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서 3제+ 복합제 우후죽순
개량신약 인정되는 복합제, 복약편의성 등 장점
국내선 복합제가 건보재정 절감에 긍정적 영향 준다는 평가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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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영역에서 국내사들의 복합제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에서는 3제를 넘어 4제가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당뇨병에서도 3제 복합제가 허가됐다. 

국내사들이 복합제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단순하다. 복약순응도 개선을 위한 목적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갈 수 있어서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 대비 오리지널 의약품 수가 부족한 국내사는 복합제를 만들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으면 디테일 마케팅을 하기도 수월하다. 

그런데 복합제 개발 열풍에 다국적 제약사의 이름은 찾기 어렵다. 만성질환 영역에서 2제 복합제 개발에 나서는 회사들은 많지만 3제, 4제 복합제 개발에 도전하는 제약사는 드물다.  

왜 국내서만 특히 국내 제약사만 복합제 개발에 집중적으로 나서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① 만성질환 영역에서 복합제 개발 열풍...왜 국내서만?

② 다국적 제약사가 3제+ 복합제 개발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오리지널 의약품 수 부족∙개량신약 제도, 복합제 개발 판 키워

지난달 2일 종근당 듀비메트에스(시타글립틴∙로베글리타존∙메트포르민)가 국내 허가 되며 항당뇨병제 영역에서도 3제 시대가 개막했다. 

그간 고혈압∙이상지질혈증에서만 등장했던 3제 복합제가 당뇨병에서도 등장한 것이다.

종근당 이후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LG화학, 제일약품, JW중외제약 등도 당뇨병 영역에서 3제 복합제를 개발 중에 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에는 4제 복합제도 대거 등장한 상황이다. 

유독 국내에서만 특히 국내 제약사만 3제+ 복합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 이유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네릭 의약품으로 성장한 국내 제약업계는 제네릭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신약 개발에 나서지만 연구개발(R&D) 규모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까지 국내 허가된 신약은 36개에 불과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은 2014년 16조원에서 2021년 25조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상장사 R&D 투자 비용도 2013년 8800억원에서 2022년 2조 47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시장 규모와 R&D 비용 모두 성장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규모 대비 조족지혈인 게 현실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은 2014년 1279조원에서 2021년 1666조원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따른 R&D 비용도 같은 기간 187조원에서 309조원으로 큰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와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간 시장 규모 차이는 고려돼야 하지만,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에서 활약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품목과 경쟁하기엔 국내사 입장에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사는 오리지널/개량신약/제네릭+제네릭 등 다양한 품목들로 시장 경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복합제 개발에 나서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에만 있는 개량신약의 존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08년부터 안전성, 유효성, 유용성(복약편의성, 편리성 등) 개선 등 세부 기준을 충족하면 개량신약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다수 국내사는 염 변경, 투여 경로 변경, 제제 개선 등을 통해 개량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허가된 개량신약 수는 134개다. 그중 복합제는 한미약품 아모잘탄(로사르탄∙암로디핀), JW중외제약 리바로젯(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등 82개 품목으로 한국MSD 코자엑스큐(로사르탄∙암로디핀), 조영제인 알보젠코리아 듀오콜론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사 제품이다. 

국내사는 개량신약 개발을 통해 제네릭 대비 약가 우대 혜택과 신약 개발 대비 투자대비효율성(ROI)을 얻을 수 있다. 또 개량신약에서 거둔 수익은 R&D 재투자로 이어져 신약 개발로의 징검다리 역할도 가능하다. 

 

복약순응도 개선∙건보재정 절감 가능한 복합제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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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제는 한 알로 다양한 성분을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고령 환자는 만성질환 외에도 다양한 질환으로 여러 종류의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알약 개수를 줄여주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항고혈압제∙스타틴 복합제가 심혈관질환 위험도 감소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등장하며,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개발에 어느 정도 근거를 다지게 됐다. 

보건당국 입장에서도 복합제 개발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단일제로 여러 성분을 처방하는 것 보다 복합제 한 알을 처방하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도움을 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1월 한미약품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모잘탄패밀리의 경우 누적 판매량은 11억 5776만여 정에 달했다. 이는 아모잘탄패밀리 성분을 각각 단일제로 나눠 판매했을 때 보다 2300여 억원의 건보재정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량신약도 마찬가지다. 신약 특허 만료 전에 특허를 회피한 개량신약이 고가의 신약을 대체함으로써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환자 역시 복합제 처방을 통해 약값이 낮아지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의약품의 경우 높은 약값이 환자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사들은 복합제 개발을 통해 개량신약,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복약순응도, 건보재정 절감이라는 다양한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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