoE 치료는 양성자펌프억제제(PPI) 또는 삼키는 국소 스테로이드 등을 포함한 오프라벨 치료옵션과 지속적 염증 억제를 위한 식이요법에 의존한다.

EoE로 식도 협착이 발생하면 식도 확장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FDA는 최근 듀피젠트를 EoE 치료제로 첫 허가했다. 듀피젠트는 체중 40kg 이상인 12세 이상 EoE 환자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듀피젠트는 주 1회 피하투여로 투약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듀피젠트가 낮은 EoE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듀피젠트의 FDA 허가 근거가 된 임상3상은 12세 이상 EoE 환자를 모집해 A파트와 B파트로 진행됐다. 결과에 따르면, 각 임상연구에서 등록 당시 대비 24주째 연하곤란증상설문지(DSQ) 점수 변화율은 듀피젠트군이 69%와 64% 감소했고 위약군은 32%와 41% 감소에 그쳤다.

또 24주째 최대 호산구 수치가 6eso/hpf 이하로 조직학적 질병 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듀피젠트군이 위약군보다 약 10배 더 많았다. 

안전성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듀피젠트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위약군보다 듀피젠트군에서 흔하게 발생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반응, 상기도감염, 관절통,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등이었다. 

하지만 듀피젠트가 투약 편의성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미국 펜메디신(Penn Medicine) Gary W. Falk 박사는 "듀피젠트는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비용이 많이 들어 처방 시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듀피젠트가 EoE 치료 순응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지만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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