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19~20일 개최
학회 김광일 정책이사 '국가 고혈압 연구 방향성 제언' 발표
국가 주도 연구, 의뢰자 영향 배제된 객관적 결과로 인정받을 수 있어

▲대한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가 고혈압 연구 방향성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대한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가 고혈압 연구 방향성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저버 박선혜 기자] 대한고혈압학회가 국가 주도 고혈압 연구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가 주도 연구로만 해결할 수 있는 주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는 의뢰자 영향이 배제된 객관적 결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회는 국가 주도 고혈압 연구가 필요한 다섯 가지 주제를 제안했다.

학회 김광일 정책이사(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19~20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춘계학술대회에서 '국가 고혈압 연구 방향성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국가 주도 연구 '객관적'…임상에서 결과 수용할 수 있어

김 정책이사는 "외국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는 인종, 사회적 특징 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 적합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로,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을 제시하고자 미국국립보건원(NIH) 주도 하에 진행된 SPRINT 연구는 결과 발표 후 여러 국가의 진료지침과 진료현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PRINT 연구에는 동양인이 포함되지 않아 국내 학계에서는 이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또 미국에서 사용되는 10년 이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프래밍험 위험 점수는 국내 적용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국내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자체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더해 저염식, 운동, 체중 감소 등 생활습관 교정 시 고혈압 치료 효과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제약사 관심도는 떨어져 의뢰자 주도 임상연구(SIT) 진행이 어렵다. 게다가 기업이 지원하는 고혈압 연구는 단기간 사건 발생을 확인하므로 장기간 추적관찰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는 "제약사에서 지원하는 의뢰자 주도 임상연구는 NEJM 등 저명한 저널에 실려도 편향(bias)이 있을 것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국가가 지원해 수행한 연구는 객관적이므로 임상에서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성 고혈압·젊은 고혈압 등 국가 주도 연구 필요

▲대한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
▲대한고혈압학회 김광일 정책이사.

이에 따라 대한고혈압학회는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 고혈압 연구 주제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제시한 주제는 임신성 고혈압 진단과 관리, 고위험 산모 예후, 영유아 검진 연계 등 임신성 고혈압 관련 연구다.

그는 "최근 고령 산모가 늘면서 과거보다 임신성 고혈압이 많아졌고 고혈압 여성이 임신하는 경우도 있다. 임상에서는 임신성 고혈압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할지 그리고 목표혈압을 어떻게 설정할지 궁금해한다"며 "이는 개별 연구자가 진행하기에는 어려운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임신성 고혈압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를 장기간 추적관찰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줬다"면서 "이를 통해 임신 시 혈압 관리가 아이의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심혈관위험도 산출 공식 개발을 제안했다. 연구자들이 궁금해하는 주제 중 하나로 관련 코호트가 진행된 바 있지만, 국가에서 정하는 산출 공식이 개발되길 바란다는 의견이다.

세 번째로 젊은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 치료율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를 제시했다. 

그는 "젊은 고혈압은 장기적으로 국내 심혈관질환 유병률과 질병 부담을 결정짓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젊은 고혈압 환자의 인지율과 치료율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로 생활습관 및 약물 순응도 개선을 통한 치료 조절률 향상 방안을 찾는 연구를 제안했다. 생활습관 및 약물 순응도에 대한 연구는 의뢰자 주도 임상연구로 확인할 수 없는 주제로 국가가 이러한 연구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저항성 고혈압, 노인 고혈압 등 고위험 고혈압 관련 연구에도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연구는 한 부서에서 이끌어가기 어려우므로 여러 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학회에서 고혈압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학문적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제시했으니, 학계 전문가 그룹, 정부,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집단으로 TF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질환군 위주의 전국 단위 코호트를 구축하고 장기 추적관찰 연구가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연구자 입장에서 중재연구 수행 시 임상연구조직(aCRO) 관련 비용 부담이 크기에, 정부가 지원해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공공 빅데이터 연계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각각 연구와의 2차 연계 및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