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일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개최
대한신장학회,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vs 당뇨병학회, '130/80mmHg 미만'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신장학회가 진료지침에 담긴 당뇨병신장질환 관리 권고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는 개정된 '2023 당뇨병 진료지침' 권고안을 소개했다.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신장학회가 진료지침에 담긴 당뇨병신장질환 관리 권고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는 개정된 '2023 당뇨병 진료지침' 권고안을 소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학계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신장질환 환자의 목표혈압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당뇨병신장질환(당뇨병콩팥병) 환자 목표혈압을 두고 국내 유관 학회가 다른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한신장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목표혈압 권고안을 담은 진료지침을 각각 발표했다.

진료지침에서 권고한 당뇨병신장질환 목표혈압은 대한신장학회 경우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 대한당뇨병학회는 '130/80mmHg 미만'으로 다르다. 

이에 11~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두 학회가 목표혈압을 포함해 진료지침에 담긴 당뇨병신장질환 관리 권고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인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성진 교수는 대한신장학회가 최근 개발한 '당뇨병신장질환(당뇨병콩팥병) 관리 진료지침'을 소개했다.
▲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인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성진 교수는 대한신장학회가 최근 개발한 '당뇨병신장질환(당뇨병콩팥병) 관리 진료지침'을 소개했다.

신장학회, SPRINT 결과 반영한 KDIGO 진료지침 수용

대한신장학회는 당뇨병신장질환 관리 진료지침을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신장학회 연례학술대회(KSN 2023)에서 공개했다.

신장학회는 고혈압 동반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표준화된 진료실혈압 측정을 기준으로 120mmHg 미만을 목표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당뇨병 및 만성 콩팥병 환자의 목표혈압은 여전히 논란이 많고 국가적 가이드라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번 권고안은 2021년 국제신장병가이드라인기구(KDIGO) 진료지침을 토대로 마련했다고 명시했다.

2021년 KDIGO는 SPRINT 결과를 적극 반영해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혈압을 집중적으로 낮추도록 권한 바 있다. SPRINT 결과에 의하면, 당뇨병이 없는 고위험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으로 집중 혈압 조절 시 140mmHg 미만인 표준 조절에 비해 심혈관질환, 뇌졸중, 사망 등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SPRINT는 참가자 약 28%가 추정 사구체여과율 20~60mL/min/1.73㎡로 가장 많은 만성 콩팥병 환자가 참여한 고혈압 연구로 평가된다.

그러나 당뇨병 및 단백뇨 1g/일 이상 환자는 제외됐기에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에게 결과 적용 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약 42%가 당뇨병전단계였고 사후비교분석에서 당뇨병전단계 여부와 상관없이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췄을 때 치료 혜택이 나타났다.

이를 고려해 신장학회는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에게도 다른 만성 콩팥병 환자와 동일한 수축기혈압 목표를 제시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목표혈압에 대한 근거 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당뇨병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집중 혈압 조절 효과를 평가하는 무작위 대조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목표혈압은 혈당 조절 정도, 단백뇨 정도, 심혈관계 합병증 동반 여부 등 개개인 특성을 고려해 정하도록 했다. 또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이완기혈압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이사인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성진 교수(신장내과)는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목표혈압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본 학회는 SPRINT 결과를 반영한 KDIGO 진료지침을 따랐다"며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목표혈압에 대하 논란은 새로운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가 나와야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뇨병학회, 적극적 혈압조절 근거 강력하지 않아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

그러나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권고했다.

고대 안암병원 김남훈 교수(내분비내과)는 이 같은 권고안을 담은 '2023 당뇨병 진료지침'을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소개했다. 당뇨병 진료지침은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구체적으로 당뇨병신장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 및 신장질환 진행의 고위험군에 해당하기에, 심혈관 사망 위험을 낮추고 만성 신장질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일반적 목표혈압을 130/80mmHg 미만으로 제시했다.

목표혈압 관련 ACCORD-BP, ADVANCE, SPRINT, STEP 등 네 가지 연구를 보면, ACCORD-BP를 제외하고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췄을 때 1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ACCORD-BP는 120mmHg 미만과 140mmHg 미만을 비교했고, STEP은 환자들을 110~130mmHg, 130~150mmHg로 분류했다.

ADVANCE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의 높고 낮음에 관계 없이 ACEI와 이뇨제 고정요량 병용요법으로 집중 혈압강하 전략을 조기 적용했을 때 심혈관사건 개선 정도를 분석한 연구로, 무작위 배정해 비교한 두 군의 도달 혈압이 135mmHg와 140mmHg였다. 

이 같은 결과를 보면 목표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정해야 이득이 크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먼저 SPRINT에는 당뇨병 환자가 모집 대상이 아니었고, STEP에는 당뇨병 환자 비율이 19%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60~80세로 모집 나이를 제한했다. 

또 목표혈압 120mmHg 미만에 실제 도달한 연구는 ACCROD-BP밖에 없었다. ACCORD-BP에서 120mmHg 미만을 목표로 조절했을 때 달성한 혈압은 119.3mmHg였다. SPRINT는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했을 때 121.4mmHg로 조절됐다. 

김 교수는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의 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2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특별한 위험이 없다면 권고할 수 있으나 저혈압, 저칼륨혈증, 급성 신손상 등이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신장질환 환자는 강력한 혈압조절에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SPRINT 하위분석에서 만성 콩팥병이 있다면 적극적 혈압조절 혜택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STEP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즉, 당뇨병신장질환 환자에서 적극적 혈압조절의 근거가 강력하지 않다. 이들의 목표혈압은 120mmHg 미만보단 130mmHg 미만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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