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성모병원 안태준 교수·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팀, 심평원 청구자료 조사
사용군 vs 비사용군 결과, 사망·재원일수·중환자실 입원율 차이 없어

▲(좌부터)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태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좌부터)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태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연구팀이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에도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하지 않고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흡입 스테로이드가 박테리아 또는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졌으나,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한 결과 사용군과 비사용군의 예후 차이는 없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안태준 교수(제1저자)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2019년 1월~2020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 코로나19 환자의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여부와 사망률, 재원기간, 중환자실 입원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만성호흡기질환인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주 치료제다. 과거 연구에 의하면 흡입 스테로이드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고 알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흡입 스테로이드가 주로 작용하는 폐 및 기관지를 통해 감염되고, COPD 환자는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자 총 6520명을 흡입 스테로이드 비사용군(6335명)과 사용군(185명)으로 구분해 예후를 비교했다. 

연령, 성별, 동반질환, 사회·경제적 지위 등 교란변수를 보정한 결과, 양군 간 사망 위험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평균 재원일수와 중환자실 입원율 역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많을수록 △고령의 남성일수록 △열악한 사회·경제적 위치에 있을수록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사망 등 부정적 예후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안태준 교수는 "본 연구는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를 전수 조사한 연구로 의미가 있다"며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천식 또는 COPD 환자들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진국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에도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을 유지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한 그룹은 예방 접종이 반드시 필요한 대상자임을 유추할 수 있는 연구"라면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태평양 호흡기학회 학술지 Respirology 6월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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