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조기 종료 데이터+종료 후 2016년 7월까지 추적관찰 데이터 최종 분석
1차 목표점·모든 원인 사망 위험, 120mmHg 미만군 유의하게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이변은 없었다. 미국에서 목표혈압 기준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 SPRINT 임상연구의 최종 결론은 2015년 발표된 초기 결과와 동일하게 목표혈압을 낮출수록 좋았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진행된 SPRINT의 최종 결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성인 중 목표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한 환자군은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한 환자군보다 심혈관질환, 뇌졸중, 사망 등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즉, 심혈관질환 고위험인 고혈압 환자는 목표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의 표준 혈압조절보다 120mmHg 미만의 적극적 혈압조절의 치료 혜택이 크다는 것이다. 혈압을 낮출수록 좋다는 'The lower is the better' 접근법에 쐐기를 박는 결과다.

이번 분석에는 2015년 1차 결과가 발표됐을 당시 결론 내리지 못했던 일부 예후 데이터와 함께 연구 종료 후 2016년 7월까지 수집된 추적관찰 데이터가 포함됐다.

SPRINT는 5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평균 추적관찰 3.26년 후 1차 목표점의 유의한 차이가 확인돼 조기 종료됐다. 최초 결과는 2015년 11월 NEJM을 통해 발표됐다. 

최종 분석을 진행한 미국 앨라배마대학 Cora E. Lewis 교수는 "이번 결과는 목표혈압을 낮출수록 더 좋다는 기존 결과를 다시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근거에 힘을 더한다"고 강조했다.

SPRINT 최종 결과는 NEJM 5월호에 실렸다(N Engl J Med 2021;384:1921~1930).

1차 목표점 위험, 적극적 혈압조절군 27%↓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SPRINT에는 50세 이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지만 당뇨병 또는 뇌졸중 병력이 없으며 수축기혈압이 130~180mmHg인 환자 936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적극적 혈압조절군(목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과 표준 혈압조절군(140mmHg 미만)에 무작위 분류됐다.

1차 목표점으로 심근경색,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뇌졸중, 급성 비보상성 심부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연구는 2015년 8월 20일 조기 종료됐으나, 이후 2016년 7월 29일까지 추적관찰 데이터를 계속 수집했다. 

그 결과, 3.33년 추적관찰(중앙값) 동안 1차 목표점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발생 위험은 적극적 혈압조절군이 표준 혈압조절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연간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적극적 혈압조절군 1.77%, 표준 혈압조절군 2.40%로, 그 위험은 적극적 혈압조절군이 27% 낮았다(HR 0.73; 95% CI 0.63~0.86). 이는 2015년 발표된 SPRINT 결과에서 적극적 혈압조절군이 표준 혈압조절군 대비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이 25% 의미 있게 낮았던 것과 일치한다. 

게다가 연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적극적 혈압조절군 1.06%, 표준 혈압조절군 1.41%로, 1차 목표점 결과와 유사하게 사망 위험 역시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25% 낮았다(HR 0.75; 95% CI 0.61~0.92). 앞선 SPRINT 결과에서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27% 낮았다.

그러나 SPRINT 초기 결과에서 1차 목표점 중 심부전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만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유의하게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근경색,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뇌졸중 등 위험은 두 군간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 심부전은 임상연구 기록만으로 진단이 쉽지 않고,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심부전의 주요 증상인 부기(swelling)를 줄일 수 있는 이뇨제를 더 많이 복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SPRINT 결과는 불안정하다는 것.

이에 대해 Lewis 교수는 "SPRINT 최종 결과, 심근경색, 심부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유의하게 낮음을 확인했다"며 "또 심부전을 제외한 1차 목표점 위험도 여전히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낮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구 기간과 무작위 중재 후 데이터를 종합하면, 1차 종료점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에 대한 적극적 혈압조절의 유의한 혜택이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저혈압 등 이상반응,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빈번하게 보고

안전성 평가에서 전반적인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적극적 혈압조절군과 표준 혈압조절군간 차이가 없었다.

단, 저혈압, 전해질 이상, 급성 신손상 또는 신부전, 실신 등 중증 이상반응은 적극적 혈압조절군에서 더 빈번하게 보고됐다. 이는 2015년 발표된 SPRINT 결과와 유사하다. 

Lewis 교수는 "급성 신손상은 일반적으로 경증이었고, 1년 이내에 신장기능이 거의 회복됐다"며 "이는 혈역학적 효과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환자들은 적극적 혈압조절을 잘 견딜 수 있다.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고 모니터링을 시행하면 적극적 혈압조절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 혈압조절은 장점과 일부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 위험은 적극적 혈압조절을 아무런 소용이 없게(out the window)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Carlos Santos-Gallego 교수는 "목표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의 적극적 혈압조절의 혜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며 "이번 최종 결과는 기존에 발표된 SPRINT 결과에 힘을 싣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혈압을 낮추면 낮출수록 더 좋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