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2차 예방을 위한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중요하다. 관련해 심혈관 질환 분야의 명의인 윤영원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본다. 우선 건강검진 등 검사 횟수의 증가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할 기회가 늘면서 환자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둘째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지질혈증 기준 가이드라인이 과거에 비해 엄격해짐에 따라 환자 수도 당연히 증가하게 된 것이다. 셋째는 실제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절대적으로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에도 불구하고 활동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생활 방식이 이상지질혈증 환자 증가에 기여했다고 본다. 

- 고령에서 이상지질혈증을 보이는 주요 원인은?   
남성은 LDL-C 수치가 약 50대 후반까지 정점을 보이다가 60대를 지나면서는 조금 줄어드는 경향이 보이고, 여성은 폐경 이후 수치가 급격히 늘다가 70대가 되면 약간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고령에서 이상지질혈증은 주로 ‘환자의 젊은 시절 콜레스테롤이 상승됐던 것’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편이 맞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은 젊은 나이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 고혈압 ⋅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스텐트 시술 이력이 있는 경우 중점적으로 관리할 부분은?
심혈관 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은(특히 고령일수록) 2차 예방이 중요하다. 2차 예방에 실패해 재발하면 결과가 치명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빠르게 LDL-C 수치를 목표 기준에 맞추기 위한 약물 치료에 들어가는데, 고령임을 고려해 환자에게 적합하고 안전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 고령의 환자에서 치료 약제 선택 시 고려하는 것은? 
스타틴이 효과가 뛰어나지만, 목표 수치를 충분히 맞추려면 결국 고용량, 고강도를 쓸 수밖에 없다. 대개 부작용이 없다고는 하지만 고령의 환자들이 고강도, 고용량의 스타틴을 복용하고 보행 장애가 더 심해졌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다. 스타틴 사용이 근감소증과 맞물리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다.

또한 고령에서 고강도 스타틴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젊은 환자들에 비해 ‘기운이 없다’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전신 쇠약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고령 환자일수록 적당한 용량의 스타틴에 에제티미브가 병용된 복합제 사용을 선호하는 편이다. 

-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부작용 면에서 안전한가?
고강도 ⋅ 고용량의 스타틴을 장기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나 역시 스타틴을 복용하면서 근육통을 경험한 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절반 용량으로 복용하면서 부작용 없이 LDL-C 수치를 잘 유지하고 있다.

- 다양한 종류의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들이 있다. 그 차이가 궁금하다
에제티미브 자체는 큰 부작용 없이 LDL-C를 약 15~20% 정도 낮출 수 있어 대부분의 환자에게 쓸 수 있다. 관건은 어떤 스타틴이 결합된 약제를 선택할 것인가이다. 예를 들어 만성신장질환을 동반하고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심하게 감소된 환자라면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낫다.

아토르바스타틴은 신장 배설이 적기 때문이다. 만약 신장에 큰 문제가 없고 수용성 스타틴 사용이 괜찮은 환자가 LDL-C 수치의 강력한 감소를 목표로 한다면 고강도 스타틴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복합제가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 심혈관 질환 수술 후 약을 중단해도 되나
심혈관 질환은 수술 후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 LDL-C 수치 유지가 중요한데, 약의 도움 없이는 목표 수치에 도달하기 어렵다.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므로, 심혈관 질환 수술 후 LDL-C 수치가 좋더라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앞으로의 치료제의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이라 보는가
전 세계적으로 스타틴+에제티미브 계열 복합제 사용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스타틴 단독 사용으로 효과가 부족할 경우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 변경했는데 이제는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시도함으로써 부작용을 극복하고 LDL-C 수치를 더 효과적으로 낮추는 추세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뿐 아니라 PCSK9 억제제 사용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타틴과 비슷한 기전이지만 근육 부작용이 적은 벰페도익산(bempedoic acid)이 시판 중인데, 조만간 국내에서도 승인될 것이라고 본다. 갈수록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와 벰페도익산처럼 LDL-C 수치를 낮추면서 스타틴의 부작용은 극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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