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과학회지에 한국인 대상 가교 임상 결과 게재
SVR12, 엡클루사 98.1%·보세비 100% 달성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길리어드 '엡클루사(성분명 벨파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 '보세비(벨파타스비르/소포스부비르/복실라프레비르)' 등 유전자형과 간 섬유화 정도에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경구용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의 등장으로 C형간염 퇴치가 가까워졌으나, 기존 치료제는 환자의 유전자형이나 간경변증 유무 등에 따라 선택이 제한돼 걸림돌이 있었다. 

그러나 엡클루사와 보세비는 최근 국내 C형간염 환자 대상 가교 임상에서도 높은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를 계기로 향후 진료 현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용돼 C형간염 퇴치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① 엡클루사·보세비, 국내 C형간염 환자서도 '철옹성' 효과
② "국내 환자 대상 처방 근거 마련…만성 C형간염 퇴치 기여"

엡클루사와 보세비가 한국인 C형간염 환자 대상 연구에서 글로벌 임상연구와 같은 높은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부산대병원 허정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30일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됐다(KJIM 2023;38(4):504-513).

엡클루사는 길리어드가 앞서 출시한 '소발디(소포스부비르)' 400mg과 NS5A 억제제 계열 벨파타스비르 100mg의 고정용량 복합제다. 유전자형 1a·1b형부터 2·3·4·5·6형까지 C형 간염의 주요 형태 6종에 대해 치료가 가능하다. 

보세비는 기존 DAA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역시 6종의 유전자형에 모두 사용 가능한 범유전자형 치료제다.

엡클루사는 임상3상 ASTRAL 연구 결과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환자군에서 94~99%의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SVR)과 높은 안전성을 확인했다. 7개국 5552명 환자를 분석한 대규모 리얼월드 데이터 연구에서도 SVR 98.9%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대부분 서양인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아시아인에 대한 전향적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 환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가교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 참가자 87명은 모두 아시아인이었으며 절반 이상(54%)이 여성이었다. 코호트 1의 평균 연령은 60세, 코호트 2의 평균 연령은 62세였다.  

코호트 1에서는 치료 경험이 없거나 인터페론 기반 치료를 받았던 환자 54명에게 엡클루사 1일 1정(소포스부비르 400mg/벨파타스비르 100mg)을 복용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유전자형 1형, 2형 환자가 각각 27명씩(50%)씩 포함됐다. 

코호트 2에서는 이전에 4주 이상 NS5A 억제제 치료를 받은 유전자형 1형 환자 33명에게 보세비 1일 1정(소포스부비르 400mg/벨파타스비르 100mg/복실라프레비르 100mg)을 복용하게 했다.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됐다. 1차 목표점은 치료 12주째 HCV RNA 15IU/mL 미만 반응률(SVR12)이었다. 

98.8% SVR12 달성…치료 관련 이상반응 없어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엡클루사·보세비 한국인 대상 가교 임상 결과. 메디칼업저버 재구성.
대한내과학회지에 실린 엡클루사·보세비 한국인 대상 가교 임상 결과. 메디칼업저버 재구성.

연구 결과, 엡클루사 복용 환자 53명 중 52명(98.1%)과 보세비 복용 환자 33명 모두(100%)가 SVR12를 달성해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두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은 모두 좋았다. 공통적으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두통과 메스꺼움이었다. 

코호트1 참가자 3명(5.6%)과 코호트2 참가자 1명(3.0%)에서 심각한 이상반응이 나타났으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아니었다. 

연구를 진행한 허정 교수는 "엡클루사 또는 보세비를 복용한 만성 C형간염 환자 98.8%가 지속적인 바이러스 반응 또는 완치를 달성했다"며 "엡클루사는 비대상성 간경변 또는 말기 신질환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범유전자형 요법으로 중요하다. 보세비도 DAA 실패 경험이 있는 한국인 환자에게 중요한 재치료 옵션"이라고 전했다. 

마비렛 VS 엡클루사 무엇이 다를까?

한편 엡클루사와 보세비는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11월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두 치료제 출시 전까지는 애브비 '마비렛(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외 사용 가능한 범유전자형 치료제가 없었다. 

두 치료제 모두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같으나, 엡클루사는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I)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마비렛과 다르다. 

PI가 포함된 치료제는 고지혈증 및 일부 항혈소판 약제와 약물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부전이나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게 간 독성 우려가 있어 처방될 수 없다.

반면 PI에 영향을 받지 않는 PI-Free 제제는 약물상호작용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 더 많은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하다. 

다만 엡클루사의 치료 기간은 12주로, 8주인 마비렛보다 한달이 더 길다. 엡클루사는 1일 1회 1정을 시간 관계없이, 마비렛은 1일 1회 3정을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점도 서로 다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