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경쟁시장청, 독점 우려 제기 안해...390억달러 인수 허가
솔리리스·울토미리스 등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합세
다양한 시나리오 속 한국 판권은 어디로...AZ, 거리 두는 중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작년 최대 인수합병(M&A)로 꼽혔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알렉시온 인수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한국 내 판권 이동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아스트라제네카는 390억달러(한화 약 50조 7000억원)에 알렉시온의 인수를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렉시온 주식 1주당 현금 60달러와 자사 미국주식예탁증권(ADS) 2.2143주를 지급하는 조건에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는 규제당국의 심사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올해 3분이 안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시장경쟁청(CMA)이 독점 금지 우려를 제기하지 않은 채 알렉시온 인수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렉시온 인수를 통해 희귀질환 분야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심혈관계질환, 신장, 대사, 호흡기질환 등에 주력해왔던 데 이어 면역학, 희귀질환 분야에서 존재감을 더할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로 알렉시온은 면역매개성 희귀질환에 대한 보체 억제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항-보체성분5(C5) 단일클론항체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와 이의 후속약인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 등이 있다.

두 제품은 올해 1분기 13억 7000만달러(1조 7810억원)의 매출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외에 알렉시온은 보체연쇄반응에 대한 전문지식과, 보체계 대체경로의 D인자 저분자 억제제, FcRn 매개 리사이클링 차단 항체, C5 표적 이중-특이성 미니-바디 등 신약 파이프라인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알렉시온의 제품 및 신약 후보물질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즉각적으로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스트라제네카는 알렉시온의 11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보스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렉시온과 함께 희귀질환 전담팀을 꾸릴 예정이다.아스트라제네카 Pascal Soriot 최고경영자는 "이번 인수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면역학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면역학과 정밀의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의약품을 제공하도록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타칸처럼?...솔리리스·울토미리스, 국내 판권은 어디로

이번 인수합병에 따라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국내 판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서 '초고가'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솔리리스의 1바이알 당 보험급여 상한액은 513만 2364원으로, 환자가 격주로 3바이알을 투여하면 환자 1인당 1년에 약 4억원이 필요하다. 

또 솔리리스의 후속 약물인 울토미리스 역시 한국에서 건강보험급여에 등재됐는데 1바이알 당 약가는 559만 8942원이다. 다만, 울토미리스는 초기 용량 투여 2주 후부터 8주에 1회 유지용량으로 투여할 수 있어 솔리리스에 비해 환자 1인당 연간 약값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두 제품의 판매는 한독이 맡고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와 알렉시온의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면 아스트라제네카가 라이센스를 갖게 되면서 판권도 아스트라제네카가 핸들링하게 된다. 

이 때문에 향후 아스트라제네카가 판매까지 맡을지, 한독이 국내에서 영업을 계속 해왔던 만큼 판권을 유지할지, 또 다른 회사가 판권을 획득할지 등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해지는 상황이 된다.

우선 항고혈압제 아타칸(킨데사르탄) 사례처럼 판권을 회수,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직접 판매를 위해 GC녹십자로부터 판권을 회수한 바 있다.

아타칸은 국내에서 2019년 285억원(유비스트 기준), 2020년 26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품목으로, 올해 1분기에는 6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판권을 회수한 2020년을 기점으로 처방액은 하락세다. 연도별 1분기 실적만 놓고 볼 때 2019년 1분기 아타칸 처방액은 72억원이었지만, 2020년 1분기에는 68억원, 올해 1분기에는 62억원에 그쳤다. 

두 번째는 그동안 솔리리스의 국내 영업을 담당해 온 한독이 계속 판권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한독은 꾸준하게 솔리리스의 매출을 유지해왔다. 

2019년 438억원(아이큐비아 기준), 2020년 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1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최근 3년간 1분기 매출액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모든 시나리오는 그간 실적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때문에 한국아스트라제네카도 거리를 두는 상황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에서 인수합병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국가별로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나, 국내에서는 파트너사와의 계약기간이 상당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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