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2상 ELAIN2 연구서 라소폭시펜+버제니오 병용요법 효능
경구용 SERD 오르세르두 이은 신규 치료옵션 등장 예고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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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요법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등장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인다.

현재 에스트로겐수용체(ER) 양성/사람상피세포인자수용체2(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표준치료는 CDK4/6 억제제다.

다만 이 같은 치료에 실패할 경우 후천적으로 ESR1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이들을 위한 치료옵션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SERD 오르세르두(성분명 엘라세스트란트)가 허가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에스트로겐 수용체 길항제 라소폭시펜과 CDK4/6 억제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조합이 임상2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이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선점 '오르세르두'

지난해 초 오르세르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이전에 1회 이상 내분비요법을 받은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대상이다.

허가 기반은 임상3상 EMERARD 연구다. 이 연구에서 오르세르두는 ESR1 변이가 있는 종양을 포함해 E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옵션으로 무진행생존(PFS)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모든 환자 그룹에서 오르세르두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2.79개월로, 표준요법군 1.91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30% 감소시켰다(HR 0.697; 95% CI 0.552~0.880). 두 군의 PFS 차이는 약 1개월에 불과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P=0.0018).

아울러 12개월째 PFS는 오르세르두군이 22.3%였지만, 표준요법군은 9.4%에 불과했다.

특히 ESR1 변이를 보유한 하위그룹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 오르세르두군의 PFS 중앙값은 3.87개월로, 표준치료군 1.8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45% 감소시켰다(HR 0.546; 95% CI 0.387~0.768; P=.0005).

 

라소폭시펜+버제니오, 오르세르두 한계 극복할까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오르세르두라는 옵션이 등장했지만, 3.87개월이라는 제한적인 PFS는 한계로 작용한다.

이에 그동안 CDK4/6 억제제는 내분비요법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도전했지만, 결과는 녹록지 않았다.

임상2상 MAINTAIN 연구에서 키스칼리(리보시클립)는 풀베스트란트와의 병용요법으로 PFS를 연장시켰지만, 환자에게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8.3개월 vs 2.8개월).

아울러 입랜스(팔보시클립)도 임상2상 PACE 연구에서 풀베스트란트와의 병용요법을 평가했지만, PFS가 개선되지 않았다(4.6개월 vs 4.8개월).

이런 가운데 라소폭시펜과 버제니오 병용 조합이 임상2상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내며 기대를 모은다.

라소폭시펜은 차세대 에스트로겐 수용체 길항제다. 앞서 폐경기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PEARL 연구에서 라소폭시펜은 ER+ 유방암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바 있다(HR 0.55; 95% CI 0.05~0.57).

특히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이종이식 모델에서는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 또는 풀베스트란트+입랜스 병용요법에 비해 우수한 항종양 활성을 보이기도 했다.

임상2상 ELAINE2 연구는 CDK4/6 억제제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라소폭시펜+버제니오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했다.

연구에 포함된 29명의 참가자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이전에 CDK4/6 억제제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질병이 진행되거나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라소폭시펜+버제니오 병용요법을 투여 받았다.

1차 목표점은 안전성과 내약성으로, 주요 2차 목표점은 PFS, 임상적 이득률(CBR), 객관적 반응률(ORR) 등으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흔하게 발생한 1~2등급 치료관련 이상반응은 설사, 메스꺼움, 피로, 구토 등이 발생했다. 이전에 CDK4/6 억제제로 치료받지 않았던 1명은 2등급 설사로 치료를 중단했다. 연구기간 동안 사망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요 2차 목표점으로 설정한 PFS는 56주로 집계됐다(95% CI 31.9~NE). 6개월, 12개월, 18개월째 PFS는 각각 76.1%, 56.1%, 38.8%였다.

치료 24주차 CBR은 65.5%(95% CI 47.3~80.1)였고, 측정 가능한 병변을 가진 18명의 ORR은 55.6%(95% CI 33.7~75.4%)로 나타났다.

특히 80/8%의 환자는 치료 시작시점 대비 ESR1 돌연변이 순환종양DNR(ctDNA) 대립 유전자 비율이 4주차까지 감소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Damodaran 박사는 "라소폭시펜+아베마시클립 병용요법은 수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고, 내약성이 우수했다"며 "이전에 CDK4/6 억제제로 치료받은 후 질병이 진행된 ER+/HER2- ESR1 변이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의미 있는 항종양 활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라소포시펜 투여 시 ESR1 ctDNA가 감소하는 것으로 유추해보면 이를 표적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번 연구는 향후 진료현장에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임상3상 ELAINE3 연구에서 라소폭시펜+아베마시클립 병용요법과 풀베스트란트+아베마시클립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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