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원하는 전공의가 줄면서 외과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한 것은 물론 모 대학병원은 외과 전체 전공의가 1명이거나, 나이 지긋한 교수가 당직을 서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현실은 외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소아 외과,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소아 비뇨의학과 등에도 영향을 주면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본지는 대한소아외과학회 오정탁 회장(세브란스 어린이병원장) 인터뷰를 시작으로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대한소아비뇨의학회 회장 등을 만나 현안을 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한소아외과학회 오정탁 회장(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장)
-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 대한소아비뇨의학회 - 박관진 회장(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현재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에서 활동하는 회원 수는? 

우리 학회는 소아청소년 신경계의 여러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1987년 4월 창립됐다. 현재 전체 회원 수는 130~150명 정도다. 이 중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의사는 약 30명이다. 

-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의사 30명은 적정한 숫자인지 궁금하다. 

의사 수의 부족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 사회 전반적 상황을 먼저 알아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신생아 수가 감소했고, 또 산모의 산전진단이 발전하면서 선천적 기형을 안고 태어나는 아이도 크게 줄었다.

그래서 소아 환자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 그래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몇 곳을 빼고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환자만 따로 진료하는 곳이 많지 않다. 

우리 병원을 포함해 대부분 병원은 신경외과 의사가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환자를 같이 진료한다.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환자 수도 적고, 병원 수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의사를 따로 채용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 병원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환자 수도 적고, 병원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아와 관련된 진료과는 병원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 신경외과 전문의 중 소아청소년 신경외과를 전공하는 의사 수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 해 동안 배출되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약 90명이다. 이 중 1~2명만 소아청소년 신경외과를 선택한다. 신경외과 전문의 대부분이 개원하기 쉽고, 수익이 많고, 큰 어려움이 없는 척추신경외과를 선택한다. 

소아청소년 신경외과에서는 뇌종양, 척수종양, 수두증, 모야모야병, 뇌동정맥기형, 두개안면기형, 지주막낭종 등을 진료한다. 소아에게 발생하는 이런 질병은 결코 간단하지 않은 질환이다. 개인으로 앞으로 10년 안에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12개월 미만 소아 수술 시 가산 필요

대한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대한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의사들이 소아청소년 신경외과를 외면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소아라고 해서 성인보다 수가를 덜 책정한 현재의 수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소아는 성인보다 수술이 어렵고, 힘들고, 조심스럽다.

그런데 정부는 소아청소년이라고 해서 수가를 성인의 몇 분의 일 정도로 계산한다. 그래서 우리 학회는 12개월 미만 소아를 수술할 때 기존 수가에서 가산을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두개유합증이나 척수수막종, 모야모야병 등은 성인보다 마취도 훨씬 어렵다. 따라서 이런 소아 마취에는 가산이 필요하다.

게다가 환아가 미숙아일 때는 출혈 위험 등도 있어 몇 배는 더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현재 학회 보험이사가 정부와 상대가치 점수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소아 환자를 진료할 때는 소아뿐 아니라 엄마의 여러 가지 궁금증도 같이 풀어줘야 한다. 전공의들이 소청과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가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대적으로 수가체계를 바꿔야 한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폭락하면서 정부가 심층상담료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몇 년 전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했을 때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50만 원을 지급한 바 있다.

또 이번에는 소아과 의사 문제가 터지니까 심층상담료를 주겠다고 한다. 이런 식의 땜질 처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요즘 젊은 의사들은 힘들고 어려운 것은 꺼린다. 즉각적 보상이나 보람 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외과를 지원하게 하려면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의사가 소송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학회 회장 임기 동안 계획이 있다면

우리 학회는 후배 의사와 선배 의사의 격의 없는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학회다. 이를 통해 작지만 강한 학회를 만들고 싶다. 오는 2024년 5월까지가 내 임기인데, 이 기간 동안 학회 회원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학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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