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로비드, 병용 금기 약물 20개 이상…주요 스타틴도 '사용 중단'
피타바스타틴∙프라바스타틴, 팍스로비드와 함께 처방 가능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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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기존 스타틴 제제 등과 병용이 금기됐던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가 프라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과는 함께 처방이 가능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와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질강하제 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은 팍스로비드와 병용투여 금지,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투여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프라바스타틴과 피타바스타틴 성분 제제가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티틴이 우세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팍스로비드 약물상호작용 높아…병용 금기 약물 20개 이상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 받은 라게브리오, 팍스로비드 등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다.

라게브리오는 몰루파리비르 단일제로, 처방 대상이 훨씬 넓다. 임신부와 18세 미만 소아, 청소년를 제외한 누구나 복용할 수 있다.

다만, 효과는 팍스로비드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라게브리오는 위약군 대비 고위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결과 입원, 사망 환자 비율이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최대 65%까지 감소시킨다고 알려졌다. 

팍스로비드는 시장에 나와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중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확인됐지만 설사, 구토 등 부작용 발생이 빈번하고 다른 약물과의 병용이 금기되기도 한다. 

해당 치료제는 병용 금기로 지정된 의약품의 개수가 20개가 넘는다. 네라티닙, 베네토클락스 등의 항암제 뿐만 아니라 지질 수치 개선제, 폐동맥 고혈압에 사용되는 PE5 억제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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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성분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니르마트렐비르와 약이 분해되는 걸 막는 리토나비르로 구성 돼 있다. 리토나비르는 시토크룸 P450 3A4(CYP3A4) 억제제로, 체내 대사를 늦춰 니르마트렐비르의 순환 농도를 높게 유지시켜 치료 효과를 높인다.

CYP3A4는 체내에 분포된 약물을 분해하고 합성해 약효를 내는데, 대사가 안될 시 혈중농도가 올라가서 근육통이나 간 수치 상승 등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시토크룸 계열 스타틴들도 줄줄이 병용투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CYP3A4 억제제 계열 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은 투여 중단,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팍스로비드 처방 시 사용 중단 권고의 약물로 분류 돼 있다. 

CYP3A4 억제제 계열 스타틴은 팍스로비드와 병용투여 시 혈중 약물 농도를 증가시키고 횡문근 융해증을 포함한 심각한 근육병증(siginificant myopathy)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병용이 금지됐다. 

다만, 지질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 매일 지질강하제를 복용해야하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프라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과는 함께 처방이 가능한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19 치료 지침을 살펴보면 지질강하제로 병용투여 될 수 있는 약물에 피타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에제티미브 계열 약물들이 포함 돼 있다.

국내도 이와 동일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팍스로비드 승인 후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병용 금기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성분을 살펴보면 피타바스타틴과 프라바스타틴만이 제외됐다.

두 성분은 모두 1차 대사에서 시토크롬 P450에 의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타바스타틴은 글루크론산화를 통해 대사되기 때문에 시토크룸으로 대사되는 비율이 2% 미만에 불과하고, 프라바스타틴은 CYP 대사의 영향을 받지 않아 약물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의약품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두 의약품의 오리지널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다이이찌산쿄와 건일제약의 메바로친(프라바스타틴), JW중외제약의 리바로(피타바스타틴)이 재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치료제들은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에 비해 국내에서 처방율이 높은 축에 속하지는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 해 피타바스타틴 단일제 성분 매출은 732억원, 프라바스타틴은 98억원이다.  

반면 아토르바스타틴은 3700억원, 로수바스타틴은 2200억원 매출 규모로 이루고 있어 약물 선호도가 많이 밀리고 있는 상황. 프라바스타틴과 피타바스타틴이 약물상호작용이 없는, 부작용이 적은 장점을 살려 mild한 스타틴의 이미지를 강조해 시장 회복에 나설 수 있을 지 그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팍스로비드의 처방 기간은 5일 밖에 되지 않아 프라바스타틴이나 피타바스타틴에 매출 상승이 당장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Mild 스타틴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기회로 삼아 틈새 시장을 공략, 포지셔닝을 통해 장기적인 매출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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