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트림보우, 약평위 조건부 통과…AZ 브레즈트리도 급여 접수
GSK 트렐리지엘립타의 저렴한 약가가 기준될 전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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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3제 복합제 시장에서 GSK의 트렐리지엘립타(성분명 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유메클리디늄/빌란테롤)가 '파격적'인 보험약가를 선보이고 있어 후발 약제를 출시한 제약사들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GSK는 트렐리지엘립타의 약가를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2제 복합제인 아노로엘립타(유메클리디늄/빌란테롤)의 약가 4만 5578원과 비슷한 수준인 4만 5602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2제 복합제에서 3제 복합제로의 전환에 있어 환자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트렐리지엘립타의 약가는 후속 의약품들의 보험급여에도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허가 받은 3제 복합 COPD 흡입제는 2018년 허가받은 GSK 트렐리지엘립타와 2019년 9월 허가된 코오롱제약 트림보우(베클로메타손디프로피오네이트/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글리코피로니움브롬화물), 작년 11월 허가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브레즈트리에어로스피어(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부데소니드/글리코피로니움브롬화물) 등이 있다. 

이달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평가위원회는 코오롱제약 트림보우의 중증 COPD 성인환자의 유지 치료 효능·효과에 대해 평가금액 이하 수용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고시했다.

      코오롱제약 트림보우
      코오롱제약 트림보우

트림보우는 코오롱제약이 이탈리아 제약사 키에시로부터 인수해 2019년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의 병용요법으로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는 중증 COPD 성인환자 유지 치료로 허가받은 3제 복합제다. 이번 보험급여도 중증 COPD 성인환자의 유지 치료로 신청됐다.

COPD 치료제는 주로 지속형 베타2-촉진제, 항 콜린제 흡입 β2-작용제, 스테로이드 흡입제(ICS) 등이 흡입제로 사용되지만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구분된다.
 
다양한 치료제가 있는 만큼 여러 조합으로 제품이 출시됐지만, 기존 2제 복합제를 사용해도 악화 위험이 있는 환자와 두 가지 이상의 흡입기를 사용하는 환자의 편의성을 위해 트림보우와 같은 3제 복합제가 탄생했다.
 
트림보우는 2제 복합제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지속성 기관지확장제 대비 악화율을 23%, 2중 복합 기관지확장제 대비 15%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또 폐렴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트림보우는 무난히 보험급여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보험급여 가능이라는 조건부 형태의 반쪽 성공을 거두게 됐다. 

제약사와 심평원간 의견 차이의 주된 이유는 시장에 먼저 진입한 트렐리지엘립타의 저렴한 약가가 주된 이유로 추측된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 8월 브레즈트리의 급여 신청을 완료, 현재 심평원에서 검토 중이다. 

브레즈트리도 트림보우와 마찬가지로 기대에 못 미치는 약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코오롱제약이 약평위가 설정한 조건부급여 기준을 수용할지를 두고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시장에 대체제가 있는 상황에서 트렐리지엘립타의 공격적인 약가 전략이 약평위의 약가 설정의 기준점이 돼 결국 코오롱제약이 수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GSK, 아스트라제네카와 달리 코오롱제약이 직접 개발한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율성(ROI) 측면에서 트렐리지엘립타 만큼 낮은 약가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트렐리지엘립타가 2제와 다름없는 약가를 받는 공격적인 전략을 폈기 때문에, 이를 상회하는 금액을 제시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보험급여 약제가 없다면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대체제가 있기에 코오롱제약이 급여 수용보다는 2제 복합제인 포스터(베클로메타손디프로피오네이트/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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