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 융합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3상 LIBERTTO-431 탑라인 발표
경쟁자 로슈 가브레토와 격차...로슈, 글로벌 판권 반환에 국내서도 내년 2월까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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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서 RET 표적치료제 경쟁에서 일라이 릴리 레테브모(성분명 셀퍼카티닙)가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해당 시장에서 로슈 가브레토(프랄세티닙)와 경쟁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레테브모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정하다는 판단을 받으면서 전진하는 반면, 가브레토는 국내 철수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레테브모가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LIBERTTO-431 연구의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까지 공개하면서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레테브모,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PFS 개선

레테브모는 지난해 국내 최초의 RET 표적 치료제로 출시됐다.

레테브모는 융합 및 점 돌연변이를 포함한 RET 유전자 변이를 표적한다. 국내에서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이 필요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 성인 환자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에 소라페닙 및/또는 렌바티닙 치료 경험이 있으면서 전신요법이 필요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환자에 사용 가능하다.

기반은 RET 유전자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2상 LIBERTTO-001 연구였다. 이 연구에는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거나 없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 환자,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환자 등 총 702명이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일라이 릴리는 RET 융합 양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LIBERTTO-431 연구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는 특정 바이오마커를 보유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표적 치료제와 PD-1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비교한 최초의 무작위대조 연구로 주목 받았다.

연구에는 이전에 전신요법을 받은 경험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261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조직학적 또는 세포학적으로 확인된 18세 이상 환자이면서 근치적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3B~3C기 또는 4기 RET 유전자 융합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였다.

이들은 레테브모 투여군 또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는 치료군에 2: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무진행생존(PFS), 주요 2차 목표점은 전체생존(OS),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R), 두개 내 반응률 등으로 설정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레테브모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서의 근거를 쌓았다.

일라이 릴리 발표에 따르면 중간분석 결과, 레테브모는 대조군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PFS 개선을 보이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이상반응 역시 이전 연구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

일라이 릴리는 "이번 연구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초기 치료법 선택에 중요한 해답을 제시한 결과"라며 "이는 레테브모가 해당 환자의 1차 치료옵션이 돼야 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벌어지는 격차...가브레토, 국내 철수?

이에 비해 가브레토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달 열린 약평위에서 레테브모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반면, 가브레토는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조건부 통과나 재논의가 아닌 비급여 판정을 받게 되면서 급여를 위한 단계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가브레토의 글로벌 판권을 가진 한국로슈는 원개발사인 블루프린트에 권리를 반환했다. 협업 종료로 한국로슈는 내년 2월까지 가브레토의 국내 유통을 담당한다.

게다가 가브레토는 미국에서 갑상선 수질암 관련 적응증을 자진 취하했다. 임상3상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는데, 갑상선암은 레테브모와 경쟁하는 핵심 적응증인 만큼 타격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브레토의 기대수익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2월 한국에서 가브레토가 철수한다면 RET 표적 치료제 시장은 레테브모의 독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안진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지금까지는 RET 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옵션이 없어 이들도 일반적인 암 환자와 같은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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