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팀, 미국·국내 코호트로 인종별 유병률·악화 위험 분석
악화율, 아시아인 48.4% 가장 높아…미국인 22~28.2%

(좌부터)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조용숙 교수.
▲(좌부터)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조용숙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천식-만성폐쇄성 폐질환 중복(Asthma-COPD overlap, ACO) 악화율은 인종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교신저자), 조용숙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진단 및 치료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ACO 환자군을 대상으로 동일한 진단 기준을 적용한 결과, 동양인의 악화율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병률은 인종과 상관없이 비슷했으며, ACO 환자군이 COPD 단독 환자군에 비해 악화 위험이 컸다. 

젊었을 때 천식이 있던 환자가 흡연을 지속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병한다. 이 경우 환자는 두 가지 질환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게 되며, 이를 ACO라고 지칭한다.

이진국 교수팀은 과거 연구를 통해 ACO 환자군에서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이 악화 위험을 줄여준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ACO 환자군에 대해서는 단일화된 진단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연구에 따라 유병률 및 특징, 예후가 상이하게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및 미국의 COPD 코호트(3992명)를 통해 각 코호트에서 아시아인 1568명과 비히스패닉계 백인 1901명, 아프리카계 미국인 523명 등 2424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기관지 확장제 흡입 후 폐기능이 15% 및 400mL 이상으로 증가하거나 말초 혈액 호산구가 300/μL 이상인 경우를 ACO로 정의했다. 

ACO 유병률은 17.4~23.8%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17.4%, 비히스패닉계 백인 21.4%, 아시아인 23.8%로 나타났다. 

1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악화는 아시아인 48.4%에게서 나타났고 비히스패닉계 백인 28.2%, 아프리카계 미국인 22%에서 발생했다. 

같은 인종 내 ACO 환자군과 ACO가 아닌 COPD 환자군 사이의 악화 위험을 비교했을 때, 아시아인과 비히스패닉계 백인 ACO 환자군에서 COPD 단독 환자군에 비해 악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 전체 ACO 환자군에서 악화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진국 교수는 "그동안 학계에서는 ACO 진단 및 치료 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려왔다. 또 흡입 스테로이드 치료 역할에 대해서도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국내외 대규모 코호트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에서 동일한 진단 기준을 따를 경우 ACO 유병률은 인종에 상관없이 비슷했다. 이번 연구는 ACO 가능성이 큰 환자군에서 흡입 스테로이드를 포함하는 치료가 악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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