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발표
관상동맥질환 LDL-C 목표치 55mg/dL 미만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 권고
스타틴 1차 치료제…에제티미브·PCSK9 억제제 권고등급 상향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우리나라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추는 세계적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개정하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기존 70mg/dL 미만에서 55mg/dL 미만으로 낮췄다. 이와 함께 이상지질혈증 약물치료 권고등급에도 변화를 줬다. 

학회 진료지침위원회는 2018년 이후 약 4년 만에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을 16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11차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했다. 

학회는 진료지침 5판 최종 발표에 앞서 지난 4월 열린 '대한심장학회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ACC Asia 2022'에서 개정 내용을 선공개한 바 있다. 

관상동맥질환 목표치 LDL-C 55mg/dL 미만·비HDL-C 85mg/dL 미만

진료지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다. 전 세계적으로 심장학계와 내분비학계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심혈관질환 극초위험군(extreme risk)을 신설하면서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더해 2019년 유럽심장학회(ESC)·동맥경화학회(EAS)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콜레스테롤을 기저치 대비 최소 50% 이상 낮추면서 55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주문했다.

국내 진료지침도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강하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55mg/dL 미만, 비H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85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4판에서는 각 70mg/dL 미만과 100mg/dL 미만으로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목표치를 하향조정한 것이다.

아울러 진료지침에서는 목표치와 함께 LDL-콜레스테롤은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추도록 주문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발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발췌.

이어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도를 세분화해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다르게 권고한 것이 주요 특징이다. 

당뇨병 환자라면 위험도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낮추도록 주문하면서, 유병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추가적 위험인자를 1개 이상 동반했다면 70mg/dL 미만을 목표로 제시했다. 

알부민뇨, 신병증, 망막병증 및 신경병증 등 표적장기손상이나 3개 이상의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선택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주문하며 적극적 관리에 무게를 실었다. 

또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경동맥질환 △복부대동맥류 등은 고위험군으로 정의하며,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는 70mg/dL 미만, 비HDL-콜레스테롤은 100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뇌졸중의 일부 고위험군은 선택적으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더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만성콩팥병 1~3단계는 고위험군으로 간주하고 LDL-콜레스테롤 강하를 기본 치료 목표로 제안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상현 진료지침이사는 16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 제11차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을 공개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상현 진료지침이사는 16일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 제11차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을 공개했다.

학회 김상현 진료지침이사(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존에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권했으나, 최근 여러 연구에서 55mg/dL 미만으로 조절할 때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선택적 사항은 환자 개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진료하는 의료진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뇨병 환자이거나 심혈관질환이 이미 발생한 상황이라면 좀 더 강력하게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도록 했다"면서 "심혈관질환 저위험군과 중등도 위험군에 대한 권고안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PCSK9 억제제 추가

이상지질혈증 치료전략에서 스타틴은 변함없이 1차 치료제로서 자리를 지켰다. 한국인은 스타틴 복용에 따른 LDL-콜레스테롤 강하 효과가 서양인보다 좋다고 보고돼, 국내 연구를 바탕으로 약제별 LDL-콜레스테롤 강하 정보를 진료지침에 담았다. 

치료전략을 보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치료 가능한 최대내약용량 스타틴을 투약하고 이후에도 LDL-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에제티미브를 병용하도록 주문했다. 그럼에도 목표치 도달이 어렵다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과 고위험군에게 PCSK9 억제제 추가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발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5판 발췌.

김 이사는 "이상지질혈증 약물 치료에서 스타틴은 여전히 1차 치료제"라며 "2차 치료제로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가 여러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됐기에 각 권고등급을 2a에서 1로, 2b에서 2a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고중성지방혈증 관리에서도 오메가-3 지방산 또는 페노피브레이트 권고안을 세분화했다"고 밝혔다.

식사요법에도 일부 변화를 줬다. 기존 진료지침에서 불포화지방산은 1일 섭취 에너지의 10% 이내로 섭취하도록 했으나 개정판에서는 최대한 적게 섭취하도록 변경했다.

또 기존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 콜레스테롤을 1일 300mg 이내로 섭취하도록 제한했지만, 이에 맞춰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개정판에서는 해당 내용을 제외하고 적게 섭취하도록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음식에 포함된 성분에 중점을 두지 않고, 통곡물, 채소류, 생선류 등이 풍부한 건강한 식사패턴을 유지하도록 권했다.

이와 함께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위한 운동을 △유산소 △저항성 △유연성 등으로 나눠 빈도, 강도, 시간, 종류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김 이사는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수치로 제한하기보단 구체적 식단 조합을 강조했다. 또 알코올 섭취는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면서 가급적 금주하도록 했다"면서 "운동 처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서 웨어러블 기기 등 여러 디바이스를 활용해 실질적인 신체 활동을 늘리도록 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료지침은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숙제도 남겼다.

김 이사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디지털화된 한국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현재 모델이 개발 중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다음 진료지침 숙제로 넘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은 기존에 제시한 Simon-Broome 기준과 함께 Dutch Lipid Clinic Network 기준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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