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11세 소아 호산구성 식도염(EoE) 치료제로 듀피젠트 승인
최초 EoE 치료제 등극에 이어 소아 환자까지 확보...매출 확대 도화선 될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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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최초의 호산구성 식도염(EoE) 치료제로 승인받은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이번엔 1세 이상 소아 환자까지 그 영토를 넓혔다.

개발 중인 경쟁 약물들은 아직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EoE 분야에서 당분간 듀피젠트가 독주 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듀피젠트를 1~11세, 체중 15kg 이상의 소아 환자의 EoE 치료제로 승인했다. 

듀피젠트는 지난 2022년 5월 최초의 EoE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FDA로부터 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의 EoE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됐다. 

소아 환자 어려움 더 큰 호산구성 식도염

호산구성 식도염은 제2형 염증으로 인해 식도가 손상되고 그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식도벽에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가 다량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질환은 특정 음식물 알레르기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르기 반응이 식도를 자극하는 염증을 유발하고 이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염증이 식도의 만성적인 좁아짐을 초래한다. 

호산구성 식도염의 주요 증상은 음식 삼킴의 어려움, 음식이 식도에 걸린 느낌, 가슴 통증, 만성 기침, 음식 회피 및 섭식 장애 등이다.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는 소량의 음식을 삼킬 때도 고통스러움을 느끼며 심하면 기도 폐색을 경험할 수 있다. 피해야하는 음식이 많아 삶의 질이 저하되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어린 환자의 섭식 장애와 체중 감소를 유발해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12세 미만 호산구성 식도염 환자에 승인된 치료법이 없어, 승인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듀피젠트, 소아에서도 높은 조직학적 관해율 달성

이번 FDA 승인은 1~11세 EoE 환자를 대상으로 듀피젠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 EoE KIDS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는 파트A와 파트B로 나눠져 진행됐다.

파트A 연구에서 환자들은 체중을 기준으로 더 높거나 낮은 용량의 듀피젠트를 2주 혹은 4주 간격으로 투여 받았다. 

그 결과, 연구 16주차에 고용량군(37명)와 저용량군(31명) 환자 모두 1차 목표점인 조직학적 관해에서 높은 달성률을 보였다. 고용량군 68%, 저용량군 58%가 1차 목표점을 달성해 3%인 위약군 대비 큰 개선을 나타냈다. 

파트B 연구에서는 16주 치료를 마친 환자를 대상으로 36주 동안 고용량 또는 저용량 듀피젠트 치료를 계속하도록 했다. 

고용량 듀피젠트 치료를 계속한 환자가 37명, 위약에서 고용량군으로 전환한 환자는 18명이었다. 연구 결과 각각 63%, 53%의 환자가 조직학적 관해를 달성했다. 

파트A와 B에서 듀피젠트로 치료받은 32명 중 17명(53%)의 어린이가 52주차까지 조직학적 관해를 유지했다. 위약에서 듀피젠트로 전환하 15명 중 8명(53%) 역시 52주차에 조직학적 관해를 달성했다. 

파트B에서 소아 호산구성 식도염 징후/증상 설문지-간병인 버전(PESQ-C)을 통해 하나 이상의 EoE 징후가 있는 일수를 조사한 결과, 연구 16주차에 듀피젠트군의 위약군에 비해 그 비율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1~11세 소아 EoE 환자에서 듀피젠트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12세 이상 환자에서 관찰된 것과 일반적으로 유사했다. 2%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 상기도 감염, 관절통,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등이었다. 

리제네론의 George D. Yancopoulos 박사는 "그동안 EoE에 승인된 치료 옵션이 없어 많은 어린이가 질병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지 못하는 승인되지 않은 의약품을 사용했다"며 "이번 승인으로 듀피젠트가 1세 이상 EoE 환자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옵션이 됐다. 듀피젠트는 질병에 근본적으로 기여하는 2형 염증을 표적으로 삼아 어린이에 대한 표준 치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oE 적응증 확대 후 사용량 3배 증가

당분간 경쟁자 진입 없을 전망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한편 듀피젠트는 첫 승인 후 꾸준히 적응증을 늘려나가고 있다. 호산구성 식도염 외에도 2017년 아토피 피부염, 2018년 천식, 2019년 비용동 동반 비부비동염, 2022년 결절성 양진까지 총 5개의 적응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COPD 환자 대상 임상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 또 하나의 적응증 추가를 기대하고 있다. 

적응증 확대에 따라 매출도 증가세다. 특히 EoE 적응증 확대 이후 사용량은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의료분야 시장조사기관인 Spherix Global Insights에 따르면, EoE 적응증 확대 시점인 2022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듀피젠트의 사용량이 3배 증가했다. 

호산구성 식도염은 현재 염증성 장질환(IBD) 시장의 절반 규모지만, 진단되지 않은 EoE 환자 수를 고려하면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Spherix가 위장병 및 알레르기 전문의 1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의사들은 현대 EoE 환자의 절반 정도가 진단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12세 미만 EoE 환자 2만1000명 가량이 승인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 유병률은 더 높을 수도 있다. 

현재 BMS 센다키맙과 엘로디 파마슈티컬스의 APT-1011 등이 임상3상에 진입해 두번째 EoE 치료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듀피젠트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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