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 DLBCL 3차 치료제 허가 IgG1 이중특이성항체
EPCORE NHL-1 연구서 ORR 61% 달성...CR 38%
DLBCL 3차 치료 CAR-T 치료제 선전 속 '기성품' 장점될까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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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가 강세를 보이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R/R)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분야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R DLBCL 3차 치료제 시장은 CAR-T 치료제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지만, 이를 제외한 치료옵션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CAR-T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이중특이성항체 치료제가 등장했다.

 

R/R DLBCL 신규 3차 치료제 '엡킨리' 등장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R/R DLBCL 및 고등급 B세포 림프종(HGBCL) 성인 환자의 3차 치료를 위한 이중특이성 항체 엡킨리(성분명 엡코리타맙)를 승인했다.

애브비와 젠맙이 공동 개발한 엡킨리는 이전에 2회 이상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거나 질병이 재발한 환자를 위한 IgG1 이중특이성항체다.

엡킨리에는 젠맙의 DuoBody-CD3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표적 세포 유형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세포독성 T세포가 관여하도록 설계됐다. CD3와 B세포의 CD20에 동시 결합하도록 만들어져 T세포 매개 CD20 세포의 살상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승인 기반은 임상1/2상 EPCORE NHL-1 연구의 확장 코호트 분석 결과다.

연구에는 적어도 1개 이상의 항-CD20 단클론 항체를 포함해 이전에 2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CD20 양성 B세포 신생물 환자 148명이 등록됐다.

이들 중 86%는 DLBCL을, 14%는 HGBCL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이전 치료 차수 중앙값은 3차였고, 2차 치료와 3차 치료를 받은 환자는 각각 30%, 4차 치료를 받은 환자는 40%를 차지했다.

18% 환자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고, 39% 환자는 CAR-T 세포치료제를 투여받았지만, 29%환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엡킨리 48mg을 1~3주 동안 매주 1회, 4~9주에는 매주 2회, 이후에는 매주 4회 투여를 진행했다. 치료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견딜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가지 지속됐다.

1차 목표점은 객관적반응률(ORR)로, 주요 2차 목표점은 반응지속기간(DOR), 완전반응(CR) 도달 비율, 반응시간(TTR), 전체생존(OS), 무진행생존(PFS), 안전성, 내약성 등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엡킨리의 ORR은 61%로 집계됐다. 이들 중 CR에 도달한 환자는 38%였다. 9.8개월 추적관찰 결과, DOR 중앙값은 15.6개월로 추정됐다.

흔한 이상반응은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피로, 근골격계 통증, 주사부위 반응, 발열, 복통, 오심, 설사 등이었다.

3~4등급 이상반응은 림프구, 호중구, 백혈구, 혈소판 수 감소 및 헤모글로빈 감소였다.

애브비는 "엡킨리는 DLBCL 환자의 3차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기전의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R-T 득세한 DLBCL 3차 옵션...틈새시장 공략 가능?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40%를 차지하는 R/R DLBCL은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공격형 림프종이다.

치료는 악성도와 병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80~90% 환자는 리툭시맙+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독소루비신+에토포사이드+프레드니솔론, 즉 'R-CHOP'이라 불리는 표준항암화학요법으로 완전관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질병이 재발하는 환자다.

실제 20~35% 환자는 재발을 경험한다. 이들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 등 2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60~70% 환자가 급격하게 암이 진행, 생존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최근 이들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겼다. 바로 CAR-T 치료제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바티스 킴리아(티사젠렉류셀), BMS 브레얀지(리소캅타진 마라류셀), 길리어드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 등 CAR-T 치료제가 R/R DLBCL 2차 이상 치료제로 사용 중이다.

CAR-T 치료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암 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을 T세포 표면에 발현시키는 기전으로, 기존 10~20%에 불과했던 혈액암 치료 효과를 60%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치료 후에도 약 40% 환자에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뇌병증 등 이상반응이 발생한다. 특히 CAR-T 치료제는 개인맞춤형인 만큼 환자 개개인 혈액으로 맞춤 생산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치료가 급한 환자가 일정 기간을 기다려야 하고 비용도 고가라는 단점이 지목된다.

앞서 로슈는 DLBCL 치료를 위한 CD20과 CD3 T세포 표적 이중항체 콜럼비(글로피타맙)를 개발했다. 콜럼비는 DLBCL 3차 치료제로, CAR-T 세포치료제 투여가 부적합하거나 이미 투여받은 적 있는 환자에게도 사용 가능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콜럼비는 ORR 50%를 나타냈고, 이 중 CR은 35.2%에 달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도 R/R DLBCL 영역에서 활약 중이다. 폴라이비는 이전에 1차 치료에 실패한 R/R DLBCL 환자에서 벤다무스틴, 리툭시맙과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혈액암의 한 유형인 R/R DLBCL 치료옵션으로 CAR-T 세포치료제가 각광받고 있지만 한계가 명확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CAR-T 세포치료제와 달리 기성품 형태로 신속하게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더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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