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BCS 2021] EMERALD, CDK4/6 억제제 치료받은 ER+/HER2- 환자 대상
엘라세스트란트군, 표준치료군 대비 질병진행·사망 위험 30% 낮아
ESR1 돌연변이 환자군에서 유의한 예후 개선 나타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메나리니가 개발 중인 경구용 유방암 호르몬치료제 엘라세스트란트(Elacestrant)가 전이성 유방암의 표준치료 자리를 넘보고 있다.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 음성(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엘라세스트란트 복용 시 표준치료보다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 이와 함께 무진행생존기간(PFS)도 연장됐다.

특히 이 같은 개선 효과는 에스트로겐 수용체1(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서 크게 나타났다.

EMERALD로 명명된 이번 임상3상 결과는 7~10일 열리는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 연례학술대회(SABCS 2021)에서 공개됐다.

무진행생존기간, 엘라세스트란트군 2.79개월 vs 표준치료군 1.91개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엘라세스트란트는 용량 의존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차단하는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다. ER+/HER2- 전이성 유방암 폐경 후 여성 환자에게서 임상활성을 입증한 바 있다.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은 ER+/HER2- 전이성 유방암의 표준치료로 주로 활용된다. 그러다 대다수 환자는 ESR1 돌연변이를 포함해 질병진행을 경험한다. 

또 CDK4/6 억제제에 이어 풀베스트란트 등 단일 내분비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이 약 2개월로 보고된다는 점에서 이들 환자군에게 더 나은 내분비요법이 필요한 실정이다.

EMERALD 임상3상은 ER+/HER2- 전이성 유방암 남성 및 폐경 후 여성 환자 477명을 모집해 표준치료와 엘라세스트란트의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은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요법 후에도 질병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환자였다. 

전체 환자군은 엘라세스트란트 400mg 복용군(239명)과 표준요법군(238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표준요법은 풀베스트란트, 아나스트로졸, 레트로졸, 엑스메스탄 등으로 연구자가 치료를 선택했다. 

치료는 질병이 진행되거나 수용 불가능한 독성 발생 또는 연구 철회 때까지 이뤄졌다. 공동 1차 목표점은 모든 환자군 또는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228명)의 PFS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은 전체 생존기간으로 정했다.

그 결과, 엘라세스트란트군은 표준치료군보다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0% 낮았다(HR 0.697; 95% CI 0.552~0.880). PFS(중앙값)는 엘라세스트란트군 2.79개월, 표준치료군 1.91개월로 두 군간 차이는 한 달 미만이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특히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의 하위분석에서 엘라세스트란트군의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표준치료군 대비 45% 의미 있게 낮았다(HR 0.546; 95% CI 0.387~0.768). 이들 환자군에서 PFS(중앙값)는 엘라세스트란트군 3.87개월로 표준치료군(1.87개월) 보다 약 2배 더 길었다.

이와 함께 무진행생존율도 전체 환자군과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 모두 엘라세스트란트군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 환자군의 6개월째 무진행생존율은 엘라세스트란트군 34.3%, 표준치료군 20.4%였고, 12개월째에는 각 22.3%, 9.4%였다. 

또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의 6개월째 무진행생존율은 엘라세스트란트군 40.8%, 표준치료군 19.1%, 12개월째에는 각 26.8%, 8.2%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엘라세스트란트의 치료 혜택은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된 경향이 관찰됐다. 

전체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두 군 모두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추산할 수 없었다.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는 표준치료군이 36개월였으나 엘라세스트란트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표준치료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 엘라세스트란트군과 표준치료군의 3/4등급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3/4등급 TRAE 발생률은 △구역(엘라세스트란트군 2.5% vs 표준치료군 0.9%) △요통(2.5% vs 0.4%)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증가(2.1% vs 0.4%) 등으로 조사됐다. 

"엘라세스트란트, 새로운 표준치료 될 수 있어"

이번 연구를 통해 엘라세스트란트는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및 3차 치료환경에서 표준치료 대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PFS 개선 혜택을 입증한 첫 경구용 SERD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엘라세스트란트가 유방암 관리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암센터 Aditya Bardia 교수는 "엘라세스트란트는 다른 내분비요법과 같이 일관되게 예측 가능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고 내약성이 우수했다"며 "최종 전체 생존 분석 결과는 내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본 연구의 환자군에게 엘라세스트란트는 새로운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사우스웨스턴 텍사스대학병원 Carlos Arteaga 교수는 "엘라세스트란트는 ER+ 유방암 관리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ER+ 유방암 환자의 치료 우선순위인 CDK4/6 억제제 투약 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풀베스트란트 외에 시행된 첫 SERD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번 결과는 새로운 SERD가 단일요법뿐 아니라 다른 표적치료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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