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베스트란트 한계 도전...사노피 이어 로슈도 개발 실패
AZ·메나리니 후보물질에 관심 집중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연이은 경구용 에스트로겐수용체 분해제(SERD) 임상 실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에 의해 성장하는 패턴을 보이는데 이를 겨낭해 개발된 게 SERD다.

SERD는 ER에 달라붙어 작동을 방지하고 결국 ER을 분해하게 유도한다. 에스트로겐을 유방 종양으로 끌어들이는 수용체의 생성을 억제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유일하게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SERD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가 유일하다. 

파슬로덱스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HER2) 음성, 폐경 후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사용된다. 

그러나 주사제라 활용에 한계가 있다. 한계 극복을 위해 글로벌 제약업계는 SERD 개발에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로슈, 사노피에 이어 경구용 SERD 지레데스트란트 임상2상 실패

최근 로슈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SERD 지레데스트란스가 E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임상2상에서 1차 목표점인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슈는 이번 임상2상 aeclERA 연구에서 이전에 1~2개의 전신요법을 받은 E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303명을 지레데스트란트 치료군과 표준치료군에 무작위 배정해 비교 평가했다.

지레데스트란트 치료군은 28일마다 1일 1회 지레데스트란트를 경구 복용했고, 표준치료군은 파슬로덱스 또는 아로마타제 저해제를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투여받았다.

로슈에 따르면 지레데스트란트 치료군은 표준치료군이 달성한 PFS를 넘어서는 데 실패, 1차 목표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로슈는 "지레데스트란트가 ER 활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환자에서 효능 데이터가 두드러진 점은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사노피도 SERD 개발에 실패했다.

지난 3월 임상2상 AMEERA-3 연구에서 1차 목표점 달성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ER+/HER2- 전이성/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암세네스트란트와 내분비 단독요법을 비교평가했다.

연구 결과, 암세네스트란트는 내분비 단독요법에서 PFS 개선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1차 목표점 달성에 실패했다.

사노피는 "이번 연구 결과에 실망했지만, 다른 유형의 초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암네스트란트의 효능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계속되는 연구

그럼에도 희망은 있어 보인다.

메나리니가 개발 중인 엘라세스트란트는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47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EMERLAD 연구에서 표준치료보다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고, PFS도 연장했다.

연구 결과, 엘라세스트란트 치료군은 표준치료군보다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0% 낮았다(HR 0.697; 95% CI 0.552~0.880). 

또 PFS 중앙값은 엘레스트란트 치료군이 2.79개월로, 표준치료군 1.91개월로 나타났다. 비록 두 군간 차이는 한 달 미만이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특히 ESR1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는 엘라세스트란트 치료군의 질병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표준치료군 대비 45% 유의하게 낮았다(HR 0.546; 95% CI 0.387~0.768).

이들의 PFS 중앙값은 각각 3.87개월, 1.87개월로 나타나 엘라세스트란트 치료군이 약 2배 길었다.

연구 결과는 엘라세스트란트가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 3차 치료에서 표준치료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PFS 개선 혜택을 입증한 첫 경구용 SERD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암센터 Aditya Bardia 교수는 "엘라세스트란트는 새로운 표준치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표준치료인 파슬로덱스를 이을 경구용 SERD 카미제스트란트를 개발 중이다.

현재 카미제스트란트는 파슬로덱스와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한 임상2상 SERENA-2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는 조직학적 또는 세포학적으로 확인된 전이성 또는 재발성 ER+/HER2- 유방암을 가진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3가지 용량의 카미제스트란트 투여군과 파슬로덱슽 투여군으로 1:1:1:1 무작위 배정해 RECIST 1.1 버전에 의해 정의된 PFS를 평가하게 된다.

2020년 1월 시작된 이 연구는 올해 9월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구용 SERD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만큼 현재의 표준치료인 주사제는 대체될 게 분명하다"면서도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수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신규 옵션이 자리잡기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